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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방차 사이렌 소리에 민원 제기한 주민들

소방관들의 사기 저하, 공공이익 저해행동 자제해야

  • 등록 2023.07.24 06:00:00
  • 13면

경기신문 19일자 1면 ‘사이렌 민원 넣겠다, 소방 발목 잡는 악성 민원’ 제하의 기사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살면서 이처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다. 경기신문에 따르면 최근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하동 및 장안구 연무동, 상광교동, 하광교동 등을 담당하는 수원시 광교 이의119안전센터에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는 항의 민원이 들어왔다고 한다. 인근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다. 이에 소방 측은 지난달 민원인 대상으로 관련 간담회를 열고 협의에 나섰고 일부 구간에서 사이렌 소리를 줄이는 것으로 협의됐다.

 

신도시 주민 약 12만 명의 안전과 생명을 담당하는 유일한 소방 시설인 이의119안전센터 관할 지역에는 영동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신분당선 등이 교차하고 있고, 광교산, 저수지 등도 있어 센터 직원들은 항상 안전사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얼마 전에도 길에서 쓰러진 노인이 긴급 출동한 이의소방센터 119 대원들에 의해 생명을 건지기도 했다.

 

그런데 생명을 구하기 위한 출동사이렌 소리를 일부 시민들은 소음공해라며 항의한 것이다. 소방서와 파출소 등은 안전·치안 필수시설이다. 그럼에도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예전에도 있었다. 2017년 서울에서 유일하게 소방서가 없는 금천구는 금천소방서를 건립하고자 했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반대했다. 소음 공해와 집값 하락 등이 이유였다.

 

이보다 앞서 2015년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들어설 예정이던 대치지구대 건축이 인근 아파트 주민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2017년 부산의 한 병원 측에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는 일부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됐다. 이때 119 소방안전복지사업단 SNS에는 “내 가족이 응급한 상황에서 병원을 가기 위해 신고하면 달려와 병원으로 이송해 준다면 소음이 아니라 고마운 소리 아닌가. 사이렌을 끄고 소리를 줄여 달리다 사고라도 나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 “ "전쟁 났을 때 총과 대포도 이왕이면 시끄럽지 않게 소리 안 나는 것으로 조용하게 전쟁해달라고 할 사람들”이라는 글이 올라와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과 의료처치를 담당하는 닥터헬기의 소음이 심하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이의119안전센터에 사이렌 소리 민원이 들어왔다는 보도를 접한 주민들의 반응을 보자. “저 동네는 무슨 일이 있어도 119 전화하지마라 진짜.”라며 흥분한 주민도 있었지만 “같은 광교주민으로서 부끄럽네요. 소방서와 소방관, 병원과 헬기 등 모두 없어선 안 될 존재들이에요” “극소수 악성민원이 있는 것 같네요. 광교주민 다수의 생각은 아닙니다.”라는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희귀 난치성 환자로 119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는 수원 광교주민은 소방관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컵라면 20박스를 기증했다. 기부자는 편지를 통해 “일부 격한 행동에 상처받지 마시고 다수의 시민이 소방관을 응원하며, 도움을 기다리고 있음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소방활동 소음관련 민원이 제기돼도 지휘부는 일선 소방관들의 역할과 사기를 지키고자 강경히 대응해야 한다”는 황선우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 경기본부 위원장의 말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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