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늘어진 어깨에, 그의 가방 속에는 서류뭉치가 가득하다. 집에서도 일을 해야 한다. 젊은날의 직장생활은 내일을 위한 또 한발을 위해 뛰고 뛴다. ‘퇴물’이 된 50~60대의 직장인은 삶의 무게,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하루 하루 가쁜 숨을 몰아쉰다. 눈물로 표현한다면 화장실 구석에서 소리없이 조용히 눈물짓고 돌아서서는 환히 웃어야 하는 남자만이 보일 수 있는 그런 자화상이다. 1947년대 미국의 시대상과 오늘날 우리네의 모습이 이처럼 똑같을 수 있을까란 의아심이 들기도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의 원작자인 아서 밀러는 이 작품으로 당시 퓰리처상을 받았다. 아서 밀러는 ‘소 입센’이라 불릴 만큼 사실주의 영향을 많은 받은 작가로, 특히 1920년대 독일의 표현주의, 상징주의 기법 등 사조로 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다. 아서 밀러는 경제, 이데올로기 등 사회체제와 그 영향 구조하에서 생활하는 각 개인과의 관계를 주로 다룬 작가다. 2000년대를 사는 한국 사회. 그의 글은 여전히 유효하다. 120분간의 사회적
초록의 물결이 짙음을 더해가는 가운데 색다른 축제가 향토 지역에서 열린다. 포천에서 열리는 ‘2008 양귀비 축제’와 강화도에서 열리는 ‘2008 마니산 기축제’가 주인공이다. 포천시 일동 소재 포천뷰식물원이 개최하는 양귀비 축제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붉은 양귀비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촬영하고 양귀비 음식도 맛볼 수 있다. 행사는 오는 29일까지. 1만3천여㎡의 들판에 조성된 꽃밭에는 개양귀비, 아이슬란드 양귀비, 오리엔탈 양귀비 등 5종의 양귀비가 가득하다. ‘양귀비는 마약이 아닌가요’ 걱정할 것은 없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포한되어 있지 않다. 특히 양귀비로 만든 비빔밥, 국수, 화채, 쿠키 등을 맛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축제기간 동안 향수, 화장품 등을 직접 만드는 가족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개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일반인은 4천원의 입장료를 받으며 어린이는 3천원이다. 문의:(1688-5088, www.viewgarden.co.kr)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에 위치한 마니산에서는 28일과 29일 이틀간 기 축제가 열린다. 강화군이 마니산 국민관광지
이국적인 감독이 헐리우드 액션물의 메가폰을 잡았다.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1961년 6월25일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났다. 아시아 태생이다. 그렇지만 그의 영화는 줄곧 러시아의 정서를 관통해오고 있다. 지난 1994년 영화 ‘Peshavarskiy’를 연출하며 데뷔했다. 그는 러시아에서는 스타 감독이다. 스타덤에 오르게 한 작품은 공포물 2004년작 ‘나이트워치’와 2006년작 ‘데이 워치’다. 이들 영화에서 베크맘베토프는 러시아 소설가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의 동명 소설을 완벽하게 정리해 영상에 담았다. 감독인 그는 원작 자체를 건드릴 생각조차 없었던 것 같다는 평단의 반응이 화제였다. 미국 헐리우드 영화 ‘원티드’를 보기 전에 이 공포물을 미리 챙겨보면 그의 영화관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편의 영화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 작품이 러시아에서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는 것이다. 500만 이상의 러시아 관객이 이 작품을 관람했으며 그해 미국산 헐리우드 영화들을 제치고 러시아 ‘최다 관중 영화’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내용은 마녀와 뱀파이어, 흑마술 등이
