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6 (목)

  • 맑음동두천 18.2℃
  • 구름많음강릉 13.7℃
  • 맑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8℃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19.0℃
  • 맑음광주 20.5℃
  • 구름조금부산 20.8℃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20.5℃
  • 맑음강화 17.0℃
  • 맑음보은 17.8℃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21.9℃
  • 맑음경주시 19.3℃
  • 맑음거제 20.8℃
기상청 제공

하석용 박사의 ‘스페인‧포르투갈 답사 여행’ ㉒ 여정을 마치며

  • 등록 2023.12.04 09:23:06
  • 14면

이제 돌아가야 한다. 여행은 돌아갈 곳이 있어서 여행이라고 부른다. 감상과 소회는 모두 돌아가서 정리하기로 하자. 그런데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제 저녁부터 통증이 줄기 시작하더니 오늘 아침은 거의 정상처럼 발이 가볍다. 이럴수도 있구나. 내 조국과 내 고향, 우리가 애를 태우고 있는 이 일들에 모두 이런 상쾌한 시간이 열리기를.

 

 

여정을 돌아보며

 

여정을 돌아보며간단하지 않은 여행이었다.

 

Barcelona, Granada, Bilbao, Porto, Lisboa, Sintra, Cascais 등 세계적으로 나름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들을, 아무런 준비기간도 없이, 20일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혼자서 그 속내를 헤치고 들여다보겠다고 무작정 감당하고 나섰다는 것부터 무모한 객기이었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반성한다.

 

그러니만큼 초침이 움직이는 시간을 아끼려고 몸부림을 쳐 보았지만 역시 모자라는 식견과 부치는 체력을 억지를 부린다고채울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요령 있게 수족 관리 하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한 것은 온전히 나의 미련함에 그 원인이 있다.

 

그러나 마침 여행의 목표들(여행지)이 이미 세상에 별호가 났을 만큼 당대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는 대상들이었으니 어느 미련한 식견일지라도 알아보지 못할 바가 아니었다는 것을 큰 다행으로 여긴다.

 

이제 여정을 마무리하면서, 이미 앞의 여행 일지에서 밝힌 바들이 적지 않으나 여기 다시 ‘체육공원 조성 사업’의 원칙 수립과 집행 방향에 대한 권고와 조언을 정리한다.

 

조성원칙에 대하여

 

어떠한 대·소 간의 Project라 할지라도 그 결과의 성패는 일을 추진하는 동력과 방향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은 시중의 상식이다. 그것은 마치 항해하는 선박의 엔진과 방향타(키:舵)의 관계와 같은 것이어서 둘을 분리하기 어렵고 둘이 조화한다면 성공을 보장하는 조건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방향과 동력의 선후에 있어서 우선순위는 당연하게도 방향의 결정에 있다는 것을 시중의 어떠한 의사결정 과정들도 예외 없이 증언한다.

 

Gaudi의 작업이나 Alhambra의 건설, Guggenheim 효과의 도출 등의 사례에서도 그러한 원칙은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바르고 흔들리지 않는 방향의 선택과 유지, 그 바탕 위에서 동력은 조달되는 것이며 성공의 조건들은 조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체육공원의 조성에 대하여 이미 시중에는 그 방향이 중구난방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러한 기본인식 아래에서 조성 주체는 조속히 그 옳은 방향을 선택하고 천명하여 후일의 어지러움을 미리 방지하여야 할 것이다.

 

그에 대하여 연구자는 다음과 같은 조성의 기본원칙이 수립되기를 권고한다.

 

1. 이 공원은 최대한 다수의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어떠한 사회적 시설이라고 할지라도 그 시설의 존재가치는 그 시설의 수명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당연하게도 좀더 많은 인원들이 이용하고 그들의 사랑을 받는 시설이 존속 수명이 길어질 것이라는 것은 굳이 여행지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연구자는 이 시설은 체육공원이라는 법률적 조건에 갇혀있다 하더라도 소수의 체육 Elite나 Mania 층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되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형 체육공원으로서 위락과 체육이 병행되는 시민위락형 체육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권고 한다.

 

2. 운영재원을 독립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그를 보전 운영하기 위한 재원이 세출예산 등 공적재원에 의존하거나 특정 후원이나 지원금 등에 의존하게 된다면 장기적인 생존은 위험해진다.

 

여행지의 경우에도 해당 시설물들은 정부보조 이외에 높은 입장료와 관람인원의 동원, 자체 수입원의 개발을 통해 자립 재정을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이 공원은 독립적인 수입원에 하여 기업적 원칙에 의해 독립채산제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권고한다.

 

3. 초기 조성자본의 투입은 OCI 그룹이 전적으로 부담하여야 한다.

