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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공연] 이국적인 '튀르키예'에서 펼쳐지는 '기억과 감정의 풍경'

오는 2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서 연극 '터키 블루스'
배우 전석호, 김다흰 등 출연…우정 통해 관계의 의미 질문 던져

 

“Es its gud. 참 좋다.”

 

2013년 초연 이후 관객을 기억과 감정의 풍경으로 이끌었던 연극 ‘터키 블루스’가 10년 만에 또 한번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여행과 음악, 그리고 오래된 우정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관계의 의미와 삶의 태도를 조용히 되묻는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해버린 사람과 변하지 않은 감정 사이의 간극은 무대 위에서 담담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전해진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전석호와 김다흰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여기에 박동욱·임승범·김영욱이 퍼커션과 리듬 악기를 맡아 극의 호흡을 이끌고, 권준엽은 베이스 기타를, 정한나는 건반 연주를 담당해 무대 위 음악을 완성한다. 연주자들은 단순한 반주를 넘어 극의 정서와 리듬을 이끄는 또 하나의 서사 장치로 기능한다.

 

이야기는 신비로운 나라 튀르키예에서 시작된다. 

 

자유로운 영혼 ‘주혁’은 여행의 장면 속에서 어린 시절 친구 ‘시완’을 떠올리고, 시완은 자신만의 콘서트를 열며 주혁과의 기억을 다시 불러낸다. 

 

두 인물의 기억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교차하고, 그 과정에서 말하지 못했던 감정과 외면해 온 진심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작품은 뚜렷한 사건보다 기억의 파편과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서사를 구축한다.

 

'주혁' 역의 전석호는 절제된 감정 표현과 현실적인 호흡으로 인물의 내면을 밀도 있게 쌓아 올린다. 

 

 

공연 시작 전 무대에 먼저 등장해 감정선을 정리하는 그의 모습은 극에 대한 몰입과 인물에 대한 이해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말수는 적지만 침묵 속에 축적된 감정은 작은 표정 변화와 시선 처리로 전달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평범하고 안정적인 엘리트 ‘시완’을 연기한 김다흰은 감정에 솔직하고 직관적인 태도로 극의 흐름을 주도한다. 

 

밝음과 불안이 공존하는 인물은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날카롭게 주혁의 내면을 흔든다. 두 배우의 대비는 관계의 균열과 긴장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작품의 감정적 밀도를 높인다.

 

주혁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대사는 관객의 익숙한 기억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두 인물이 오랫동안 회피해 온 진심을 마주하게 한다. 

 

작품은 화해나 구원이라는 단정적인 결론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불완전한 관계 속에서도 함께 존재하고 버텨가는 삶의 태도를 조심스럽게 제안하며 관객 각자의 기억과 경험을 불러낸다.

 

무대 연출은 절제를 바탕으로 인물의 내면과 관계의 균열을 섬세하게 시각화한다. 

 

 

계단과 단상 등 최소한의 공간 구성과 제한된 소품은 감정과 서사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튀르키예를 연상시키는 엔틱한 풍등과 드림캐처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기억의 공간을 상징적으로 구현한다.

 

단상을 활용한 연출은 현재와 회상을 자연스럽게 구분하며 동일한 공간 안에서도 시점의 차이를 분명히 드러내 서사를 이어간다. 

 

또 전석호와 김다흰이 2025년 다시 찾은 튀르키예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을 배경으로 활용해 관객이 실제 튀르키예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전달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조명은 푸른 계열을 중심으로 변주되며 자유로움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정서를 형성한다. 장면마다 달라지는 밝기와 명암 대비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 인물의 심리 변화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컬러감 있는 의상을 입은 주인공들과 검은 정장 차림의 밴드가 이루는 대비는 시선을 자연스럽게 인물의 서사로 집중시킨다. 

 

 

‘침묵’과 ‘멈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출은 감정의 여백을 확장하며 관객이 인물의 마음을 따라가도록 만든다. 단순한 동선만으로도 관계의 불안정함과 감정의 깊이가 또렷하게 드러난다.

 

이외에도 김다흰과 밴드가 함께 부르는 ‘러브송’, ‘TURKEY BLUES’ 등 서정적인 음악은 인물의 기억과 감정을 한층 풍부하게 확장한다. 여행으로 기억하고 음악으로 추억하는 이 작품은 관객 각자의 과거를 불러내며, 무대 밖에서도 긴 여운을 남긴다.

 

연극 ‘터키 블루스’는 오는 2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예매는 NOL티켓에서 가능하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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