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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령층 운전면허 반납’만이 최선책인가?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확산 등 다방면의 배려 필요

  • 등록 2025.11.24 06:00:00
  • 13면

지난 13일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소재 제일시장에서 67세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시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0대와 70대 여성 2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당했다. 경찰은 사고 트럭 내 페달과 브레이크를 촬영하는 ‘페달 블랙박스’를 확보했다. 영상 분석 결과 사고 당시 운전자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에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에서도 70대 여성 운전자가 모는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행인을 치었다.

 

고령자 운전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 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난해 7월 1일 시청역 참사 이후로 논란은 더욱 커졌다. 69세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역주행을 하다가 인도와 횡단보도로 돌진했다. 9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은 대형 참사였다. 운전자는 자동차의 문제로 인한 ‘급발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조사 결과는 ‘운전자 과실’이었다.

 

지난해 12월 31일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운전자가 골목길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올해 5월 서울 강동구 길동 복조리시장에서도 60대 운전자가 모는 차량이 인도로 돌진, 11명이 부상당했다. 해당 사고 운전자들의 주장은 한결같이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이었지만 경찰은 ‘페달 오조작’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국과수가 밝힌 급발진 의심 사고의 88%는 페달 오조작이었고 급발진 인정은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와 사망자 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에 3만 4652건(735명)이었으나 2023년 3만 9614건(745명)으로, 2024년엔 4만 2369건(761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고령층 운전면허 반납 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고령층 운전면허 반납 제도는 지난 2019년 부산시에서 첫 시행, 지금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실제 고령층이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층 운전면허 소지자는 2022년 439만 명에서 지난해 517만 명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반납률은 2.6%에서 2.2%로 오히려 감소했다. 제도가 시행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실제 반납률은 2%대에 그쳐 실효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관련기사: 경기신문 17일자 7면, ‘부천 참사로 드러난 고령 운전 문제, 면허 반납 제도 실효성 논란’)

 

그렇다면 어째서 반납율이 저조할까? 한마디로 운전면허를 반납한 뒤의 생활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각 지방정부들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10~2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 등 혜택을 제공한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낙후 지역에서 교통카드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이 자주 운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혜택보다 생활불편이 더 크다고 한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의 말처럼 “경기도에서 수원시나 용인시 등 대도시는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하지만 고령층이 밀집된 지역은 1시간에 버스 1대가 오는 등 교통편에 불편함이 많다. 고령층이 운전면허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고령층은 시력 저하 및 반사신경 둔화로 운전 중 돌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사고들도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헷갈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고령층이 면허를 반납할 수 있도록 혜택을 강화하고 대중교통을 증설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뿐 만 아니라 운전을 하지 않으면 살아 갈 수 없는 생계형 고령 운전자도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증가하는 고령자 운전 사고로 인해 “나이 들면 운전을 그만둬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는 노인들의 절박한 사정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장착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공감을 얻고 있는 만큼 다방면의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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