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6일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 고조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 심화 및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거래 개시의 여파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35분(서부시간 오전 10시 35분) 기준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전일 대비 2.07% 상승한 9만 3725달러(약 1억 3061만 원)다.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사상 처음 9만 4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 대선일이었던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선 아래에서 거래되던 가격과 비교하면 2주 만에 상승폭도 약 35%로 늘었다.
이날 상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긴장이 고조된 여파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불안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금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자산은 많은 투자자에게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몰수될 수 없는’(non-confiscatable) 장기 헤지(투자)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상품 거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 기반한 옵션 상품이 첫 거래를 시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옵션이란 사전에 정한 계약조건에 따라 일정 기간 내에 상품이나 유가증권 등의 특정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금융상품을 말한다.
비트코인 20만 달러 도달에 대한 분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이 2025년 목표 가격인 20만 달러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는 지금, 20만 달러는 더 이상 비현실적인 목표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필두로 한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집, 비트코인 현물 ETF와 비트코인 채굴자 수요가 가격 상승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