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내년 3월 말부터 무차입공매도 차단을 위해 기관투자자의 전산시스템 설치를 의무화한다. 모든 법인은 무차입공매도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위반시 과태료 1억 원, 기관·임직원 제재 대상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이같은 공매도 제도 개선 관련 개정 자본시장법의 후속 시행령 개정안과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내달 31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내년 3월 3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공매도를 위한 대차거래의 상환기간은 90일 이내다. 대여자와 차입자가 정하되 연장을 포함하더라도 전체 기간은 12개월 이내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법인 1억 원, 개인 5000만 원 부과 대상이다.
공매도를 하려는 법인의 무차입공매도 방지 조치도 의무화된다. 일단 모든 법인은 무차입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내부통제기준에는 임직원의 역할과 책임, 종목별 잔고 관리, 공매도 세부내역 등 5년 기록·보관에 관한 사항이 포함돼야 한다.
무차입공매도 차단을 위한 전산시스템의 경우 종목별 공매도잔고가 0.01%(1억 원 미만 제외) 또는 10억 원 이상으로 보고 대상이 되는 법인과 시장조성자, 유동성공급자 등 기관투자자가 설치 대상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 19곳, 증권사 31곳, 운용사 45곳, 기타 금융사 2곳 등 97곳이 대상이다.
이들 기관투자자들은 내년 3월 구축될 예정인 한국거래소 중앙점검 시스템(NSDS)에 매영업일 종목별 잔고 정보 등을 2영업일 안에 제출해야 한다. 다만 빌린 상장주권을 계좌에 사전입고하고 그 이후 공매도 주문을 내 무차입공매도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의무가 면제된다.
아울러 법인의 공매도 주문을 위탁받는 증권사는 내부통제기준과 전산시스템을 갖췄는지 매년 한 차례 확인하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설령 무차입공매도가 없었더라도 방지조치를 위반한 법인과 증권사에는 1억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기관과 임직원 제재도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공매도 거래자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취득제한 기간도 구체화됐다. 발행이 처음 공시된 날 다음날부터 발행 전 전환가액·행사가액이 공시된 날까지 해당 주식을 공매도한 경우에는 CB·BW 취득이 금지된다.
내년 상반기 출범 예정인 대체거래소(ATS)에서도 공매도가 가능해지며, 거래소에서의 공매도와 동일한 공매도 표시의무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입고예고 기간은 다음달 31일까지다. 이후 규제·법제처 심사,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차관·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 3월까지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내년 4월 23일 시행 예정인 불공정 거래 및 불법공매도 제재수단 다양화 관련 개정안도 연내 입법예고될 예정이다. 해당 개정안에는 금융투자상품 거래 및 상장사 임원 선임 제한, 계좌 지급정지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선된 제도가 내년 3월 말 원활히 시행돼 공매도가 재개될 수 있도록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