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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도 학교 75%에 아직 ‘화변기’가 있다니…말이 되나 

세계화장실 문화 혁신 운동 앞장선 지역사에 ‘먹칠’ 아닌가

  • 등록 2023.10.10 06:00:00
  • 13면

수원은 세계에서 선진 화장실 문화를 이끈 지역으로 명성이 높다. 그런데 경기도의 학교들 가운데 아직도 화변기(쪼그려 앉아서 볼일을 보는 변기)가 남아있는 학교가 무려 4분의 3이나 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일부 아이들은 학교에서 용변을 보지 못해서 억지로 참아야 하는 고통까지 받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하루빨리 전면 개선해야 한다. 아이들의 기억과 자존심에 더 이상 멍이 들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무소속 김남국 의원실 등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지역 전체 학교 2526곳 중 아직도 화변기가 설치된 학교가 75%(1896곳)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화변기 설치 비율이 50%가 넘는 학교는 160곳이며, 80% 이상인 학교도 9곳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성의 한 초등학교는 무려 92.5%, 부천의 한 고등학교는 88.7%에 달한다니 어이가 없는 노릇이다.


화변기가 하나도 없는 학교는 630곳으로 파악됐다. 다만 전체 변기 중 화변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경기도가 전국 평균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학교 화장실의 화변기 비율은 19%인데 비해 경기도는 18.2%였다. 전국의 광역시도 가운데는 학교 화장실 화변기 비율은 경남이 32.6%로 가장 높았고, 관광지인 제주도가 0.2%로 가장 낮았다.


서울의 초중고에도 화변기가 아직 1만6000개 이상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 1307곳 초중고에 설치된 총 11만3882개의 변기 중 화변기는 1만6662개(14.6%)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는 화변기 설치 비중이 서울 평균보다 낮았지만, 강북 지역은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도청소재지인 수원은 세계의 화장실 문화 혁신의 아이콘이 되다시피 한 도시다. 남보다 앞선 생각으로 향토 사랑을 실천해온, 1·2대 민선 수원시장이었던 고 심재덕 시장의 빛나는 업적이다. 지역 내의 모든 공중화장실을 세계 최고의 화장실로 만들기 위한 ‘으뜸화장실 콘테스트’ 실시 등 수원시의 ‘세계 최고 화장실 만들기’ 운동은 선진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였다. 


화장실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분인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을 기념하여 30여 년간 살던 집을 허물고 변기 모양의 집을 짓고 사찰의 해우소를 본따 해우재(解憂齋)라고 이름 지은 일은 유명한 일화다. 한국화장실협회와 세계화장실협회 본부가 소재하는 도시 수원특례시의 이재준 시장은 현재 세계화장실협회(WTA) 회장을 맡고 있다. 


심재덕 시장 같은 분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우리나라 공중화장실은 세계 으뜸 수준으로 올라섰다. 고속도로 휴게소, 어린이놀이터 할 것 없이 전국의 공중화장실은 짧은 시간 안에 괄목할 변화를 이뤘다. 공중화장실은 그 사회의 경제 수준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위생 및 교육 수준과도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지역을 비교할 이유란 전혀 없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모범이 돼야 할 경기도의 학교들이 이래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대책을 찾아내고 개선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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