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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사는 교육 전문가, 악성민원에 고통 받지 않아야

균형 잡힌 교육공동체, 존경받는 교권 위한 대책 필요

  • 등록 2023.09.07 06:00:00
  • 13면

경기신문은 4일부터 오늘(7일)까지 4회에 걸친 기획시리즈를 통해 보다 균형잡힌 교육공동체, 더욱 존경받을 수 있는 교권을 위해 교육계의 여러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취재 보도했다. “교권 침해가 최근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더 나아가 극단적 선택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교사들의 상당수가 학부모의 민원에 반복적으로 노출됐다”고 밝혔다. ‘악성’ 학부모 민원에 고통 받다가 스스로의 목숨을 버리는 교사들의 사례를 보도했고, 교권 침해 받는 교사를 방관하는 학교 관리자들의 실태를 들췄다. 교사 교육행위 보호는 전적으로 학교 관리자의 책임임을 강조했고 위태로운 교권과 교사를 구출할 타개책을 고민했다.

 

전국 교사들은 4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 날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대규모 집회와 연가, 병가 등의 방법으로 파업에 참여했다. 교사 등 12만 명은 국회와 각 시·도 교육청 등 전국 곳곳에 모여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국회 앞에서 열린 49재 추모 집회에는 5만 명이 참석, 진상규명을 국회에 촉구했다. 이밖에도 서울시교육청 주최 49재 추모제가 서이초등학교에서 열린 것을 비롯, 여러 곳의 시도 교육청과 교육대학교에서도 추모 집회가 열렸다.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정하고 집단행동을 하겠다고 선언하자 교육부는 법에 따라 징계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교사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그동안 정부의 교육정책에 ‘순종’해 온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폭발했다. 상상을 초월한 미증유의 분노였다.

 

여기에 더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앞두고 현직 교사 3명이 나흘 새에 극단적 선택을 함으로써 교사들의 슬픔과 분노는 극에 달했다. 지난달 31일 서울시 신목초등학교 30대 교사가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일에는 전북 군산시 해상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추락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3일엔 용인시 한 고등학교 교사가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청계산 등산로 초입 부근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교사들이 악성민원이나 교육현장의 부조리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는 자세한 수사 결과 밝혀질 일이다. 유족들은 최근 학부모 민원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는 그들의 죽음을 ‘개인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공교육 현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신문이 보도한 사례를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경기도에 재직 중인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기 작성을 숙제로 내자 학부모 민원이 쏟아졌다고 한다. ‘사생활 침해다’, ‘일기가 왜 교육적이냐’는 항의에 기가 막힌다. 학생들은 일기쓰기를 통해 자신의 행동이나 태도, 가치관 등을 되돌아보고 평가할 수 있다. 자신의 개선할 점이나 목표를 설정하고, 성장의 과정을 기록하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장력이 향상되는 것은 덤이다. 일기쓰기 권장은 교사의 전문적인 교육 업무다.

 

누가 뭐래도 교사는 교육 전문가다. 학생들의 인성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지적 능력을 키워주는 스승이다. 이들을 민원의 고통에서 구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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