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연이틀 대전·충남 대학교 강연에서 승자독식 구조의 정치권을 개탄하며 정치교체를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내홍으로 ‘역할론’이 거론된 김 지사의 ‘스윙보트(부동층)’ 충청권 방문은 당 득표력에 기여하는 동시에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자기정치 행보라는 풀이가 나온다.
17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김 지사는 최근 충청권 대학들을 연속 방문해 정치권을 향한 비판 메시지를 이어가며 정치교체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지사는 호서대 특강에서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주제로 기득권정치 금기 깨기, 세습사회 금기 깨기 등을 역설하면서 변화, 혁신, 개혁 등 단어를 꺼냈다.
김 지사는 앞서 공주대 초청간담회에서도 여야 대립과 오늘날 정치에 대한 견해를 묻는 학생의 질문에 “지금의 정치판은 대단히 개탄스럽고 잘못됐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대선 출마 당시에도 대한민국을 위한 도전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왜 항상 서로 싸우고 헐뜯는 것일까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득권 승자독식 구조의 정치권을 바꾸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정치교체를 위해 판을 바꿔보고 싶다”며 향후 ‘정치교체’를 향한 행보를 예고했다.
김 지사는 특강, SNS, 도청 행사 등에서 연일 정치권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한편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당시 ‘역할론’이 거론된 바 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김 지사에게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도 이날 취재진에게 ‘당의 주요한 자산으로서’, ‘제가 더 많은 기여와 역할을 해야 되겠다’ 등 메시지를 전했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공천갈등부터 막말 논란으로 내홍을 겪는 민주당을 자신의 정책적 면모를 부각해 보조하는 방식으로 당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어느 정당을 선택할 것 같은지’를 물은 결과 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55%)과 조국혁신당(34%)으로 표심이 분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여야의 팽팽한 대립 속 제3지대의 성장으로 ‘스윙보트’, ‘캐스팅보트(두 정당 세력이 비슷할 때 승패를 결정하는 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번 총선에서, 역대 선거에서 그런 역할을 해온 충청권을 방문한 김 지사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경기도지사로서의 최고 장점은 정책리더, 행정리더 이미지다. 그것을 부각하면서 민주당과 연계시키면 득표력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총선에서 당을 보조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대권을 향한 ‘더 큰 역할’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풀이했다.
최 원장은 “충청권 지역을 이재명 대표와 함께 방문한다든지 무언가를 공조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며 “(이번 충청권 방문은) 총선 국면에서의 조심스러운 차기 대권 행보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김 지사가 민주당에 비판적 메시지를 내놓으면 민주당의 선거에 있어서는 상당히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대신 본인의 위상은 많이 올라갈 수 있다. 본인(김 지사)은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이런 자기정치가 불가피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