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에서 5살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60대 남성이 아내에게 범행 전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9시 45분쯤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60대 남성 A씨와 그의 딸 B양(5)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8시 23분쯤 A씨는 아내 C씨에게 ‘네가 나하고 딸을 죽이는구나. 영원히 너 죽을 때까지 원망할 거야’라는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받고 놀란 C씨는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냐’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와 딸 B양은 이미 숨져있었다.
당시 현장에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발견됐다.
A씨는 필리핀 국적 아내 C씨와 별거 중이었는데, 결혼 후 C씨는 A씨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A씨가 ‘딸과 함께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해 C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면접교섭권으로 인해 사건이 발생한 주말 C씨는 A씨에게 딸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딸 B양은 평소 우는 엄마와 자신을 그리고 아빠가 무섭다는 등의 얘기를 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사건 발생 하루 전 딸 B양과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지만 이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을 확인했지만 B양의 몸에는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후 ‘C양의 코와 입 부분이 막혀 질식사’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