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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금값 下] 달러·금 동시 상승…인플레이션·성장률 추락 우려↑

원·달러 환율, 13일 한때 1410원 돌파
금도 올해 들어 3만 원 이상↑…이례적
인플레이션 자극·성장률 둔화 우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금값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이 확정된 이후 소폭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불러올 불확실성과 전 세계 주요국들이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당분간 금값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본지는 금값 상승세의 배경과 향후 전망을 살펴보고, 나아가 이러한 금값 상승세가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조망한다. [편집자주]

 

통상적으로 반대로 움직이던 금과 달러의 가치가 올해 들어 동시에 오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저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5원 오른 1410원에 개장했다. 지난해 말(12월 29일) 1299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1300원을 넘은 후 이날 장중 한때 1411원까지 오르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례적인 것은 달러 강세와 금값 상승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금은 1g당 11만 744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 대선 종료 이후 소폭 하락했음에도 올해 초(1월 2일, 8만 6940원)에 비해 3만 500원(약 35%)이나 올랐다.

 

금값 상승은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의 경우 트럼프 당선 이후 금융시장 전반에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정책에 이익을 볼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 현상이 나타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달러 강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면서 중국 등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의 금 매입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금의 가격은 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질 때 오르는 경향이 있는 만큼, 금값이 오르고 난 후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값이 강세를 보였던 2008년에도 국내 물가상승률은 4.7%까지 올랐다. 

 

금값이 치솟으면서 귀금속 등 금이 들어가는 몇몇 소비재의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프랑스 명품 주얼리·시계 브랜드 까르띠에는 지난 5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5~6% 인상했으며, 샤넬은 올해 들어 네 차례나 가격을 올렸다. 스톤헨지, 골든듀 등 국내 주얼리 브랜드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강달러 현상 또한 수입품 가격을 끌어올리며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4년 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2% 상승하며 3개월 만에 반등했다. 국제유가 및 원·달러 환율이 오른 탓이다.

 

원화 약세와 더불어 수출 여건이 나빠지고, 여기에 고물가까지 더해지면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악화될 수밖에 없다. KDI는 이날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따라 수출이 안 좋아질 수 있다"며 "관세 인상이 빠르게 진행되면 2%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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