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지방공기업으로는 최초로 재무정보의 신뢰성 확보와 부패 방지, 자산 보호를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회사 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가장 강력한 회계 시스템이다. ‘외부감사법’에 따른 해당 제도의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님에도 GH가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은 상당한 용단이다. GH의 선진적 결정이 공기업들을 포함한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큰 분기점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이번에 GH가 도입한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우선 1단계 도입 수준이다. 내년에는 재고·유형자산을 포함한 2단계, 2027년에는 기타 프로세스까지 확장하는 3단계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도 도입을 통해 GH는 자금·결산 분야를 중심으로 회계 절차를 표준화하고, 업무 흐름과 검증체계를 정비함으로써 재무 보고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높였다. 또 외부 회계법인의 검토를 통해 대외적인 신뢰성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회사의 재무제표가 회계 처리 기준에 따라 작성·공시되었는지에 대한 합리적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회계 시스템을 관리하는 제도다. GH는 ‘외부감사법’에 따른 해당 제도의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으로서의 신뢰 강화를 위해 지방공기업 최초로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만만치 않다.
공기업의 회계 투명성은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부채관리, 투자의사 결정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다. 회계 정보 신뢰성 부족은 공공요금 산정, 경영평가, 부채관리 등에서 왜곡을 초래하며, 국가신인도 하락과 자본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역대 정부와 지자체는 회계 관리 강화와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을 통해 투명성 확보에 주력해왔다.
지난 2024년에는 지방공기업법 개정으로 회계감사인의 전문성·독립성 확보, 회계규정 위반 시 제재 근거 마련, 부정청탁·금품수수 처벌 강화 등 투명성 제고 방안이 도입됐다.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와 같은 제도도 시행되고 있으나, 이익조정 억제 효과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공기업의 회계 투명성은 국민 신뢰와 국가경쟁력에 직결되므로, 실질적 효과와 실효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점검과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행법은 상장사와 자산 1천억 원 이상(직전 사업연도) 비상장사에게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외부감사인 검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유한회사와 법상 요건에 해당되는 특수목적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적용에서 제외된다. 미국과 일본은 내부회계관리제도(ICFR) 적용 대상을 상장사로 한정하고, 비상장사는 적용 제외하고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은 내부통제제도 구축의 핵심 요소다. 예를 들어, 퇴직금 계산에서 일차적으로 인사부서 담당자가 근로계약서상의 조건들에 기초하여 퇴직금을 계산한 다음 책임자가 이를 확인해 회계부서에 제출한다. 그러면 회계부서에서 전표를 입력하고 해당 전표를 또다시 책임자가 확인하는 등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들에 대한 다중적 내부통제제도가 구축되는 것이다.
우리 공기업들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감사원이 2024년 연간 감사 계획에 따라 실시한 공공기관 결산 및 회계감사 운영실태 감사에서 매입·매출, 충당부채, 이연법인세, 투자주식, 유·무형자산 등의 회계 처리에서 적지 않은 ‘부적정’ 사례가 지적된 바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GH가 선진적인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을 천명한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GH의 용단이 국가 및 지방공기업들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제고하는 소중한 전환점으로 작동하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기업으로서 ESG 가치를 내재화하고, 지속 가능한 혁신기관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김용진 GH 사장의 다짐에 기대와 성원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