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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 인창동 재개발 원주민 연일 한파 속 시위...보상 한 푼 못 받고 싸움만 20년

재개발 피해 원주민 30여 명 보상 한 푼 못받아
공매 처리되자 세무서가 소유주에 양도세 부과 날벼락
피해 원주민 시행사와 조합장 상대 형사, 민사소송 제기

 

한파에도 불구하고 구리세영지역주택조합 조합원 피해자 30여 명이 구리시청 정문 앞에서 연일 시위에 나서고 있다. 벌써 10여 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지역주택조합 사기행위로 공매된 땅에 양도세 부과로 범죄자 양산 중지하라”, “토지보상 외면하는 대원칸타빌 아파트 준공 결사반대”, “구리시는 구리시민의 재산권 보호에 동참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있다.

 

이들은 구리시 인창동 일대 재개발 지역 일대 토지와 건물 소유주들로, 조합장과 갈등을 겪으면서 한 푼도 보상을 받지 못한 채 길거리로 나앉았다. 일찌기 조합은 파산했고 문제가 된 조합장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인창동 재개발 지역엔 대원칸타빌 아파트 375세대가 입주해 구리시로부터 준공 승인 허가를 기다리고 있지만, 원주민 30여 명은 10년이 넘도록 보상도 못받고 아들과 딸 집에 얹혀살고 있다. 구리시는 이런 민원이 해결이 안되었다는 이유로 준공 허가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인창동 재개발은 지난 2003년 세영지역주택조합 설립과 함께 사업이 시작됐으나 중간에 시공사인 신일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시행사는 ㈜렌으로, 시공사는 대원건설로, 조합은 구리세영지역주택조합으로 바뀌는 등 수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피해자들은 "시행사 ㈜렌을 믿고 부동산 권리증을 조합에 넘겨주었으나 조합과 보상금 지불 방식을 놓고 갈등을 겪으면서 한 푼의 보상금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 소유의 부동산이 공매 처리되고 양도세 부과 통지서까지 날라오는 등 날벼락을 맞고 있다.

 

원주민 조동순 씨는 지난해 “남양주세무서로부터 양도세 6529만 원과 부가세 별도로 납부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이 소식으로 남편이 화병으로 사망했지만 돈이 없어 장례도 못 치르다 유공자인 덕분에 보훈병원에서 처리했다”고 울먹였다.

 

당시 재개발 지역에 22평 빌라를 가지고 있던 염순숙 씨는 “이주비로 5000만 원 은행 대출 지원을 받았지만 보상금을 받지 못해 아직까지 갚지 못하고 있고 이자만 8000만 원에 달한다”고 하소연했다.


47평짜리 가게와 주택을 갖고 있던 함순희 씨는 “집달리에 의해 쫓겨나 짐을 물류보관소에 맡겼지만 보상을 못 받아 보관료 월 22만 원을 내지 못해 결국 포기각서를 썼다”고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20여 년 동안 갈등이 이어지자 지난해 1월 구리시의회가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태 해결에 나서기도 했다.

 

구리세영지역주택조합이 2003년 1월에 개최한 창립총회 회의 내용과 다르게 작성된 회의록 등 허위문서를 첨부해 조합설립 인가 신청을 구리시에 냈는데, 시의회는 구리시가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인가해 준 사실을 뒤늦게 밝혀냈다.

 

이와 함께 조합이 보상금 등으로 수령한 인수대금 203억을 피해자들에게 공정하게 지급했는지, 만약 공정하게 지급하지 않았다면 적극적인 지도·감독 및 중재에 나설 것을 구리시에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공회전 중이다.

 

결국 공은 주민들에게로 돌아갔고, 피해 주민들은 파산한 조합과 조합장, 시행사를 상대로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보상금 수령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신소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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