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는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이다. 필자는 10월 11일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주최한 ‘경기도 사회적경제 쇼케이스 및 비전 선포식’에 참석했다. 쇼케이스는 무대로 꾸며진 런웨이(runway)에서 사회적기업인들이 무대로 걸어나오면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내빈소개와 인사말을 과감하게 없앴고, 사회적경제인들이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경기도 사회적경제 비전 선포식에서 김동연 지사는 사회적경제의 네 가지 비전을 발표했다. 임팩트 유니콘기업 100개 육성, 성공한 사회적경제기업 모델 프랜차이즈화, 공공·민간의 우선구매 1조원 시장 조성, 사회적경제 조직 1만 2천개 확대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취임 후 조직개편을 통해 사회적경제국을 설립하고 공공기관으로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을 설립했는데, 광역에서는 최초이며 유일하게 사회적경제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경기도의 사회적경제 정책이 타 광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에 ‘사회적경제육성법’을 제정했다. 사회적기업의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고 사회적기업을 육성하여 우리 사회에서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사회서비스를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사회통합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사회적기업은 정부와 대기업이 하지 못하는 공공의 영역과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추구한다.
정부가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갖고 육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정부는 2024년 사회적경제 지원예산을 최소 59%에서 100%까지 삭감했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경제 지원예산 59%, 중소벤처기업부 사회적경제기업 성장집중 지원예산 100% 전액, 산업자원부 사회적경제혁신성장 사업비 60%, 행정안전부 59.7%를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사회적경제육성법의 목적과 거꾸로 가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예산 삭감만이 아니라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이에 따라 사회적기업에서 고용한 취약계층들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민생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사회적기업이 고용하는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 취약계층들은 정부의 지원이 더욱 필요한 분야인데 이러한 인력지원 예산을 삭감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민생을 외면한 것이나 다름 없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확대하는 정책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사회적 자본은 사회를 결속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경제의 개념에서 ‘사회적(social)’의 의미는 사회주의 이념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 ESG가 중요시 되고 있다. ESG의 개념에서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social’의 의미가 담겨 있는데 바로 사회적경제가 지향하는 가치이다. 일부에서 사회적경제를 좌파, 좌편향이라는 이념의 잣대로 해석하고 있는데,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체공산주의 세력”이라는 시대에 맞지 않는 이념정치에 빠져 민생정책으로 챙겨야 할 사회적경제 예산을 날려버렸는데, 이는 사회적경제에 종사하는 국민주권에 대한 폭정이다.
이런 가운데 김동연 지사의 사회적경제 비전 선포는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이다. 사회적경제 예산을 삭감한 윤석열 대통령과 사회적경제 비전을 선포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대조적인 모습은 민생을 살리는 정치란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철학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