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과 관련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본인 대신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정부를 찾아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한 것은 정공법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평가를 밝혔다.
이 시장은 지난 17일 오 부지사가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경기남부광역철도 등 경기도 철도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한 것과 관련해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김동연 지사의 무책임에 대한 비판 론이 비등해지자 그 동안 이 사업을 방치하다시피 한 경기도가 늦어도 한참 늦게 국토교통부를 찾아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지사가 지난해 1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만나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을 때 내가 '부탁을 하려면 철도사업 결정권을 가진 국토교통부 장·차관을 만나야지 왜 이제 와서 제3자를 만나는 것이냐. 그마저도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과 관련해 김 지사와 경기도가 한 일이 없다고 비판하자 김 지사 겨우 국회교통위원장을 만난 것인데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고 꼬집자 경기도가 뒤늦게 국토교통부를 찾은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그동안의 무성의에 대해 반성하고 지금부터라도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 아랫사람만 시키지 말고 직접 나서는 등 진정성 있는 활동을 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은 서울 종합운동장역에서 성남 판교, 용인 신봉ㆍ성복동, 수원 광교, 화성 봉담까지 50.7km를 잇는 사업이다. 용인 등 4개 시가 이 사업에 대한 용역을 공동으로 진행한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1.2가 나와 경제적 타당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경기도는 철도사업 우선순위 1~3위에 이 사업을 넣지 않고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경기도는 김 지사 중점사업인 GTX플러스 3개 사업을 1~3위로 정했다.
GTX플러스 3개 사업은 기존의 GTX C노선 연장, GTX G·H 신설을 의미하는데, 경기도는 이 3개 사업에 12조 3천억원이 들어가고, 49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의 경우 사업비 5조 2천억원으로 용인 등 4개 도시 시민 138만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추정돼 GTX플러스 3개 사업보다 경제성이나 타당성에서 훨씬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2023년 2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신상진 성남시장, 정명근 화성시장과 협약을 맺고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2024년 6월 4명의 시장들과 어떤 상의도 하지 않았고, 경기도도 4개 시에 사전 통보도 하지 않고 GTX플러스 3개 사업을 맨 앞순위로 일방적으로 정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광역자치단체별로 우선순위 3개 사업만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할테니 경기도 등 각 광역자치단체가 순위를 정해서 사업을 내라고 했다. 이에 경기도는 김 지사와 4개 시 시장과의 협약을 저버리고 김 지사 사업만 챙겼다. 이상일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김 지사의 약속위반과 무책임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을 관철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장ㆍ차관을 만나는 등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 시장은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사업과 관련해 경기도와 김 지사가 지금까지 무슨 활동을 했는지 레코드를 다 가지고 있고, 조만간 상세히 밝힐 것"이라며 "김 지사는 2023년 2월 용인·수원·성남·화성시 등 4개 시 시장들과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을 함께 추진하기로 약속했지만 이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국토교통부 장·차관에게 사업 필요성을 설명하며 부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가 김 지사 활동을 상세히 알리는 보도자료를 열심히 내는데, 경기도의 모든 보도자료에 김 지사나, 부지사가 국토교통부 장·차관을 만나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을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시켜 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는 아예 나오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시장은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지난 17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 등을 부탁한 것이 경기도 지사ㆍ부지사 차원에선 처음 있는 일"이라며 "내가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것과 비교하면 경기도는 일을 한 게 없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1월, 4월, 12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11월에는 박 장관에서 서한을 보내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을 비롯해 경강선(경기 광주역 ~ 용인 이동ㆍ남사읍)연장, 분당선 기흥역~오산대역 연장 등 용인의 철도사업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이 시장은 또 지난해 6월과 12월 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 12월에는 진현환 1차관을 만나 같은 요청을 하고 자료도 줬다.
경기도는 지난해 2월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를 포함한 신규사업 11개, 5월 광역철도 신규사업 29개 등 모두 40개 철도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신청했지만 이는 경기도 31개 시ㆍ군이 신청한 사업을 취합해서 그대로 낸 것에 불과하다.
경기도는 지난해 6월 광역철도 사업 우선순위 1~3위를 정해서 제출해 달라는 국토교통부의 요청을 받고 GTX플러스 3개 사업을 1~3위로 배치하고, 경기남부광역철도를 후순위로 미뤄놓았다.
이 시장은 사업의 비용대비편익(BC)값이 1.2로 나온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과 GTX플러스 3개 사업이 과연 경제성이 더 높은지 용인ㆍ수원ㆍ성남ㆍ화성시 등 4개 도시 시민을 비롯한 경기도민들이 객관적으로 비교ㆍ평가할 수 있도록 GTX플러스 사업 BC값 등 용역결과를 공개하라고 했지만 경기도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 시장은 "경기도 29개 광역철도 사업 중 용인·수원·성남·화성시가 공동 추진해 온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만큼 경제성이 높은 건 없을 것"이라며 "경기도와 김 지사가 GTX플러스 3개 사업 용역결과를 당당하게 내놓지 못하는 것은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보다 못하다는 것이 탄로날까봐 일 것이고, 그 경우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을 앞장서서 추진하겠다고 했던 김 지사의 약속위반과 무책임도 드러날까 두렵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2023년 2월 용인 등 4개 시 시장과 협약을 맺을 때 김 지사는 경기남부광역철도 실현을 위해 '중앙정부에 대한 건의도 앞장서서 하겠다'고 했지만 그가 국토교통부 장ㆍ차관을 만나 이 사업을 이야기한 흔적은 전혀 없는 만큼 김 지사는 식언과 무책임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내가 김 지사의 문제를 계속 지적하며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을 살리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임에 따라 김 지사와 경기도의 행동 부재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경기도 부지사가 비판여론 희석 차원에서 이제야 겨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난 것으로 생각한다"며 "내가 경기남부광역철도 문제를 경기도 이슈의 중심으로 끌어올리지 않았다면 경기도와 김 지사는 경기남부광역철도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GTX플러스 3개 사업만 슬그머니 챙기려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을 성사시키기 위해 누가 분주히 움직였고, 누가 나태하게 처신하다 비판에 직면하자 뒤늦게 뒤로 미뤄두었던 사업에 관심을 두는 척 하는지, 그간의 흐름을 주시해온 시민ㆍ도민들은 다 알 것"이라며 "일을 하고, 안 한 사람에 대한 시민ㆍ도민의 평가는 냉철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