 

만일 이 공원을 조성하는데 있어 지상권기부채납 등의 미해결 법률적인 문제나 해석으로 인하여 초기 조성비용의 조달에 분쟁이 발생한다면 이 공원의 조성은 실패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4자 협약의 당사자들은 이러한 법률적인 분쟁의 요인을사전적으로 조속히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요컨대 4자 협약의 당사자들은 OCI 그룹의 총액 투자가 조기에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여야 한다.

 

4.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지속적으로 완성되어 가는 장래 완성형 모델이 되어야 한다.

 

여행지의 모든 대형 Project들에서 단기에 1회 사업으로 완성된 경우는 없다. Guggenheim의 경우라 하더라도 Guggenheim Effect는 미술관 개장 후에도 지속되는 사업이며 관광객의 증대를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이 공원이 시민위락형 체육공원을 지향한다면 먼 장래에 완성될 것이라는 전략으로 항상 개선되고 성장하는 방향으로 시설과 운영은 기획되어야 할 것이다.

 

5. ‘다름’의 철학으로 ‘Design’되어야 한다.

 

어느 사회의 단위에서라도 경쟁력을 갖는 사회적 단위는 남과 다름에서 그 힘을 얻는다.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이와 같이 남과 다름의 생각에 정성을 쏟는 일이어야 한다.

 

이 공원에 설치되는 어떠한 시설이나 심지어 운영체계까지도 지금까지와 다른, 좀 더 영리하고, 좀 더 사랑스러우며, 좀 더 아름답게 Design되어야 한다.

 

그것이 시민들을 불러 모으고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원칙에 충성하여야 한다.

 

6. 풍부한 Story를 창조하여야 한다.

 

인간은 언어에 반응한다.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도 거기에 story가 담겨 있을 때 인간은 그에 반응한다. 여행지의 모든 관광 상품 전략 속에 이러한 원칙이 작동하고 있다.

이 공원이 만들어지기까지 OCI 창업주가 꿈꾸어 왔던 이야기조차 상품으로 만들 수 있고 그러한 상품은 OCI의 경영진들의 헌신을 이끌어내는 동기가 될 것이며 시민과 기업이 친화하는 동기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공원에 설치되는 어떠한 건축물이나 구조물, 벤치 하나에도 모두 이야기꺼리를 창조해내야 한다. 이야기꺼리가 곧 상품이다.

 

예를 들어 이 공원에 들어서는 모든 건축물들은 모두 이곳에 버려졌던 폐석회로 짓는다면, 그리고 그 건물이 Güell공원의 그것보다 더 아름답다면 얼마나 좋은 Story가 될 것인가.

 

이러한 예는 ‘다름’의 원칙에도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

 

7. 인천의 ‘Must Visit’가 되어야 하고 인천 건설의 아이디어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현재 인천은 가족들이 함께 찾아가서 마음 편히 즐겁게 뛰어 놀 수 있는 위락공간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또한 외지인들이인천을 찾을 때에 꼭 가보아야 할 대중적인 공간으로 추천할 만한 곳을 다른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지 못하다.

 

만일 이곳에서 Rock Festival이나 열린 음악회를 수용할 수 있다면 그러한 인식을 확장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건물 하나를 지을 때마다 그 건물의 용도나 Design보다도 건물의 높이에만 매달려 분쟁을 일삼는 도시개발의 천박성에 의식의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단기적 추진 방향에 관하여

 

이러한 원칙을 확정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의견의 수렴과정들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현실적인조건에 입각하여 단기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방안 등에 관하여 이렇게 권고한다.

 

여기에는 도시계획 인가 이전의 준비 사항과 여론의 조성과 수렴을 위한 활동 사항이 포함된다.

 

1. 전문가 집단으로 이루어진 공원조성 전문가 위원회를 조직하여야 한다. 이 공원은 폐석회의 매립지 위에 조성되는 것으로 조성에는 많은 특수한 조건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전문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획(법률 포함), 토목, 건축, 수리, 원예, 생활체육, 디자인 등 전문가 집단의 구성이 필요하다. 인원의 구성은 시급성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이 조직은 시민위의 산하조직으로 하되 독립성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 시민위는 자문위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2. DCRE는 사업 시행 전이라도 성토재와 수자원의 확보를 위하여 필요한 사전 준비를 진행하여야 한다.

 

3. DCRE 시민위원회는 미추홀 구와 간에 진행되어야 하는 지상권 기부채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강구하여야 한다.

 

4. DCRE는 추진 주체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위와 DCRE 간에 결정된 원칙의 전파를 위하여 관계자들의 ‘여행지’ 중 일부에 대한 확인 답사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한다 공원조성원칙은 그러한 현장 답사가 이루어진 다음에 확정하는 것으로 한다.   <끝>

 

글·사진 /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 이사장(경제학 박사)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