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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국수가게 할머니, 평생 모은 쌈짓돈 2000만 원 장학금 기부 '훈훈'

못 배운 게 한 맺혀서... 노점상과 국수 팔아 모은 돈 아들 근무하는 학교 찾아다니며 기부 이어와
김창완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 교장직무대리, "평생 자신을 위해서는 1000원 짜리 한 장 안 쓰신 어머니의 마지막 장학금 될 듯" 눈시울 붉혀

 

80대 국수가게 할머니가 노점상을 거쳐 국수 팔아 어렵게 모은 쌈짓돈을 자신의 아들이 근무하는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에 기부했다.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에 따르면 박승희씨(88)는 지난 20여 년 동안 경기도 광명에서 작은 국수가게를 운영하며 모은 돈을 아들이 근무한 인하사대부속중학교를 비롯해 안산강서고 인천대안교육지원센터 등에 매년 1~200만 원씩 박 씨의 국수가게 이름을 딴  '안동장학금'으로 기부해 왔다.

 

경북 봉화에서 서울로 상경해 산동네 판잣집을 전전하면서 슬하의 4형제를 키워낸 박 할머니는 젊은 시절에는 행상과 노점상을 전전하며 어렵게 생계를 꾸려왔다. 이후 65세부터 작은 국수 가게를 열고부터 조금이나마 경제적 여유가 생겼다고 한다.

 

박 할머니는 “어릴 적 가정 형편이 많이 어려워 초등학교 입학조차 언감생심 꿈꾸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배움에 대한 갈망은 아직까지도 그 누구보다 크다"며 "나와 같은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더 늦기 전에 꼭 장학금을 기부하고 싶었다”고 장학금 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부도 중요하지만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열심히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었으면 한다"며 "작지만 그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할머니의 아들인 김창완 인하대하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 교장직무대리는 “어머니께서 길거리 행상을 하실 때는 당시 버스 차비 500원을 아끼기 위해 머리 위로 무거운 짐을 잔뜩 이고 백운역에서 효성동까지 1시간 이상 걸어다니셨다"며 "평생 자신을 위해서는 1000원 짜리 한 장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분이다"는 말로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을 표명했다.

 

그는 이어 "노점상과 국수 가게를 하면서 어렵게 모은 쌈지돈을 흔쾌히 전달하는 어머니의 굽어진 손가락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다"며 "어려운 학생들에게 어머니의 마음을 잘 전달하는 것으로 감사의 마음을 대신한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 할머니는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기부해온 장학금은 무려 2000만 원에 달하며 이 돈은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100여 명에게 전달됐다.

 

아들인 김 교장직무대리는 "이번에 어머니께서 기부하신 장학금도 5명의 학생들에게 각각 20만 원씩 전달했다"며 "어머니 연세가 있어서 이번에 지급한 장학금이 어머니 생애 마지막 장학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연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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