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경기도교육청의 디지털 교육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경기 지역 디지털 교육 실현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은 디지털 교육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2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0일 경기도의회 임시회 본회의를 거쳐 도교육청 2025년도 본예산이 23조 640억 원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11월 도교육청이 편성 제출한 '2025년도 경기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 23조 540억 원에서 경기도와 도교육청의 매칭사업인 친환경운동장 조성사업 100억 원이 추가된 금액이다.
이 밖에 총 70건의 사업이 증액되고 24건의 사업은 감액된 가운데 '디지털 교육' 관련 예산의 감액이 두드러지며 디지털 교육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AI 디지털교과서 관련 예산의 경우 도교육청이 제출한 529억 원에서 200억 원 감액된 329억 원으로 통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예산 편성 당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염두에 두고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 지원을 위해 학교 유무선 네트워크 개선에 2722억 원을 편성했으나 이 역시 128억 원이 감액됐다.
이에 도의회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통과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경기도교육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신미숙 의원(민주, 화성4)은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디지털교과서의 지위를 교육자료로 격하한 국회 개정안과 일선 학교에서 학칙 개정이 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며 "학교 현장에서도 디지털 교과서 선정 문제가 공동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정 부분만 감액을 해 학교 현장에서의 교과서 선택 등에는 문제가 없도록 예산을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앞서 인터뷰를 통해 AI 디지털교과서는 지위에 상관없이 한 해 동안 우선 사용한 뒤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도교육청은 예산 삭감과 관계없이 올해 AI 디지털교과서 사용 등 디지털 교육 사업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단발성 사업이 아닌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 개선 등 중장기 사업의 경우 지원이 필요한 학교 현장을 먼저 지원하는 방식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유무선 네트워크 개선 사업은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예산이 감액돼도 지난해 실시한 학교 네트워크 품질 진단에 따라 개선이 필요한 학교를 우선 지원한다"며 "전체적인 개선도 차차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다른 도교육청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와 같이 예산 편성 당시와 현재 상황이 달라진 사업들이 있어 감액이 된 것 같다"며 "내년도 본예산 전액을 편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 진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교육부가 교과서 업체들과 가격 선정을 완료하는 등 진행 상황에 변경이 생기면 추경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