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내부조차 비판 여론이 압도한다. 국제사회는 이 전쟁이 정당한 명분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주조다. 스페인은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분명했다.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영국 역시 이란 공습을 위해 자국 공군기지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처럼 국제정치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국 언론의 전쟁보도는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 신문들을 보면, 한국 언론의 전쟁보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응축해 보여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극적 제목과 단순화된 서사다. 조선일보 3월 2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트럼프, 단 한번 공습에 ‘37년 철권 통치’ 끝냈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가 권력을 승계했고, 전쟁은 장기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도한 단순화였다.
같은 날 5면 머리기사 ‘압도적 군사력으로 세계에 ‘FAFO’를 보여줬다’는 표현까지 제목에 등장했다. FAFO는 ‘까불면 죽는다’는 속어다. 전쟁은 수많은 민간인의 생명과 삶을 파괴하는 비극적 사건이다. 국제질서 전체가 흔들리는 중대한 문제를 ‘전쟁 게임’처럼 소비하는 표현은 언론의 책무와 거리가 멀다.
전쟁의 맥락과 원인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도 드러냈다. 같은 신문 3일자 ‘트럼프가 중동 대전환을 노렸다’는 식의 설명이 등장하지만,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으며 정교한 전략보다는 즉흥적 결정이라는 평가도 많다. 전 세계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특정한 해석을 단정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신중치 못했다.
더 나아가 이란 공습이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도를 높였다는 식의 해석도 등장했다. 그러나 미국 핵안보 전문가들 가운데 상당수는 북한이 한국에 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미국이 핵보복을 단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런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소개하지 않은 채 특정 정치적 해석만을 강조했다.
이 신문의 독자권익위원회도 이 내용을 3월 13일 지면에서 이런 보도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내부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는 사실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동시에 한국 언론의 전쟁 보도가 얼마나 자극적 프레임에 쉽게 빠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미국은 그럴 수 있고 그래도 된다’는 칼럼도 많은 독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국제법과 유엔 체제, 그리고 전쟁의 정당성이라는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강대국의 군사행동을 사실상 정당화하는 듯한 논조는 국민 상식을 크게 벗어났다.
전쟁 보도는 단순한 국제뉴스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 국제질서, 그리고 평화의 문제를 다루는 가장 무거운 저널리즘 영역이다. 전쟁을 자극적 제목과 군사적 승패의 서사로 소비하는 보도는 결국 독자들에게 왜곡된 현실을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언론은 전쟁을 ‘사람과 국제질서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 민간인 피해, 난민 문제, 국제법 논쟁, 외교적 해법 등 다양한 맥락을 보여주는 것이 전쟁 보도의 기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