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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와!” “대박이다!”…늦더위 뚫고 수원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불꽃

9월 5일 광교호수공원 일대 '2025 수원드론불꽃축제' 개최
행사 시작 전부터 인산인해…버스킹 공연·드론불꽃쇼 호평

 

“9월의 시작을 알리는 아름다운 축제였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됐고 앞으로도 이런 축제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지난 5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와 광교호수공원은 초가을 늦더위 속에서도 일찌감치 시민들로 붐볐다. 본격적인 공연은 밤 8시였지만, 오후 3시 무렵부터 삼삼오오 돗자리를 든 시민들이 호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원 낮 최고기온은 29.1도, 습도는 65%를 웃돌았다. 햇볕이 내리쬐는 잔디밭은 후텁지근했지만,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와 설렘이 묻어났다.

 

돗자리를 펴고 앉은 가족 단위 관람객은 아이들과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젊은 연인들은 노을을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추억을 쌓았다. 친구들과 함께 온 대학생들은 음료수를 나눠 마시며 드론불꽃쇼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들의 옷차림은 여전히 반소매·반바지가 많았고, 손에는 부채와 휴대용 선풍기가 들려 있었다. 더위 속에서도 웃음소리와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22살 대학생 이민용 씨는 “아무래도 드론불꽃축제이다 보니 좋은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일찍 온 이유를 밝혔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간식을 꺼내놓으며 공연을 기다렸다.

 

50대 주부 김명희 씨는 “동네에서 드론과 불꽃이 결합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나왔다”며 “설레기도 하고, 앞으로 펼쳐질 불꽃놀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행사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호수공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호수 가장자리, 컨벤션센터 앞 잔디마당, 잔교와 산책로까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곳저곳에서 “자리 잡기 힘들다”, “사람 정말 많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오후 8시, 드론불꽃축제의 막을 연 건 버스킹 공연이었다. 무대 위로 가수 류현상과 성악 보컬그룹 ‘라 클라쎄’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무더위 속에 기다리던 시민들에게 음악은 달콤한 선물이었다.

 

노랫소리가 호수 전체로 울려 퍼지자, 어린아이들은 엄마 손을 잡고 박자를 맞췄고, 청년들은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 흔들며 무대에 화답했다. 함께 온 시민들이 합창하듯 노래를 따라 부르자 현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현지 씨(26)는 “드론불꽃쇼가 시작되기도 전에 노래가 울려 퍼지니 진짜 축제에 온 느낌이 든다”며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설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 관객들은 하나같이 웃으며 서로 박수를 주고받았다.

 

 

버스킹 공연이 끝난 뒤, 수천 명 시민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5, 4, 3, 2, 1!” 함성과 동시에 수백 대 드론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순간, 관객석 곳곳에서 “와!” “대박이다!”라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붉고 푸른 빛을 발한 드론들은 순식간에 수원의 상징을 그려냈다. 민선 8기 시정 비전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라는 문구가 밤하늘에 펼쳐졌고, 마스코트 ‘수원이’가 손을 흔들며 시민들을 맞았다. 이어 화홍문·장안문·화서문이 차례로 나타났을 땐, 어린아이들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뛰었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들고 촬영했지만, 곧 카메라를 내리고 두 눈으로만 장면을 담았다. “이건 사진으로 다 못 담는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드론쇼가 끝날 무렵, 밤하늘에 불꽃이 터졌다. 음악과 함께 폭죽이 연이어 솟구치자 광교호수공원은 순식간에 환호와 탄성으로 뒤덮였다. 불꽃은 호수 위에 반사돼 몽환적인 장관을 만들었고,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연신 “우와!” 하고 소리를 질렀다.

 

특히 RC 비행선과 불꽃이 결합한 ‘불새’가 등장했을 때는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대박이다” “이건 꼭 찍어야 돼”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꽃 모양으로 흩어지는 타상연화가 펼쳐지자 시민들은 아예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두 손을 모은 채 하늘만 바라봤다.
 

연인과 함께 온 한 시민은 “평소 자주 오던 호수공원이 오늘은 완전히 다른 세상 같았다”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장면을 본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했다는 박수현(44세) 씨도 "환하게 터지는 불꽃을 보면서 감동을 받기도 했다. 가족들과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다"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드론과 불꽃이 결합된 축제를 아이들도 좋아했고 시간을 내 축제에 참석하길 잘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컨벤션센터 앞 잔디마당은 화려한 무대로, 광교호수공원의 아름다운 야경은 거대한 캔버스로 변했다”며 “음악과 드론, 불꽃이 어우러질 때마다 시민들의 탄성이 터져 나와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불꽃놀이에 그치지 않았다. 컨벤션센터와 광교호수공원 일대가 시민 모두의 무대로 변했다. 아이들의 웃음, 청년들의 환호, 가족들의 대화가 한데 어우러지며 도시는 하나의 거대한 축제장이 됐다.

 

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야간 관광 콘텐츠를 확장해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함께 환호하고 감동을 나눈 이번 경험은, 지역 축제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공동체적 기억을 쌓는 문화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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