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교사의 죽음 지난 주 20대 청년들의 사고와 안타까운 죽음이 전해졌다. 그 중 하나는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그의 죽음에 여러 무성한 추측들이 있고, 추모 열기 또한 뜨겁다. 겨우 2년 차에 그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사실에 대한 진상은 아직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개인적인 일로 ‘마지막 시간’을 ‘학교’로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교사로서 첫 출발을 하고 담임을 맡고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초기 혼란에 대한 언론의 책임 그가 죽음의 공간으로 학교를 선택함으로써 개인을 넘어 사회적 의미로 확장되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추모하고 더 안타까워하는 듯하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전에 소셜미디어에서는 ‘힘’ 있는 누군가가 언론 보도를 막고 있다고 하고, 도를 넘은 학부모들의 갑질이 그 원인일 것이라는 말들이 있었다. 사실 여부를 알기 어려운 확실하지 않은 정보들이 난무했다. 언론이 취재를 통해 제대로 확인한 정보를 보도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사실과 비(非)사실이 섞이게 마련이다. ‘자살 보도 준칙’이나 ‘2차 가해’에 대한 우려 등이 그 이유일 수 있으나
문화재청은 지난 7월 11일 몽양 여운형 선생(1886~1947) 장례식 만장(挽章)의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문화재청이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결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몽양 여운형 장례식 만장’은 근대기 중요 인물인 여운형(1886~1947)의 장례식 (최초 인민장, 1948년 이후 국민장)에 사용된 유물이다. 만장이란 망자의 덕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추모하는 글을 비단이나 종이에 적어 깃발로 만든 것으로 여운형의 죽음에 대해 개인, 노동단체, 상인회, 종교단체, 여성단체 등 각계각층이 애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독립운동과 좌우대통합을 위해 노력한 여운형 선생의 정신 의지 사상 등을 기리고 해방공간이라는 특수한 시대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 이번에 몽양 선생의 만장이 문화재로 등록되면 문화재로는 두 번째로, 근현대 문화재로는 첫 번째로 등록되는 만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만장 문화재는 16세기 중엽 조선시대 경남 진주 지역에서 살았던 류한(柳漢) 묘소에 부장된 9점의 만장이었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몽양 선생의 만장은 무려 117점에 달하고 그 시기도 1947년이라는 점에서 규모와 시기 면에
오염수 방류 임박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를 위한 터널 공사가 완료되었다는 보도이다. 이대로라면 방류가 임박한 상황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가 원전 오염수와 관련된 최종보고서에 심각한 문제 제기가 없으면 일본 정부는 방류를 시작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은 단식 농성을 통해 방류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고, 어민들은 어업에 미칠 영향이 심각할 것이라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여권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의견과 국민적 우려에 대해 ‘광우병 사태’에 빗대어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다. 과학은 무엇인가 많은 어린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과학자를 꿈꾼다. 아인슈타인 같은 물리학자,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하는 로봇과학자, 누리호 발사 성공을 보면서 우주과학자가 되고 싶어한다. 대체로 물리학의 자연과학과 컴퓨터공학 등 응용과학 분야이다. 그런데 과학은 이러한 분야나 영역으로만 구분되지 않는다. 특정한 분야로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이 얼마나 과학적이냐는 것으로 과학을 정의할 수 있다. 그래서 자연 환경에 대한 탐구 학문을 자연과학, 운동과 스포
