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 시공사가 하자보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추가 분담금을 요구해 입주예정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9일 오전 8시 30분쯤부터 인천 미추홀구 용현경남아너스빌 아파트 출입구가 벽돌과 차로 막혔다. 부실시공에 항의하는 조합원 수십 명이 아파트를 방문했는데, 이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조합원들은 경찰을 부르는 등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오후에는 두 세대의 입주가 예정돼 벽돌과 차량을 치우지 않으면 입주예정자들은 길에 내몰릴 상황이었다.
다행이 시공사인 SM경남기업에서 벽돌과 차량을 치웠고, 입주는 계획대로 진행됐다.
입주를 마친 A씨는 “황당했다. 만약 입주를 못 했으면 오늘 잘 곳도 없었다”며 “집안을 확인해 보니 하자보수도 제대로 안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입주예정자들도 부실시공을 주장하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지난 3월 사전점검 당시 1만 6000여 건의 하자가 확인됐다.
지난달 28일에는 배관이 터지면서 엘리베이터가 물에 잠기고, 지상 33층부터 지하 3층 바닥과 벽이 전부 젖었다. 지난 6일에도 높이 1m, 길이 20m 규모의 옹벽이 무너졌다.
SM경남기업이 시공한 인천용현경남아너스빌은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시행됐다. 372세대 규모 아파트로 이 가운데 260여 세대가 조합원이다.
미추홀구의 사용 승인에 따라 지난 4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입주 이틀만에 사고가 터진 것이다.
입주예정자 B씨는 “불안해서 입주를 어떻게 하겠나”며 “건물 밖으로도 하자가 넘치는데,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건 부실시공이다.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SM경남기업 관계자는 “누수되는 구간은 방수 전문 업체 인력을 투입해 보수하고 있다”며 “입주 전까지 보수를 완료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합에 따르면 시공사인 SM경남기업은 지난해부터 추가 분담금 요구하는 문서를 보내왔다. 최근엔 이를 승인하지 않으면 조합원 세대에 입주키를 내줄 수 없단 내용까지 추가됐다.
자재값이 크게 올라 계약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조합은 논의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으나, SM경남기업은 지난해 6월 10일부터 4차례 공문만 보낼뿐 정작 논의 자리는 마련하지 않았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이날 회의를 통해 조합원 입주를 막지 않고 추가 분담금은 추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출입구를 막던 벽돌도 곧 치울 예정이다. 이로써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