사물놀이를 실내에서 한다. 신명, 흥겨움, 짜릿, 그리고 그 소리에 동화되는 무대. 경기도립국악단이 오는 30일 오후 7시30분에 갖는 ‘제77회 정기연주회-사물놀이 고동(鼓動) 북의 울림’이 그것이다. 도립국악단은 축제의 형식을 빌려 신명, 울림의 흥겨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사물놀이’ 한판을 벌인다. 사물놀이는 우리네 것만이 아니다. 세계에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의 장르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에겐 조금 서먹서먹하다. 서먹하다는 것은 멀게 느껴지는 추억 정도나 될까로 바꿀 수도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어느 이가 ‘이번 공연은 꼭 보고 싶은데…어머님이 너무 좋아하실 것 같아서…’라고 살짝 귀뜸하듯 부탁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전통이 무엇인지 가르쳐줄 좋은 기회다. 최근 클래식 공연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등 어린 학생들은 서양음악에 심취해 있다. 그런 문화를 조금 바꿔야 하지 않을까? 총연출을 맡은 조갑용 악장은 다소 실험적인 무대를 준비했다. 장소는 실내다. 좌석에 앉은 관람객들은 클래식을 듣
거장들의 공연은 감명 이상의 충격을 주곤 한다. 무지와 무식이라는 이 충격은 재즈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오는 7월11일과 12일 이틀동안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알토 색소폰의 거장 케니 가렛과 브라질 출신 기타리스트 야만두 코스타의 내한공연이 열린다. ‘2008 재즈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재즈의 진정한 맛을 전해주는 자리가 될 듯하다. 케니 가렛은 세계 최고의 알토 색소포니스트로 인정받는 뮤지션이다. 98년에는 제1회 뉴욕 재즈대상에서 기자상과 재즈업계상을 수상했고 미국내에서 실시되는 ‘핫 리스트’에서도 부동의 1위를 지키며 재즈 애호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윈튼 마샬리스, 조슈어 레드먼 등과 함께 정통 재즈 연주자로 분류된다. 야만두 코스타는 브라질에서 ‘천재’로 불리운다. 한 스타일에 머물리 않는 그의 연주는 모든 스타일이 종합된 하나의 새로운 영역이다. 독특하게 7줄 기타를 연주하는 그. 그의 연주는 ‘깊은 감동과 기쁨을 주는 미술과도 같은 음악’이라는 극찬을 듣는다. 7줄 기타는 음역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줄을 더한 기타로 생각하면 된다. 깊고 다양한 음역을 표현해내고자하는 그의 음악세계관을 잘 나타내고 있다.
배우 전무송. 한달에 한번꼴로 그가 무대에 선다. 그는 관객들을 한국문학의 꿈결 같은 세계로 거닐듯이 이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 무대는 아늑하고 푹신한다. 배우 전무송은 작은 무대에 어울릴만한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연극무대의 맛을 알기에 작은 무대에 큰 감명을 전달하는 배우의 역할이 무엇인지 너무도 잘아는 이다. 배우 전무송은 그런 사람이다. 그는 도립극단을 맡으며 한 인터뷰에서 이같은 말을 남겼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에서 화가가 소녀를 살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그림에 혼과 정성을 담아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그가 무대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것이 아닐는지. 한국 연극 무대의 산증인이기도 한 그는 도립극단 단원들과 함께 오는 28일 오후 5시 ‘전무송이 해설하는 한국문학’을 공연한다. 올해 준비된 공연의 딱 중간 정도의 무대다. 늦은 듯한 이 시점에 그의 무대를 소개하는 것은 조금 외람될까? 전무송은 지난 40여년 동안 숱한 배역을 두루 거쳐왔다. 브라운관 스크린도 누볐지만 꼬박꼬박 연극 한두편에는 출연했다. 인천 출신이라 더욱 반갑고 가깝게 느껴진다.
