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1 (목)

  • 구름많음동두천 30.2℃
  • 맑음강릉 36.4℃
  • 구름많음서울 32.2℃
  • 구름조금대전 33.1℃
  • 구름많음대구 35.0℃
  • 구름많음울산 33.5℃
  • 구름조금광주 33.4℃
  • 맑음부산 31.9℃
  • 구름많음고창 34.1℃
  • 맑음제주 32.8℃
  • 구름많음강화 28.7℃
  • 구름많음보은 30.9℃
  • 구름많음금산 32.1℃
  • 맑음강진군 32.9℃
  • 구름많음경주시 35.6℃
  • 구름조금거제 31.5℃
기상청 제공

[창간특집] ‘돈 버는 도지사’ 김동연…지속성장 향한 광폭 행보

첫 출장서만 4조 이상 유치…100조 투자유치 공약 달성에 ‘성큼’
중소기업도 대기업만큼…골목상권은 상대적으로 ‘관심 밖’ 밀려
7기 전담기관·8기 핵심기관 소상공인 사업 중복…협력 운영 필요

 

‘돈 버는 도지사’, ‘돈 벌게 하는 도지사’, ‘경제 도지사’. 모두 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경제관료 출신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선에 도전장을 내밀며 임기 내 100조 이상의 국내·외 투자유치를 공약한 바 있다.

 

반도체, 바이오, 첨단모빌리티, AI빅데이터 등 미래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기조 아래 최근까지 두 차례의 해외출장에서만 4조가 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특히 어려운 여건의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경기 불황 속 공평한 경쟁력을 위한 적극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기업 지원에 무게가 실리면서 도내 사이사이 골목상권에 대한 보다 다양하고 미시적인 손길도 요구된다.

 

도 산하 공공기관 간 중복 사업은 줄이고 협업 체계는 강화해 골목상권에 대한 폭넓고 효과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지속가능한 기업성장 돕겠다’던 김동연, 1년 만에 해외유치만 4조↑

 

김 지사는 취임 1년 만에 해외에서만 4조가 넘는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임기 내 100조 투자유치’ 공약 달성에 바짝 다가서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지난 4월 첫 해외 출장길에 오른 그는 미국을 방문해 3조 원 규모 친환경 복합물류센터를 유치하고 산업용 가스업체들과 1조 원 규모 투자협약을 맺으며 ‘돈 버는 도지사’ 타이틀을 굳혔다.

 

일본에서는 평택 어연·한산 외국인 투자산업단지에 1330억 원 규모 기술개발 연구소를, 평택 포승(BIX)지구에 1010억 원 규모 반도체 핵심소재 제조시설을 짓기로 하는 성과를 들고 왔다.

7월 두 번째 출장에서는 ‘돈 벌게 하는 도지사’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국내 중소·강소기업들의 교역의 장이 될 인도국제전시컨벤션센터(IICC) 개장 준비를 살폈고 태국 지페어 행사를 지원하는 등 도내 기업들의 진출 발판을 세우는 발걸음이 분주했다.

 

이희준 당시 경제투자실장은 출장에 앞서 “수출빙하기로 어려운 기업들의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발로 뛰는 경기도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 지사 역시 취임 초부터 정부의 대기업 중심 기조와 결을 달리해 중기중앙회 간담회, 기업인 맞손토크에 얼굴을 자주 비추는 등 중소기업 친화적 태도를 취해왔다.

 

앞서 지난해 12월 ‘노동가족 송년의 밤’ 행사에서는 “대기업만 잘되고 중소기업이 잘 안 되면 안 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취약계층, 중소기업에 먼저 닥칠 수 있는 피해에 도가 선제 대응하고 지속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큰 경기도 향해…작은 골목은 지나치는 광폭 행보?

 

이처럼 김 지사는 공식 석상 등 발언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더 큰 경기도’를 위한 기업 성장과 투자 유치 의지를 강조하며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그러나 정작 ‘더 작은 경제’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김 지사의 중소기업 친화적 기조에 맞춰 도가 기업 성장과 해외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동안 골목경제는 위기에 놓였다.

 

현재 도내 골목상권은 정부의 지역화폐 축소, 경기 불황,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처지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간한 ‘코로나19 이후 경기지역 자영업자 대출 현황 및 잠재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경기지역 자영업자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업황이 악화됐다.

 

향후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고 대출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영업자 채무조정 등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지역화폐에 대한 국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골목경제와 지역상인들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김 지사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역화폐는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버팀목”이라며 “경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는 적극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5월 도정 열린회의에서 추경 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 예산 반영을 주문하는 등 골목경제 활성화 노력을 기하고 있다.

 

특히 도내 유일 정책금융기관인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신보)에 역대 최대규모를 출연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 나선 것이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한 김 지사의 핵심 정책이다.

 

 

◇소상공인 지원 확대는 좋은데…중복 사업에 예산 낭비 우려

 

경기신보는 민선8기 도정 방향에 발맞춰 자금지원, 판로개척, 컨설팅, 교육 등 골목상권과 지역상인을 위한 지원사업들을 세분화·다양화하고 있다.

 

민선8기 들어 취임한 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은 경기신문과 취임 인터뷰에서 “단순한 자금융통을 지원하는 신용보증지원 기관에서 나아가 사업성공을 돕는 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7월 취임 후 소상공인 대환 자금 지원, 고금리 대환 및 저금리 운영자금 지원 등 내용을 담은 ‘비상경제대응 민생안정 종합계획’을 1호로 결재했다.

 

경기신보가 소상공인 지원 범위를 확대하면서 일부 사업은 민선7기에 설립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에서 이미 추진 중이던 사업과 중복돼 예산 낭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민선7기 이재명 전 지사는 후보 시절 공약에 따라 전통시장·소상공인의 전담 기관인 경상원을 설립, 창업부터 재기까지 생애주기별 원스톱 지원하도록 했다.

 

그러나 경기신보가 골목상권 지원 범위를 기존 자금지원 중심에서 역량 강화 지원으로 확대하면서 역할의 경계가 흐려지게 됐다.

 

경기신보는 소상공인의 원활한 경영을 위해 현재까지 6개 커리큘럼을 마련했지만 직장 내 괴롭힘, 소규모사업장 노동법 등 내용이 경기도자영업아카데미 교육과정과 겹쳤다.

 

경기도자영업아카데미는 지난 2020년 경상원이 개설한 소상공인 대상 교육 사이트로, 160여 개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경기신보가 새로 구축할 예정인 컨설팅지원 시스템도 경상원의 경기도 상권분석지원 서비스와 유사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경기신보는 사업성공에 필요한 상권분석과 신용관리 등 기능을 탑재한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연차별 생존율 등 상권분석 기능은 상권분석지원 서비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폭넓고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예산이 새로 투입될 수 있는 곳을 찾아 서로 다른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대목이다.

 

장시간 가게를 비우기 어려운 소상공인이 컨설팅, 보증 상담, 대출 등 절차별로 경상원과 경기신보, 은행을 일일이 방문해야 하는 고충 해결을 위한 기관 간 협업도 시급하다.

 

민선8기 2년차. 김 지사의 기업 성장을 향한 거시적인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골목골목에 대한 미시적인 지원체계 구축에 한층 더 무게를 실어 균형을 잡아갈 시점이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