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생의 복귀 데드라인이 다가왔다. 교육부는 집단휴학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각 대학은 편입 충원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강의실을 떠난 의대생들은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과대학의 복귀 시한은 21일부터 최대 31일까지다. 21일을 복귀 마감으로 정한 대학은 고려대, 연세대, 경북대 등이며 아주대, 한양대, 단국대 등은 31일까지로 기한을 정했다.
전날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으로 구성된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는 대부분의 의대가 학사일정 4분의 1을 지나는 28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했으나 이달 말까지 학생들을 기다리기로 결정한 학교도 있는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의대생들이 복귀할 시 올해 의대 모집정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회귀하겠다고 발표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선배들의 휴학 압박과 강요로 수업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 대부분의 25학번 신입생들과 지난해 동맹휴학을 한 24학번 학생들이 복귀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현재까지 이같은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각 대학은 미복귀시 원칙대로 제적 처리하고 타과 학생들의 편입을 받겠다고 발표하는 등 강수를 두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며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병원과 교실을 떠난 전공의 및 의대생 지도부 등을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이처럼 정부의 증원 백지화에도 불구하고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이 없자 이들의 미복귀 이유에 의문을 가지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도권 의대 25학번 신입생 A씨(21)는 "복귀자는 배신자라는 의식이 만연한 상황에 어떻게 수업에 들어갈 수 있겠냐"며 "학교에 가고 싶지만 선배들 눈치를 보는 경우가 더 많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고학번들의 경우 정부와 대학의 압박에도 상대적으로 덜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도권 의대 고학번 의대생은 "걱정하는 사람도 많긴 하지만 대부분 고학번이라 덜 어수선한 것 같다"며 "의대생들의 요구가 성명문 등을 통해 이미 나와있는 상황이 이를 고려하지 않는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교의 의대생 B씨(25)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원 돌려줄 테니 돌아오라'고 하는 정부의 태도도 문제지만 폐쇄적인 의대 분위기도 문제"라며 "이번 사태로 터질 것이 터졌다"고 단절된 의대 분위기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 정부도 더 강경한 대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의대생들의 반발로 이어지고 결국 국민들의 피로감 상승과 의료계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B씨는 "의대생들의 미복귀 상황과 의료계의 태도로 이미 등을 돌린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며 "확실한 것은 의정갈등 장기화가 의료계, 국민들, 그리고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까지 누구에게도 달가운 상황이 아닌 만큼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