‘초 여름밤의 행복한 꿈 그리고 음악…’ 수원시립합창단(상임지휘자 민인기)이 창단 25주년 기념 제118회 정기연주회의 주제를 이처럼 잡았다. 초 여름밤의 요정들의 화음에 이끌리듯 숲 속의 향연에 빠져든다. 새벽녁에 그 향취에 취해 잠이들어도 안개속에 담아졌던 요정들의 웃음과 환상은 아름답다. 이번 무대에는 수원시립합창단을 비롯, 국립경찰교향악단, 연변가수, 팝페라 가수 등이 동반출연하고 KBS 아나운서 출신의 정미정씨가 사회를 맡았다. 공연은 26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이다. 보훈의 달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싶었던 것이 수원시립합창단의 메시지다. 오페라의 유령. 국립경찰교향악단은 공연의 시작을 ‘오페라의 유령’으로 잡았다. 뜨거운 더위와 장맛빛속 가라앉은 마음들에 기운을 넣어주듯이…. 경찰교향악단은 가라앉은 공기의 흐름에 힘을 불어넣는다. 이어 수원시립합창단은 경찰교향악단의 연주에 맞춰 영화음악 ‘’My way, ‘My Heart Will go on’, Time to say Goodbye’ 등 주옥같은 선율을 연주한다
홀로 남은 여우는…. 친구들을 그리며 달님에게 자신의 얘기를 쏟아낸다. 그리고 꽃 송이송이마다 친구들의 이름을 아로새긴다. 여우와 어린 친구들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동화같은 얘기가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모두 네차례 안산문화의 전당 해돋이 극장에서 펼쳐진다. 대학생들은 벌써부터 방학이라고 모꼬지에, 어학연수에, 아르바이트 찾기에도 분주하다. 이 연극은 동화같은 따뜻한 감성을 담아냈다. 어른도 아이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바로 ‘여유야 뭐하니? 동산에 꽃피면 나하고 놀자!’다. 극단 성 시어터라인이 만든 이 연극은 특히 대금, 해금, 장구, 징 등 전통악기들을 활용한 가족 국악 뮤지컬을 표방하고 있다. 우리네 고유의 정서에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잘 그려냈다. ‘고무줄놀이’, ‘꼼꼼이’, ‘자치기’ 등 아스팔트와 아파트 인근 놀이터만이 그들의 세상인 우리네 어린이들에게 너른 마당의 황토빛 세상을 어른들에게는 추억이란 소중한 선물을 안겨준다. 외로운 작은 언덕. 이곳에는 고목나무 할머니와 달님만이 여우와 함께 살고 있다. 친구가 없어 매일 심심한 여우. 여우를 위히 고목나무 할머니는 남자 아이로 만들어준다. 여우가 순이의 노는 모습을 보고 그와 같이
녹음이 짙어지면 그 향내는 산세를 타고 고을 고을의 산야에 여름이 왔음을 알린다. 점점 짙어지기만하는 녹색의 강렬함으로 물들고 따가운 햇살은 여름이 벌써 시작됐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어느덧 찾아온 여름, 홀연히 야외로 떠나 아름드리 나무밑의 벤치에 앉아 스쳐가는 바람과 대화를 나누며 책장에 추억을 책갈피처럼 써넣고 싶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박물관은 무엇보다 좋은 교육의 보약이다. 어른들이 내놓을듯 한 상식은 아이들의 성장의 씨앗이 된다. 이를 공유함으로써 가족간의 사랑도 재확인하고, 커가는 아이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도 기쁨이다.<편집자 주> 조금 날씨가 더울까? 이런 기분은 봄, 가을에 많이 느끼지만 유독 6월초는 여름과 봄 사이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래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세월이 주는 삶의 활력, 역사와 대화하며 지친 일상에서 고운듯 밝은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해보고 싶어진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에 위치한 경기도박물관이 있다. 수원에서 용인을 지나는 국도변에 보면 ‘경기도박물관’이란 정겨운 이정표가 반겨준다. 주위에 둘러싸인 낮은 야산이 바라보이고 유명 명승지에
“틀림없어 오래전에 분명히 정해준 운명일꺼야!” 여름방학의 짧은 동화 같은 얘기. 꿈속을 헤매듯 우정을 나누는 소년과 그리고 요괴. 상상속 괴물들은, 그리고 꿈속의 나이트메어는 항상 최악의 어둠과 짙은 공포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만화속 요괴 주인공들은 줄곧 따뜻한 표정을 유지해왔다. 유독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이들 요괴들의 두얼굴이 매치되기도 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웃집 토토로’에 이어 국내 애니메이션 광들을 열광시킨 그 작품 ‘갓파쿠와 여름방학을’이 오는 26일 국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독특한 캐릭터 창출을 통해 산업으로 연결시키는 일본의 상술이 아니더라도 항상 ‘어떻게 저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란 의문과 경의를 표하게 되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었다. ‘서유기’, ‘삼국지’ 등 동양고전은 물론 서구의 이야기까지 망라해 나름의 방식대로 이야기를 펼쳐내는 스토리 창작의 거대성은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강국이 왜 됐나를 돌아보게 한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치고는 조금 길게 느껴지는 138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