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프랑스 1위 메탈 재활용 기업 데리시부르그(DBG)와 손잡고 유럽 최초 한-유럽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이를 통해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과 함께 유럽 내 지속가능한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과 DBG는 프랑스 북부 발두아즈 지역 브뤼에르 쉬르 우아즈에 전처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2026년 착공에 들어가 2027년부터 본격 가동되며, 연간 2만 톤 이상의 사용 후 배터리 및 공정 스크랩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신규 합작법인은 사용 후 배터리와 제조 공정 스크랩을 수거해 파쇄∙분쇄 과정을 거쳐 '블랙 매스'로 전환하는 전처리 전문 공장이다. 추출된 블랙 매스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금속으로 재생산되어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생산 거점에 공급될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과 DBG가 프랑스 및 인근 지역에서 수거하는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해 원료를 확보한다.

유럽자동차공업회(ACEA)에 따르면 프랑스는 2024년 기준 유럽 전기차 판매량의 15%를 차지하며, 사용 후 배터리 자원의 빠른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DBG는 프랑스 전역에 200여 개 이상의 수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자원 확보가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2024년 시행된 EU '배터리 및 폐배터리에 관한 규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해당 규정은 2031년부터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의 재활용 비율을 의무화하며, 2036년에는 각각 26%, 12%, 15%로 상향된다.

회사는 또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핵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유럽 내 생산, 판매, 리사이클을 아우르는 배터리 전 생애주기 자원 순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강창범 LG에너지솔루션 전무는 "이번 협력을 통해 유럽 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고,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차별화된 기술과 생산 역량으로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압데라만 엘 어피어 DBG 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환경적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 솔루션 개발을 뒷받침하고 지역사회 연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