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안정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9개월만에 2%대로 진입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보합세(0%)를 보였다.
물가상승률이 2%대로 둔화한 것은 2021년 9월(2.4%) 이후로 21개월 만이다.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해 지난 4월(3.7%)과 5월(3.3%) 3%대를 기록하다 지난달 2%대로 내려왔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고 서비스 부문의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25.4% 하락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경유는 32.5%, 휘발유는 23.8%, 자동차용 LPG는 15.3% 각각 내렸다.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1.47%p에 달했다. 석유류가 물가상승률을 1.5%p가량 떨어뜨렸다는 뜻이다.
서비스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3% 오르며 전월(3.7%)보다 둔화했다.
다만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5.9% 상승하며 전월(23.2%)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도시가스는 29% 올랐고, 지난달 16일부터 가격이 인상된 전기료는 28.8% 올랐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2.3% 상승했다. 상승폭은 2021년 3월(2.1%)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 4월 이후 두 달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4.1% 올랐다. 근원물가는 14개월 연속 4%대를 웃돌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넘어섰다. 다만 올해 1월부터 상승폭은 둔화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상승률도 5월 3.9%에서 6월 3.5%로 0.4%p 떨어졌다.
김 심의관은 "지난해 물가가 크게 올랐던 점을 고려했을 때 7월까지는 작년 기저효과로 물가가 안정되고 이후에는 하락폭이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제 원자재 가격, 환율, 공공요금 인상 시기와 폭 등은 물가 상승 요인이지만 국내 경기 회복 등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