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하 삼성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선두주자인 KB금융을 넘어섰다. 4개 사 모두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투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눈부신 성장세를 보인 영향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금융 4개 사(생명·화재·카드·증권)의 3분기 누적 합산 순이익(별도 기준)은 총 4조 6079억 원이다. 3분기 기준 '리딩금융'에 오른 KB금융지주(4조 3953억 원)보다 2120억 원 많은 것으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합산 순이익은 5조 원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5대 금융지주는 대출 성장에 따른 은행의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삼성금융이 이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탄탄한 실적이 자리한다.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또한 3분기까지 각각 5315억 원, 7513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거두며 힘을 보탰지만 보험 형제를 따라잡진 못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까지 총 2조 42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년 전(1조 4500억 원)보다 실적이 40.8% 성장했다. 건강보험 시장에서의 꾸준한 성과와 수익성 중심 경영 결과라는 설명이다. 삼성화재는 같은 기간 13.8% 늘어난 1조 8690억 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양대 보험사의 실적이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투자이익이 증가한 덕이다. 삼성생명의 3분기 누적 투자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8% 늘어난 1조 5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의 투자이익 또한 같은 기간 24% 증가한 2조 990억 원을 기록했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주요 수익성 지표로 활용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 또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의 3분기 누적 CSM은 12조 96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고, 삼성화재도 같은 기간 CSM(14조 1813억 원)이 7% 증가했다. 순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CSM 손익 또한 각각 6.4%, 4.9% 늘었다.
다만 양 사 모두 올해 보험손익은 감소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삼성생명의 보험손익은 1조 18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고,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1조 6740억 원으로 7.7% 줄었다.
신계약 CSM 또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보험 수익성 개선이 향후 과제로 지목된다. 3분기 삼성생명의 신계약 CSM은 2조 48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줄었다. 삼성화재가 맺은 신계약 CSM도 2조 4470억 원으로 5% 감소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큰 폭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 증가에도 CSM배수 하락으로 신계약 CSM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평가하며 “금리하락에 따른 종신보험 수익성 저하와 건강보험 경쟁 심화로 향후에도 CSM 배수가 상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