“제2경춘국도 가평고 학습권 침해 총동문이 똘똘 뭉쳐 막아내자!” 가평읍 내에 최근 걸린 현수막이다. 이에 앞서 가평고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그리고 입학 예정학생과 예비학부모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이 도로의 설계를 변경해달라는 탄원서 서명 활동을 시작했다. 가평고 바로 옆을 지나가는 것으로 설계된 현 노선은 공사 중은 물론 공사 후에도 소음 및 분진으로 학습권의 심각한 피해를 만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평고는 기숙사 운영고인데 도로는 기숙사 바로 옆을 지나는 것으로 설계돼 있다. 학생들의 야간 자기주도학습 및 숙면도 방해받을 것이다. 가평고는 매년 실시되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장 운영교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서 수능시험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수능시험을 볼 때 소음이나 예기치 않은 사고로 방해를 받는다면 그 피해는 해당 학생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다. 가평군 관내 수험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시험을 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가평고로 진학하고자 했던 학생을 둔 가족은 가평군을 떠나는 상황도 발생할 것이다. 대학 하나 없는 가평군에서 최고 교육기관 역할을 했던 가평고의 쇠락은 물
오염수 대 처리수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된 뉴스가 연일 보도 되고 있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 계획을 실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시찰단이 방일 길에 올랐다. 그저 견학 수준이어서 들러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도 있고, 오염수를 처리하는 과정에 대해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서 시찰단이 어떤 역할을 할지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처리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우리 언론들은 ‘오염수’로 부르고 있다. 오염수일까, 처리수일까. ‘처리수’ 명명의 효과 언어는 프레임(frame)이다. 프레임 안에서 사고하도록 하는 영향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일본에서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기술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방사성 물질을 제거했으므로 처리수라고 사용한다. ALPS를 통해 처리가 되었으므로 이후의 오염수 농도가 낮아져 처리수로 부른다는 주장이다. ‘처리수’로 명명함으로써 과학적으로 처리되어 바다로 방류하더라도 듣는 청중에게는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심리적 효과가 있다. ‘처리수’와 ‘오염수’에는 과학이 있고, 국제 정치가 작동
도시화, 산업화 시기에 도시는 과식했고 촌은 결식했다. 그래서 도시는 너무 먹어서 생기는 병에 걸렸고, 촌은 너무 못 먹어서 생기는 병에 걸렸다. 최근 큰 사회적 문제가 된 전세 사기가 도시가 걸린 중병이라면 지방소멸의 문제는 촌이 걸린 중병이다. 이번 전세 사기의 피해자는 대부분 도시에 몰려있는 청년들이다. 이 청년들은 어디서 온 청년들일까? 돈을 좇아 도시로 간 촌의 청년들이 어떻게든 살 집을 구하려다 피해를 본 것은 아닐까? 경기도 31개 시군의 소득순위와 청년 인구 비율을 비교해봤다. 놀라운 상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2년 경기도 사회조사의 월평균 가구 총소득 400만원 이상 소득 비율 하위 4개 시군은 28위 가평군, 29위 여주시, 30위 양평군, 31위 연천군이다. 경기도청 주요통계(2022.4분기)의 경기도 청년(19세 이상 34세 이하) 인구 비율의 하위 4개 시군을 보면 28위 연천군, 29위 여주시, 30위 가평군, 31위 양평군이다. 약간의 순위 변동은 있으나 4개 시군이 정확히 일치한다. 소득이 낮은 지역에 청년들도 적게 사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얘기다. 경제적으로 자립을 하려는 청년들이 돈벌이가 안되는 곳에서
우리 주변의 수많은 슬로건들 일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슬로건이나 표어, 브랜드에 노출될까요. 집을 나서면 거리 곳곳에서 상점 간판이나 현수막을 마주하게 된다. 상품명, 표어 등이 은연 중에 스쳐 지나간다. 건물이나 아파트 이름도 보인다. 거리뿐이랴. 각종 이벤트와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모바일 기기의 콘텐츠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유심히 들여다보면 우리말보다 외국어 특히 영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이 드러난다. 잘 지어진 것들도 있지만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들도 많다는 점이다. 통하는 소통 원리 언어는 소통이다. 사회 구성원간에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커뮤니케이션의 원리가 잘 작동하여야 한다. 우선은 전달성과 간결성이다. 사용되는 단어나 표현이 구체적이어야 힘이 있다. 애매모호하지 않고 그 의미가 바로 전달되고 듣는 사람에게 인지되어야 할 것이다. 엘지그램 LG gram. 미디어 광고나 전철역에서 쉽게 보았던 브랜드이다. 노트북 컴퓨터는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목적이 강하다. 