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길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던 연희가 수원 화성 아래서 되살아난다.
수원문화재단이 오는 25일 오후 4시 정조테마공연장에서 기획공연 ‘조선유랑연희: 탈의 문, 산대의 혼’을 선보인다.
전통의 집단성과 유랑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이번 무대는 오래된 탈을 넘어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새로운 창작 연희다.

‘조선유랑연희’는 예술단체 청류의 ‘산대도감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부제는 ‘유랑하는 자들이 열어젖힌 판, 탈의 뒤편에 숨은 인간의 이야기’다.
조선 후기 산대도감의 유랑정신을 현대적 시선으로 풀어낸 공연이며 배우와 기예자가 함께 만들어내는 집단 퍼포먼스 형식으로 구성됐다.
임영호 연출은 “수원 화성의 역사 속에 새겨진 유랑과 공존의 정신을 연희로 다시 꺼내보고 싶었다”며 “전통 산대정신을 복원하면서도 지금의 시대성과 맞닿은 연희로 발전시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재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용적 움직임과 기예의 미학을 결합해 무대 언어로 탈 뒤의 인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프롤로그부터 대동의 귀환까지 6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전통 연희의 집단성과 유랑성을 상징하는 ‘산대’를 무대 위에서 되살리며 방상시탈을 상징적 오브제로 배치하고 죽방울·버나·살판·판굿 등 전통 기예를 배우와 작창자가 함께 미학적 장면으로 구현한다.
안무를 맡은 양한비는 “서로 다른 전공의 무용이 모여 전통 탈춤의 해학성과 현대춤의 자유로움을 조화시켰다”며 “삶의 엉킴과 풀림을 움직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목기린 음악감독은 “연출의 의도를 반영해 전통 리듬을 기반으로 한 빠른 템포와 반복적 리듬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등장인물들이 수련과 깨달음을 통해 얻는 감정을 음악으로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탈이라는 오랜 상징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다. 공연은 '탈과 얼굴 사이의 미묘한 거리' 그 안에서 생겨나는 시선을 무대 언어로 시각화했다. 탈을 쓴 인간이 아닌, 탈을 넘어선 인간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전통의 본질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이번 공연을 통해 시민들이 탈과 유랑, 연희의 의미를 새롭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8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티켓은 NOL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