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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오산 찾은 지하철1호선

한국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 극단 학전의 '지하철1호선'.
이 작품은 김민기가 번안, 연출한 것으로 1994년 초연 이후 11년동안 3000회 가까이 되는 공연을 통해 55만여명이 관람한 한국 뮤지컬의 대표작이다.
지난 10일 오산문화예술회관을 찾은 '지하철1호선' 운행자들은 많은 시민의 즐거운 탑승을 위해 안전점검이 한창이었다.
공연장 여기저기 배우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조연출이자 극중 노숙자역을 맡고 있는 이황의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지하철 1호선의 원작인 독일 그립스 극단의 동명 뮤지컬(원제 Linie Eins)이 한국식으로 처음 선보였을 때에는 그 첫느낌이 '낯설고 거칠었다'고 전한다.
환상과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뤘던 뮤지컬에 노숙자와 창녀 등 삶의 어두운 모습이 극을 채웠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롱런히트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대해 이씨는 "관객들이 잘 아는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우리가 놓치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라며 "5인조 밴드 '무임승차'의 라이브 연주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막이 오르자 흡사 록 밴드의 콘서트장인양 강렬한 사운드가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어 연변처녀 '선녀'와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공갈범, 잡상인 등 우리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출연해 이씨가 말한 그 매력이 약3시간 동안 펼쳐진다.
그동안 관객은 주인공 '선녀'의 순수한 눈으로 20세기 말 한국사회의 황폐한, 그러나 희망이 살아숨쉬는 곳곳을 살핀다.
사실 관객이 뮤지컬에서 기대하는 열정적 박동을 느끼지 못한 채 슬프고도 안타까운 심정으로 그 긴 시간을 함께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객석의 자신이 무대 위에 누군가와 닮은 꼴임을 깨닫게 만드는 극의 흐름은 관객과 작품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이라 하겠다.
이씨에 따르면 이제 지하철1호선은 끝없는 재점검을 통해 '굳히기 작업'에 들어갔다.
이 뮤지컬은 멀티미디어 영상 등 더욱 감각적인 극으로 완성도를 높인 가운데 덕양 어울림누리,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등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최근 대학로에서 창작 뮤지컬붐이 일고 있다고는 하나 외국작 복사공연이 주를 이루는 한국 뮤지컬계에서 '지하철1호선'은 앞으로의 갈 길을 보여준다.
뮤지컬도 소극장 공연 전문화를 통해 관객을 확보하고 열정적 창작 작업이 수반되는 것이 바로 그것.
끝없는 실험정신으로 '지하철1호선'이 한국 창작 뮤지컬계 반짝이는 등대가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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