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가득한 수원의 가을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즐기며 아름다운 추억이 단풍처럼 물들어 간다. 수원화성의 우수함을 느끼는 '수원화성문화제'는 60회를 넘기며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했고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원행을묘정리의궤 속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경기신문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이 담긴 수원시만의 대표 3대 가을축제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조선 성곽 건축의 꽃이라고 불리는 수원화성은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이 세자에 책봉됐으나 당쟁에 휘말려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뒤주 속에서 생을 마감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원침을 양주 배봉산에서 수원 화산으로 천봉하고 화산 부근에 있던 읍치를 수원 팔달산 아래 현재의 위치로 옮기며 축성됐다.
수원화성은 정조의 애민정신과 효심이 축성의 근본이 됐다. 나아가 당쟁에 의한 당파정치 근절과 강력한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한 포부가 담긴 중심지로 지어졌고 수원시는 이를 되새기며 매년 역사 깊은 문화관광축제 '수원화성문화제'를 펼치고 있다.

◇60년간 이어진 정조의 孝…'수원화성문화제'
수원화성문화제는 1964년 경기도청 청사가 수원으로 이전하며 신축 기공식날인 10월 15일 수원시민의 날에 개최됐다. 축제명 후보로 경기·수원·화홍·팔달 등 후보가 나왔고 '성곽의 꽃'이라는 의미를 가진 '화홍문화제'로 선정됐다.
지역사회에서 지역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역사적 인물이나 특정 인물을 내세운 축제는 전국에 퍼져있다. 그러나 수원화성문화제는 정조대왕과 그가 쌓은 수원화성을 두고 애민사상 및 어머니 혜경궁 홍씨에 대한 효심을 부각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1975년, 수원화성 성곽 복원과 함께 수원의 역사성을 표출하는 축제로 발돋움했다.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을 시작하고 1977년 전국민속경연대회를 추진하는 등 전국 규모의 축제로 거듭났다.
1997년 12월 화성행궁이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위원회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1998년부터는 수원화성문화제로 명칭을 변경했다. 또 1796년 수원화성이 준공된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10월 10일을 수원시민의 날로 정했다.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시는 지난해 지금까지의 60년과 앞으로 펼쳐질 60년의 첫 해를 상징하는 '제60+1회 수원화성문화제'를 열었다. 축제에 참여한 외국인 100명, 내국인 507명, 수원시민 953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외국인의 만족도가 97%에 달하면서 수원화성문화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는 개최 기간을 9월 27일부터 10월 4일까지 8일간으로 확대하고, 축제 공간도 수원화성 전역으로 넓힌다. 외국인 관광객 수용 태세도 개선했는데 9월 28일 정조대왕 능행차를 시작으로 화성행궁과 행궁광장 등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60년을 향해…정조의 꿈을 이어가는 시민들
수원화성문화제는 글로벌 세계축제로 발돋움 한 만큼 즐길거리 또한 유명하다. 지난해의 경우 수원화성 축성 과정부터 정조대왕을 비롯한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주제 공연으로 시민의 만족도를 높이기도 했다.
정조테마공연장에서는 '새빛축성'이라는 주제로 화성 축성 과정을 글·그림으로 기록한 '화성성역의궤'를 알기 쉽게 풀어 어린이 참여형 창작 인형극 '어여차 장인과 모군'이 진행됐다. 아울러 조선시대 백성들이 쌓은 수원화성 축성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정조의 꿈, 수원화성 축성을 도와줘!'에서는 건물이나 성벽에 쓰일 돌을 골라 떠내는 돌뜨기와 돌, 목재 등을 옮기는 거중기 체험 등 축성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
올해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도 방문객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체험 등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특히 2005년부터 2021년 제58회 수원화성문화제까지 진행됐던 정조대왕의 야간 군사훈련 야조(夜操)가 3년 만에 재현된다.

야조는 1795년 정조대왕이 능행차 중 수원화성 서장대에서 호위 부대 ‘장용영’을 친히 지휘하며 펼친 야간 군사훈련이다. 시는 야조를 주제로 기마 무예·군무·병법 시연 등 전통 콘텐츠에 워터스크린·특수효과 미디어맵핑 등 무대 기술을 결합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연무대를 배경으로 전면이 개방된 슬라이딩 무대와 함께 4000석 규모의 객석을 배치하며 관람석에서 마상무예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역동적인 영상과 음악도 더해지니 관객들은 깊은 몰입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시는 올해 펼쳐질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함께 세계기록유산을 활용하는 축제 콘텐츠의 매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수원화성문화제가 시민이 주도하는 축제로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시민 참여로 완성되는 축제 콘텐츠를 지속 발굴할 예정이다.
앞서 이재준 수원시장은 '제61회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수원은 이제 글로벌 축제로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다. 정조대왕이 꿈꾼 수원의 미래를 시민들과 함께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만큼 수원은 경제적, 정치적 부흥을 통해 글로벌 축제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