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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문집은 과거를 기억하고, 상처를 잊지않고 반성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안간힘과 안타까움과 문득문득 편해지려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왔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시인 겸 소설가 유용주(45)씨가 두 번째 산문집 '쏘주 한 잔 합시다'(큰나)를 펴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느낌표!'에서 선정된 베스트셀러 산문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이후 5년 만이다.
책 속에 '쏘주 한 잔 합시다'라는 제목의 산문이나 관련 내용은 없다.
다만 책에 수록된 글 전반에 걸쳐 '쏘주' 한 잔이 생각나게 만드는 내용은 많다.
유용주씨가 이러한 제목의 책을 출간한 뒷 이야기도 재미있다.
출판사 '큰나'에서는 책 제목의 저작권을 먼저 등록한 뒤 이것에 어울리는 작가를 물색한 것.
결국 출판사에서 그 제목에 어울리는 작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막노동으로 밑바닥에서부터 문학을 시작한 유용주씨가 낙점됐다.
저자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중국집 배달원, 구두닦이, 벽돌공, 우유배달, 막노동 등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
이제 마흔을 훌쩍 넘긴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인생의 소소한 경험을, 때론 문학과 삶의 관계를 들여다봤다.
책은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군 입대를 앞두었던 막막한 즈음에 경험한 하룻밤의 풋사랑을 회고하며 저술한 짧은 이야기를 시작으로, 동료 시인 이정록·이면우·이원규씨의 시집과 산문집을 읽고 쓴 글들이 1부에 포함돼 있다.
2부는 이 책에서 가장 매력있는 부분이다.
지난 4월 중하순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에 타고 안상학·박남준·한창훈 등의 문인들과 함께 17일 간 항해하면서 쓴 일기체의 글들로 채워져 있다.
한 마디로 그들의 항해일지인 셈.
오고가는 걸쭉한 농담과 넉살로 이들 일행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독자가 함께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3부는 일상에서 건져올린 경구들을, 4부는 가족사와 문학수업을 주제로 한 비교적 짧은 산문들을 담았다.
특히 책 전반에 걸쳐 펼쳐지는 많은 글들속에는 유씨가 생각하는 삶과 문학의 관계가 드러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거듭 강조하지만 좋은 삶에서 좋은 문학이 나온다."(p.51)와 같은 문구는 독자의 맘을 움직인다.
이렇듯 그의 책 속에는 한 인간의 삶이 온전히 드러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오늘은 '쏘주' 한 잔이 무척이나 땡기는 날이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이들과 함께하는 그 한 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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