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떤 음악을 듣고 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여러 가지 대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본인의 취향이 매우 확고하여 한 장르의 음악만 고수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고, 또 누군가는 조금 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유연하게 음악을 즐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몇 해 전까지는 힙합 음악이 그리고 요즘처럼 트로트 음악이 사정없이 울릴 때면,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당시 유행하는 음악을 저항 없이 듣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 본다. 몇 해 전 무한도전의 ‘토토가’ 열풍이 불었다. 연일 그 프로그램에 관한 기사의 링크와 시청 소감 그리고 추억담을 이야기하느라, 사람들의 SNS 타임라인은 꽤 분주했다. 한 세대 전의 음악이 전국의 거리에 흘러나왔고, 나이로 볼 때, 그 당시의 문화를 향유하지 못했을 법한 연령대의 친구들이 그 노래들을 흥얼거렸다. 이 현상은 프로그램의 기획력과 파급력만으로 치부하기에는 상당히 강력했으며, 드라마나 가요의 복고 혹은 레트로의 열풍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 예견했던 당시의 분위기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얼마 전 음원 발매와 함께 차트를 점령한 ‘싹쓰리’ 역시 결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는데, ‘토토가’의 킬링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과거의 모
지난주 록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에 대해 글을 쓰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미처 이야기하지 못했던 영화 그리고 음악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이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No.1을 말하라면 주저 않고 로버트 저메키스(Robert Zemeckis) 감독의 1985년작인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를 꼽는데, 이 영화뿐 아니라 또 다른 그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에서도 기본적으로 록 음악이라는 소재가 아주 중요한 매개로 사용된다. 시대상의 반영이라는 면에서 보면 당시 록 음악이라는 것이 비중 있게 다뤄질만한 소재이기에, 이 시절을 묘사한 영화나 드라마에는 빈번히 등장해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시대를 반영한 록 음악 관련 영화들을 보다 보면 대부분의 영화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여 크고 작은 역할을 하는 집단이 있다. 그들은 바로 열성적으로 록 밴드의 공연장을 쫓아다니는 극성팬들을 말하는 ‘그루피(Groupie)’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낯선 단어이지만, 아이돌 팀들을 열심히 쫓아다니는 ‘오빠부대’ 혹은 ‘사생팬’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물론 단체복과 풍선 그리고 커다란 망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있다. 그중에서는 스토리를 음악으로 끌고 가는 영화도 있고, 음악과 관련된 상황을 그린 영화도 있으며, 음악이라는 환경 안에서 벌어지는 사랑을 담은 영화도 있다. 또한 뮤지션의 일대기라던가 위에서 언급한 여러 종류의 드라마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그려진 영화 역시 존재한다. 아무래도 나의 직업이 직업인지라 웬만한 음악 영화는 놓치지 않고 보려고 하는데,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실존 인물이나 상황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면 그 고증이 얼마나 잘 되었는가를 우선하게 되고, 배우와의 싱크로율 역시 유심히 지켜본다. 그리고 창작극의 경우에는 과연 저 스토리가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를 다뤘는가에서 시작하여, 연주하는 장면에서의 입과 손의 싱크라던가 악기와 공연장의 디테일 심지어는 마이킹의 위치까지 세심하게 보는 편이다. 록 음악이라는 주제로 범위를 좁혀 생각나는 대로 몇 편 꼽아 보자면, 퀸(Queen)과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2018)’가 있고, 기타 신동을 그린 영화 ‘어거스트 러시(August Rush, 2007)’의 조너선 리스
누군가를 위한 노래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곡으로는 1985년에 발표되어 아프리카에서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인 USA for Africa -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가 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을 필두로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밥 딜런(Bob Dylan), 레이 찰스(Ray Charles),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 등 40여 명의 당시 최정상의 가수들과 프로듀서 퀸시 존스(Quincy Jones)가 한자리에 모여 외쳤던 ‘세계는 하나’는 역사상 가장 빨리 팔려나간 앨범이자 80년대를 장식한 최다 판매 싱글 음반이 되었고, 그로 인해 2억 달러가 모이게 된다. 이 곡 하나로 전 세계의 이목을 에티오피아로 집중시킨 것이다. ‘위 아 더 월드’에 코러스로 참여한 사람 중 눈에 띄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밥 겔도프(Bob Geldof)이다. 그는 2018년 개봉해 선풍적인 퀸(Queen) 신드롬을 몰고 왔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의 대
