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예술감독 원일)가 오는 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역(易)의 음향’ 공연을 진행한다.
2021년 ‘이것이 국악관현악이다’라는 메시지를 내세워 진정한 한국 음향의 오케스트라를 선보였던 ‘역의 음향’ 공연은, 올해 ‘관현악적 시나위’를 최초로 선보인다. 연주자가 곧 창작자였던 우리의 전통을 오케스트라에 대입한 것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단순히 악보를 보며 연주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음악의 주체가 돼 악단의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제시하는 공연으로, 전 단원이 참여해 공동 창작한 음악들로 무대를 채운다.
공연은 총 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무대인 ‘27개의 파랑’은 국제박영희작곡상 대상 수상 이력의 이예진 작곡가와 프랑스에서 즉흥음악을 공부한 대금연주자 송지윤의 주도로 27인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공연이다.
두 번째 무대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인 원일과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즉흥음악 교수인 가야금 연주자 김도연이 리더로 참여하는 ‘시나위브리콜라주’이다.
세 번째 무대 ‘호호훗’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인 장태평과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음반상을 수상한 즉흥음악 연주자이자 첼리스트인 지박, 그리고 단원들이 호흡을 맞춘다.
‘호호훗’은 농악에서 ‘호호’ 구호가 들어가는 마당 ‘호호굿’과 흥미로운 일을 경험할 때 내는 감탄사 ‘훗’을 더한 말로 음악적 놀이를 통해 전통과 컨템포러리의 경계를 허무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전 단원이 무대에 등장하는 마지막 무대는 철학자 화이트헤드(A. N. Whitehead)의 유기체 철학에서 차용한 ‘합생(合生)’이다. ‘함께 해야 발생한다’는 뜻으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전 단원과 팀 리더들이 함께 어우러져 음악을 만들어내며 70명의 즉흥음악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무대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관계자는 “악보와 지휘자만 보고 연주하는데 익숙했던 단원들이 즉흥과 창작으로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가졌었지만, 워크숍과 연습과정에서 점점 재미를 느끼고 어느덧 몰두하는 단원들을 보며 이번 공연이 단원들에게도 의미있는 공연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공연은 경기아트센터 누리집, 인터파크티켓 등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