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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주년 맞은 ‘생태교통 수원 2013’

수원시의 생태교통 경험, 중앙·지방정부 공유해야

  • 등록 2023.10.26 06:00:00
  • 13면

10년 전인 지난 2013년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감싸고 있는 마을 행궁동에서 매우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이 시작된 9월1일 아침 행궁동 지역에 있던 자동차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기적적인 일이었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은 석유가 고갈된 미래 상황을 가정, 주민들이 자동차 없이 무동력 교통수단만을 이용해 한 달 동안 생활해보는 프로젝트였다.

 

마을의 모습도 바뀌었다. 간판정비사업 등 경관조성 사업이 실시됐다. 중심 도로엔 소나무를 심었고 화서문로, 신풍로 특화거리와 옛길에 대한 정비가 실시됐다. 차량이 아닌 사람을 위해 옛길이 아름답게 정비됐다. 전신주가 철거되고 흉물스럽게 늘어져 있던 전선은 땅 속으로 묻혔다. 자동차가 사라진 대신 어두웠던 마을이 밝아지고 활기가 돌았다.

 

이 기간 동안 행궁동에서는 각종 축제와 행사가 줄을 이었다. 교통 분야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2013 생태교통수원총회’가 열렸고 생태교통연맹워크숍, 동아시아 저탄소 도시국제포럼, ICLEI 동아시아 집행위원회 회의, 생태교통과 미래세대 등의 행사와 연계해 개최됐다. 지속가능발전 전국대회, 마을만들기 전국대회 등 국제회의를 비롯해 전국 단위 행사가 이어졌다. 행궁광장에는 ‘생태교통전시관’, ‘이색이동수단체험장’과 ‘도시·기업홍보관’, ‘기후·에너지 홍보교육·체험관’, ‘친환경교통수단 트램 전시관’ 등 상설 체험·전시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온 나라와 세계의 관심이 수원 행궁동에 쏠렸고 2회, 3회 행사로 이어졌다. 제2회 생태교통세계축제는 2년 후인 2015년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제3회 행사는 2017년 10월에는 대만 가오슝에서 열렸다. 이후 코로나19로 중지된 상태다.

 

문화재 보존구역이라서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어 낙후됐던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몰렸다. 노인들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한적한 골목길엔 젊은이들이 활보했다. 생태교통 2013 행사를 보기 위해 한 달 동안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행궁동을 찾아왔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언론과 SNS를 통해 꾸준히 알려져 요즘 행궁동은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수원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행궁둥이’ ‘행리단길’이란 별칭도 붙었다. 이 좁은 지역에 새로 생긴 카페와 퓨전 음식점, 기념품가게, 서점, 옷가게 등이 100개도 넘는다. 개발 없이도 여유 넘치는 생태문화 마을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10년 전 행궁동에서 열렸던 생태교통 축제가 지난 주말인 21~22일 재현됐다. ‘생태교통 수원 뉴페스타’다. 21~22일 행궁동에서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 참여형 행사가 진행됐다. 21일 장안문~행궁광장 구간의 교통이 전면 통제되고, 자동차가 사라진 거리를 사람과 생태교통 수단들이 채운 생태교통 퍼레이드는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또 주민단체들이 운영한 길거리 놀이터, 골목길 체육대회, 거리 공연, 길 위에서 펼쳐지는 주민 요리 경연대회 등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23일엔 생태교통 활성화를 위한 포럼이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외면 받는 동네였으나 지금은 각광받는 지역 명소로 환골탈태시킨 수원시의 생태교통 사업을 중앙정부와 각 지방정부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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