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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휘의 시시비비] ‘미래 불감증’ 증후군

  • 안휘
  • 등록 2023.02.08 06:00:00
  • 13면


미래학(未來學)은 절대적인 실증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무책임한 엉터리 학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요. 그러나 선진국일수록 ‘미래 연구’가 활발한 흐름을 보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은 지극히 현실적인 탐구 영역이 틀림없어요. 미래사회를 시사(示唆)하는 변화 조짐을 찾아내려는 학문이 미래학이라면 넓은 의미에서 ‘미래학은 곧 현재학’이라는 개념도 오류는 아닌 듯해요.


그러나 인류의 미래 전망은 결코 장밋빛이 아니에요. 발목을 잡는 가장 심각한 한계는 급격한 환경파괴지요. ‘산업 만능주의’에 빠진 인류는 지구촌의 자연환경이 급속하게 피폐해지는 현상을 장기간 무시해왔어요.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생존환경 황폐화, 산업 혁명이 불러온 대기오염 같은 치명적 변화에 대한 대응에 여전히 마지 못해 흉내나 낼 정도로 소극적인 게 사실이지요. 


핵전쟁 위협은 또 어떤가요.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지구촌이 여전히 위태롭기 짝이 없는 화약고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잖아요. 침략국 러시아를 상대하는 일에도 나라마다 다른 셈법이 작동하니 정의냐, 불의냐의 가치관도 완전히 헝클어졌지요. 러시아의 ‘핵 공격 위협’을 귓전으로도 듣지 않는 듯한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정말 괜찮은 건가요? 


우리도 그래요. 북한은 몇 해 사이에 실질적 핵보유국이 돼버렸어요.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RAND)연구소는 지난해 4월 북한이 오는 2027년까지 핵무기를 최다 242기까지 보유할 수 있다고 전망했어요. 전면전이 난다면 개전 초기 한반도에 약 78발의 핵탄두가 떨어질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예측도 했지요. 그런데도 태평한 우리 국민의 일상은 국제적인 불가사의라네요. 


오픈에이아이(OpenAI, openai.com)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GPT’는 기술사회에 던져진 가공할 핵폭탄이군요. 무려 1750억 개의 매개 변수를 활용한 2020년 GPT-3 버전에 강화학습으로 더욱 업그레이드한 GPT-3.5를 기반으로 개발한 괴물이라는군요. 챗GPT’가 방대한 전문 지식을 담은 에세이와 논문을 순식간에 써 내려가는 능력이 확인됐다니 기가 막히네요.


구글이 ‘챗GPT’의 대항마 앤스로픽에 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삼성·하이닉스도 들썩거린다는군요. 네이버도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자사 검색 역량을 접목한 ‘서치GPT’를 출시하기로 했네요. ‘챗GPT’는 그야말로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뒤집는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돼가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우리는 과연 무한변수가 뒤섞이는 세상에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해 대응하고 있는가요? 환경오염과 핵폭탄 재앙에 정직하게 맞서고 있나요? 챗GPT의 등장으로 일대 혼란에 빠진 예술계와 학계, 교육계는 또 어떤가요? 지금이야말로 정밀한 미래학을 바탕으로 이 지독한 ‘미래 불감증 증후군’으로부터 신속히 벗어나야 할 때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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