그래서 그 무게는 제품의 매우 중요한 특성일 것이다. 이 브랜드는 Kg(킬로그램)보다 gram(그램)을 사용함으로써 그 특성을 전달하는 데는 꽤 성공적이었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 유산 15개 가운데 조선 시대 임금이 살았던 창덕궁, 묘소인 왕릉, 그리고 제례를 지내는 종묘가 포함돼 있다. 놀라운 것은 조선 태조에서 순조에 이르는 왕과 왕비의 능 40기가 모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왕릉이 서울, 경기, 강원에 흩어져 있지만 모두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고, 세계에서도 찾기 힘든 자연과의 조화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전례에 힘입어 현재 경기도, 충청남도, 경상북도는 조선 임금의 태실(胎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태실은 탯줄을 묻은 곳이다. 조선 왕실은 태(胎)가 그 주인의 안녕은 물론 국운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왕자와 공주의 태를 격식에 따라 잘 보존한 뒤, 전국의 명당자리를 찾아 태실을 만들었다. 그 후 태실의 주인공이 왕위에 오르면 화려한 석물(石物)로 다시 치장하는 가봉(加封)을 해 더욱 엄격히 보존했다. 이런 왕실의 장태(藏胎)문화는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유산이라고 한다. 일제는 조선의 기운을 뺏고자 이 태실을 훼손하고 태를 한곳에 모아놓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현재 서삼릉의 태실이다. 이렇게 훼손
뉴스가치의 요소들 기자는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취재하고 뉴스화한다. 그렇다고 세상만사 모든 일이 뉴스가 되지는 않는다. 기자의 눈에 뉴스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건은 뉴스가 되지만 어떤 일들은 전혀 보도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뉴스화 결정에는 여러 요인들이 작용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뉴스가치론(news value)’이다. 대중들이 알 만한 가치가 있고 또 기자가 알릴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어떤 일이 뉴스로 알려지는 데에는 공중과의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해당 사건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거나 관련된 인물이 유명하며 자주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면 뉴스화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뉴스가치’에는 영향성, 저명성, 희귀성, 인간적 흥미 등의 요소가 있다. 그러니까 뉴스에는 이런 뉴스가치 요소가 최소한 하나는 있는 것이다. 최근 유명 쇼핑호스트가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고 있다. 홈쇼핑방송을 진행하면서 음식을 먹기도 하고, 생방송 중에 비속어를 사용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보도에는 어떤 뉴스가치적 요소가 있는 것인가. 쇼핑호스트의 공인성(公人性) 우선 영향성이다. 쇼호스트라고도 불리는 쇼핑호스트는 홈쇼핑방송에 출
가평군청 본청 실내 안내판이 얼마 전 바뀌었다. 그런데 왠지 새것 같지 않고, 때가 묻은 것 같기도 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안내판 한쪽에 이런 문구가 있다. “이 안내도는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업사이클하여 만들었습니다.” 이 문구를 보자 새 안내판이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를 알았고, 이어서 이전에 보도됐던 기사의 제목들이 연이어 떠올랐다. “한국,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세계 3위”, “1인당 섭취 미세플라스틱, 매주 신용카드 1장 분량”, “2025년 인천시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종료”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는 이제 턱에 차 있다. 해양오염의 주범 중 한 나라로 우리나라가 거명되고,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의 생명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편하게 갖다 버리던 쓰레기장도 곧 문을 닫고 “앞으로는 너희 집 쓰레기 너희 집에서 처리하라”고 경고까지 받은 상황이다. 이런 연상 끝에 다시 안내판을 보니 재활용 판재의 오래된 듯한 느낌은 마치 고급 한지의 자연스러운 무늬같이 보이기도 했다. 평소 아름다움은 자신감에서 나온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 안내판은 그런 자신감이 깃든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이 안내판을 가평군 21개 마을이 연합해 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