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심리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민생회복지원금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 확대가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로 전월보다 2.1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21년 6월(111.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선(100)을 넘으면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는 지난 5월(101.8) 이후 석 달 연속 100선을 웃돌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연말 정치 불안과 외부 충격으로 급락했던 지표가 회복세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탄핵 정국과 대내외 불안 요인으로 CCSI가 88.2까지 떨어지며, 코로나19 이후 최대 낙폭(-12.5p)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86으로 전월보다 12p 올라 2020년 11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2차 추경안 편성과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향후 경기전망지수는 106으로 1p 하락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주요 무역국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수출 호조와 내수 개선 흐름이 소비심리지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전망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상승세를 보였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전월보다 0.1%p 상승했다. 가공식품 가격과 석유류 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된 영향이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4%로 전월과 같았으며, 5년 후는 2.5%로 0.1%p 올랐다.
이 팀장은 “가공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