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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있는 배우 '신하균'을 만난다

2005년 8월 영화계를 뒤흔들고 있는 배우 '신하균'.
그의 수줍은 미소 뒤에 영화를 향한 열정은 끝이 없는 듯 하다.
특히 이번달에 들어선 '웰컴투 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의 주연으로, '친절한 금자씨'의 카메오로 그 모습을 드러내 동분서주 '홍길동'이 따로 없을 정도다.
여기에 지난 4일 영화 '예의없는 것들'의 벙어리 킬러역을 선택해 8월 중순께 크랭크 인을 앞두고 있다.
조각처럼 잘 생긴 얼굴, 멋진 몸매를 자랑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자신만의 색깔로 관객을 사로잡는 그의 어느 곳에 배우의 열정이 숨어 있을까.
그 매력을 그의 영화속 캐릭터를 통해 찾아보자.

#98년 기막힌 사내들로 영화계 첫발

신하균의 데뷔작은 장진 감독의 작품 '기막힌 사내들'(1998년)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자살중독증에 걸린 그러나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진짜 불행한 사람역을 맡았다.
2년에 3작품꼴로 출연하고 있는 그를 관객에게 각인시킨 작품은 단연, '공동경비구역 JSA'를 꼽는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벌어진 남북 병사의 총격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미스테리 성격의 휴먼 드라마.
여기서 신씨는 착한 심성의 북한병사 정우진역을 열연하며 순진한 연기를 펼쳤다.
그의 순수한 모습은 관객이 그를 기억하는 가장 강력한 '코드'로 자리 잡았다.
이후 그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본격적으로 주연 배우로 나선 작품 '킬러들의 수다'에선 신현준, 원빈, 정재영 등과 함께 '천상 킬러'로 나섰다.
단순하게도 보이고 다혈질적으로도 보이는데 그런 이의 모습에서 볼 수 있는 인간적인 심성을 보여줬다.
배우로서의 질주는 끝이 없다.
'우리형(2004)', '지구를 지켜라(2003)', '복수는 나의 것(2002)'에서 각각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영화들 속에서 그에 대한 설명이 뭐가 필요있으랴.
그는 '우리형'에선 어려서부터 '내신 1등급'의 모범생이자 동생과 삼각관계를 갖는 형으로, '지구를 지켜라'에선 지구의 위기에 물파스 하나로 외계인과 맞서는 인물 병구를,'복수는 나의 것'에선 청각장애인 유괴범(?)을 각각 맡아 열연했다.
그가 매번 폭이 큰 변신을 거듭하면서도 한치 어색함이 없었다.
'간첩 리철진'에게 주먹 휘두르는 법을 배우던 문제아가 위태로운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천상의 미소를 지어보이던 북한군으로 점프할 때도, '복수는 나의 것'을 속으로만 되뇌이던 청각장애 청년이 홍수처럼 말을 쏟아내며 '지구를 지켜라'라고 외계인 납치에 나설 때도 그랬다.
신하균은 거짓말처럼 캐릭터에 '쏙' 녹아들어 그만의 세계를 만들어갔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낸 인물을 만나며 관객도 그에게 '쏙' 빠져 버렸다.

# "벙어리 킬러로 다시 돌아온다!"
2005년 8월.
신하균에게는 최고의 달로 장식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개봉한 '웰컴 투 동막골'을 비롯해 12일 개봉 예정인 '박수칠 때 떠나라', 카메오로 출연한 '친절한 금자씨' 등 3편이 모두 올 여름 극장에 걸리게 됐다.
한해 세편의 영화를 끝낸 그는 이제 또 다른 영화로 변신을 선언했다.
지난 4일 영화 '예의없는 것들'(각본/감독 박철희)을 선택한 것.
그가 맡은 역할은 '벙어리 킬러'.
주인공 벙어리 킬러는 '쪽 팔리게' 혀 짧은 소리를 내는 대신 차라리 벙어리로 사는 것을 택하고, 의미 없는 살인이 아닌 예의 없는 놈들만 골라 멋지게 처치하는 인물이다.
영화 '예의없는 것들'은 말 많은 세상에서 벙어리로 살아가는 한 킬러가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과 맞선다는 내용.
벙어리 킬러가 세상과 싸우는 방식을 영화에서는 화려하고 정열적인 분위기로 담아낼 예정이다.
또한 벙어리 킬러를 비롯한 주변의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삶의 진한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특별히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고 밝힌 신하균은 또 다시 일상적이지 않은 캐릭터로 관객을 찾을 것이다.
그 새로운 모습에 관객은 어김없이 녹아들까.
신씨의 '맛'을 본 이상 그를 외면하기는 힘이 들 것으로 보인다.
홀로 자신의 '맛'을 만들어낸만큼 '숙성'도 완벽하게 이뤄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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