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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훌리건 정치, 선진국 증거?…민주주의의 모순

사법부 협박, 민주주의 기초 ‘삼권분립’ 상처
개인 의견에 다수 선동되며 정치 ‘훌리건화’
시위대 충돌 대비 경찰 배치 등 美 닮아가
“행정부 견제 약한 韓 ‘적대 정치’ 더 심각”

 

대한민국이 양극단으로 갈라지다 못해 찢어졌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를 향해 원하는 결정을 강요하는 수준이니 찢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신문은 ‘민주주의의 명과 암’을 주제로 훌리건 문화를 수용해버린 정치권과 쪼그라드는 소수진영, 중도층의 무당층화, 양극단 원인과 그 틈바구니 속 이득 보는 세력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집단 목소리에 입 막힌 국민들…‘역전’ 양상

<계속>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삼권분립이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를 선구한 미국은 과거 영국의 식민지배를 벗어나면서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삼권분립을 기초로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거듭났다.

 

우리나라도 1919년 3·1운동 이후 삼권분립에 기초한 민주공화제 정부인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87년 6월민주항쟁 등을 거쳐 오늘의 민주헌정체제가 됐다.

 

민주주의가 자리 잡으며 개인의 정치적 견해를 개진하는 것이 당연해졌고 이제는 민주주의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평도 익숙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결정조차 따르지 않거나 원하는 결정을 강요하는 등 삼권분립이 무너져가고 있다.

 

유튜브 등으로 개인이 견해를 내고, 다수가 선동되고, 정치에 훌리건 문화가 들어오면서 집단적인 움직임이 개개인 견해를 눌러버리는 민주주의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훌리건은 건달, 깡패를 뜻하는 영어로 1985년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컵 축구선수권대회 유벤투스(이탈리아)-리버풀(영국)전에서 양쪽이 충돌, 39명의 사망자를 낸 사건에서 유래돼 지금은 축구 광팬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이들은 경기장뿐 아니라 길거리, 가게 등에서도 난동을 부리면서 상대 진영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인데, 최근 우리나라의 정치적 지지세력 간 분열을 연상케 한다.

 

특히 헌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목전에서 ‘법에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는 어딘가로 묻히고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 집회가 철저히 갈린 채 성행하고 있다.

 

집회가 격화되자 헌재 근처에는 경찰까지 배치되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도 먼저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불려온 미국 정치권 형태를 닮아가는 추세다.

 

지난 2000년 미국 대선 개표를 앞두고 플로리다주 팜비치 도심에서 공화당·민주당 시위대 충돌을 대비해 경찰관을 배치했던 모습은 지금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는 공화당의 기업 중심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노동자 중심 카멀라 해리스 구도로 분열돼 2021년 의사당 점거 폭동이 재연될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지난 2021년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는 낙선하자 선거 사기론을 주장했고 그의 지지자들은 조 바이든 당시 당선인의 의회 인준을 저지하기 위해 의사당 창문을 부수고 들어가 점거했다.

 

지금 우리나라도 기업 중심의 국민의힘과 노동자 중심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세력으로 분열됐는가 하면, 특정 기관들은 공격을 당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총알을, 이재명 대표는 칼을 맞은 것도 유사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그나마 미국은 지방자치권이 크고 의회가 대통령을 완전히 견제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갈등 문제로 군인을 동원할 수 있겠나”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모든 권력을 좌지우지한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며 “대통령 중심의 구조적 문제가 대한민국 양극단 정치, 적대 정치를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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