스마트 기기의 보급과 함께 방송이 가능한 플랫폼들이 생겨나며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했다. 그로 인해 콘텐츠의 흡수 속도와 정보 전달의 호흡이 빨라진 지금, 다양해진 주제와 개성 있는 표현 방식으로 만들어진 미디어들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취사선택되고 있다. 아울러 짧은 길이의 영상 클립과 같이 자신의 창구를 통해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볼륨의 미디어가 대세를 이룬다. 몇 해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유튜브와 넷플릭스 시장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러한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시청하는 이들에게 맞춤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며, 더욱 단단한 팬층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디어의 소비 형태가 변화한 것이다. 이에 반해 전통적인 미디어 매체인 지상파 방송국들은 점점 외면받고 있다. 사실 지상파의 위기설은 몇 해 전부터 대두되었다. 기존의 TV 매체들이 뒤늦게 OTT(Over The Top)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작, 편성에 있어 보수적이다. 시스템 특성상 속도 및 개인화 면에서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청자의 감소세는 비교적 빠르게 느껴진다. 게다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 세대의 트렌드와 광고 시장의 변화
생존. 요즘 들어 이 생존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려온다.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논하는 학자나 전문가들의 코멘트도 많아졌고,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SNS를 통해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의 생존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이는 창업, 부동산의 투자나 주식의 매수, 매도 시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어제의 경제적 생존 전략과는 다른 의미와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매일 같이 아침 TV 방송에서 보이는 전문의들의 건강 상식에 관한 이야기도 생존의 관점에서 보면 그 궤를 같이 하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건강이라는 부분 역시 그 피로도가 상당히 증가했다. 우리 모두가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는 지금, 생존 전략이라는 것에 대한 실마리와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각자가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펄(Pearl)이라는 드럼 브랜드가 있다. 1950년대에 설립되어, 야마하(Yamaha), 타마(Tama) 등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드럼 제조사 중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엔도서(Endorser)를 가지고 있는 회사이며, 전설적인 밴드 토토(Toto)의 제프 포커로(Jeff Porcaro), 딥 퍼플(Deep Purpl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의 공연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전과 같이 공연을 실행하기도 관람도 힘든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물론 온라인 콘서트와 같은 대안의 공연이 이뤄지기는 하지만 그 역시 대안일 뿐이다. 현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좋은 모니터와 오디오 시스템을 갖춰도 실제의 느낌과는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속에서, 나는 예전의 기억을 하나 꺼내보고 싶어졌다. 2015년 5월 2일 나는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내 올림픽 주경기장에 있었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보기 위해서 일찌감치 자리를 틀고 그를 기다렸던 것이다. 그날의 인파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폴 매카트니와 비틀스(Beetles)의 오랜 팬부터 어렴풋이 히트 넘버들을 몇 곡 알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부모 손잡고 따라온 아이들까지 약 4만 5천 명이 집결했다. 단독 콘서트로 이 정도의 티켓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국내외 아티스트가 몇이나 되겠나 싶었다. 공연 전에는 사실 반신반의했다. 아무래도 그의 나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지난 타국 투어에서의 긴 러닝 타임을 비슷하게 한다고 했을 때, 그 넓은
요즘 인터넷 밈(Internet Meme) 혹은 밈(Meme)이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밈이란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가 1976년 그의 저서인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처음 도입한 단어로, 유전자의 영향 없이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전해지는 문화적 특징이나 행동 유형을 뜻한다. 아울러 인터넷 밈은 밈의 하위 개념으로, 인터넷을 통하여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무작위적으로 모방, 변형, 복제되는 형태를 말한다. 1일 1깡. 비는 올해 ‘깡’으로 대중들에게 강제 소환 당했다. 양준일을 위시한 속칭 탑골 가요의 음원 역주행과는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각종 뮤직비디오 패러디가 쏟아지면서, 3년 전 노래 ‘깡’이 순식간에 인터넷 밈으로 자리 잡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당시 다소 과장된 춤과 넘쳐나는 자의식을 표현한 시대착오적 가사에 등을 돌렸던 대중들이었기에, 지금의 이 현상은 더욱 묘한 감정을 자아낸다. 요즘 비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예전 80년대의 최고의 스타에서 어느 순간 홀연히 모습을 감춘 가수가 생각난다. 바로 릭 애슬리(Rick Astley)이다. 당시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