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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획파산’ 신종 전세 사기 적발…범죄 확산 차단해야

보증보험제도 허점 노린 지능범죄로 HUG에 덤터기 씌워 

  • 등록 2023.07.18 06:00:00
  • 13면

수많은 무주택 서민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대규모 전세 사기 폭풍이 다소 잠잠해지는가 했더니 ‘기획파산’이라는 지능범죄가 다시 등장했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이 최근 적발한 부동산 사기 범죄는 전세와 매매를 동시에 진행해 사기 매물로 깡통전세 계약을 유도한 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피해를 떠넘기는 기발한 수법이다. 진화하는 신종 전세 사기가 확산하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와 차단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경기도 특사경은 지난 3월부터 공인중개사 등의 불법 중개행위를 집중적으로 수사해 부동산 중개업자 7명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불법 중개행위를 조직적으로 공모해 125건의 임대차계약을 불법 중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전세 사기는 중개업자와 임차인, 바지사장(임대사업자) 등이 공모해 보증보험 가입 시 전세 금액과 상관없이 전액을 보증해 주는 제도를 악용했다. 이들로 인한 보증보험 피해액만 무려 19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중개 의뢰받은 신축 빌라를 인터넷 광고를 통해 임차인을 모집해 안심 전세대출을 받으면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없다고 안심시켰다. 또한 임대차계약 시 전세자금 대출이자 및 이사비와 냉장고 등의 옵션을 지원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현 소유자는 건축주이지만 곧 임대사업자(소유자)로 변경될 것이라고 꼬드겨 깡통전세 계약을 유도했다. 피의자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부천시 신축 빌라를 대상으로 부천 신축 빌라 78건 계약에 14억1000만, 서울 강서구와 인천 서구·부평구 일대 빌라 47건 계약 6억9000만원 등 총 125건에 대해 21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불법 중개한 부천시 소재 신축 빌라 매매 78건 중 ‘무자본 갭투자’로 바지사장 2명이 각각 21건, 20건을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불법 중개한 78건은 바지사장들의 기획파산으로 현재 압류가 13건, 경매 진행 33건, 경매낙찰 23건으로 총 69건의 전세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무려 190억원에 이르는 전세 보증 피해액을 떠안게 됐다.


이들은 조직의 직책 및 중개행위 역할에 따라 비율로 정해 리베이트를 배분했다. 가담한 임차인들도 쇼핑하듯 ‘깡통전세’ 대상 매물을 골라 피의자들이 받은 리베이트의 44%에 해당하는 6억2000만원을 나눠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신종 전세 사기는 공인중개사와 임대인, 임차인 모두가 가담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제도를 전세 사기의 수단으로 사용한 이 범죄는 전세 사기 범행이 또 다른 변종 범죄로 비약해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도 할 수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의 다짐처럼, 구조화되고 조직적인 전세 사기는 물론 이번에 적발된 신종 사기유형에 대응하기 위해 불법 중개행위 웹사이트 일제 점검, 전세 사기 고위험 주택 감시 및 공인중개사 불법 중개행위 단속 등이 지속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전세 사기꾼들이 서민들의 등골을 빼먹다 못해 이제는 보증보험공사까지 골탕을 먹이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할 것이다. 더 이상 사기행각이 횡행하지 않도록 빈틈을 틀어막고 감시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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