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을 분노케 했던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이 12일 새벽 출소한다. “피해 아동 인생을 완전히 망가뜨려 놨는데 12년 형기는 너무 짧았다”는 여론이 들끓는다. 지금은 정리됐지만, 조두순의 형기 결정에 영향을 끼친 ‘주취 감경’에 대한 불만도 다시 곱씹어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이른바 ‘조두순 감시법’으로 불리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9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아동 성범죄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은 필요하지만, 15년 전 폐지된 반인권적 ‘보호감호법’ 부활을 외치는 등의 과잉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두순은 지난 2008년 12월 경기 안산 단원구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를 납치해 화장실에서 잔인하게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당시 이미 강간과 살인 등으로 전과 17범인 상태였다. 검찰은 범죄의 잔혹성과 조두순의 전과를 고려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주취 감경을 적용해 2009년 징역 12년을 확정했다. 조두순은 출소일부터 7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며 5년간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신상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조두순 방지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민주당이 지난 8일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통합감독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등 핵심 쟁점 개정법안을 상임위에서 강행 처리했다. 다수의석의 여당은 힘으로 밀어붙이고 소수 야당은 몸으로 막아서는, 국회 창설 이후 줄기차게 보아왔던 장면들이 또다시 연출됐다. 집권당이 나라를 위해서 진정 절박해서 그런 것이라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야당과 언론이 쏟아낸 우려가 기우(杞憂)라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오롯이 여당에 주어졌다. 기업규제 3법의 경우도 논란이지만, 역시 가장 첨예한 법안은 공수처법 개정안이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사회를 맑게 하여 ‘유권무죄(有權無罪)’의 치명적 모순사회를 끊어낼 소중한 국가기구다. 공수처의 출범은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적 완성이고, 20년간 기울여온 무수한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측면에서 감회가 새로운 일이다. 큰 물고기들은 다 빠져나가고 잔챙이들만 잡아내는 이상한 사법 그물의 결정적 부조리를 해결할 소중한 장치가 돼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공수처법을 관철해냈다. 그러나 공수처 출범은 공수처법을 처음부터 반대해온 국민의힘의 끈질긴 발목잡기로 무한정 미뤄져 왔다. 찬반 의사와 상관없이 일단 제정된
국민의힘이 수감 중인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대국민 사과’ 여부를 놓고 또 내홍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사과를 공언해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실행할 뜻을 내비치자 당내에서 거센 반발이 이는 양상이다. 김 비대위원장 혼자서 비쭉 사과에 나선다면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지지도가 오르는 등 조금 형편이 나아지자 또다시 집안싸움 고질병이 도지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쏟아진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6일 청년국민의힘 창당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국민 사과’는 국민의힘에 처음 올 때부터 예고했던 사항인데 그동안 여러 가지를 참작하느라고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운을 뗐다. 그러자 당내 여기저기에서 태클을 걸고 나오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부터 “선거를 앞두고 굳이 우리 스스로를 낙인찍을 수 있는 얘기를 하는 게 문제가 있다고도 하더라”라고 말해, 반대 의견을 간접적으로 표했다. 당 중진인 장제원 의원은 SNS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추진에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수도권의 물리적 거리 두기를 8일 0시부터 3주간 2.5단계까지 높였다. 비수도권은 2단계로 격상됐다. 국내 확진자의 70%가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만 해도 100명 안팎이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근래 600명대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 어떻게든 여기에서 끊어내야 한다. 민관이 유기적으로 연대하고, 시민의식을 발휘해 ‘총력방역’으로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7일에도 600명을 넘어 이틀 연속 6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에 머물던 신규 확진자 수는 중순부터 200명대로 올라서더니 300명대-400명대-500명대를 거쳐 600명대까지 급격히 치솟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내놓은 “1~2주 뒤 감염자가 많게는 700~1천 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한 분석 그대로 가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주말 검사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6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유례가 없는 규모”라면서 “수도권은 이미 코로나19 전시상황”이라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국면이 막장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굴절된 ‘검찰개혁’에 대한 논란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흙탕 밭 전투에 함몰된 나머지 전략적 목표를 잃어버리고 샛길로 빠진 형국이 돼버린 ‘검찰개혁’을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어젠다 중 하나인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여전히 높다. 지금이라도 본질로 돌아가 ‘검찰 장악’ 의심을 훌훌 벗고 바른길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여권이 ‘검찰개혁’ 과제를 효율적으로 풀어왔다고 평가하기는 미흡한 점이 많다. ‘검찰개혁’의 본질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다 장악하고 검사동일체의 전통을 유지하며 시시때때로 인권을 침해하면서 애먼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권력을 적절히 배분하여 서로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도록 권력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3년 7개월, 검찰을 둘러싼 제도와 시스템을 행정·입법으로 바꾸거나 인사권을 행사하며 검찰개혁을 추진해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속에 국회를 통과한 것은 나름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중소기업계는 연말 종료되는 계도기간의 1년 연장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강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초토화해 있는데, 과연 지금이 밀어붙일 적기인지 의문이다. 입법부와 정부는 산업현장의 비명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중소기업계가 회생불능의 처지에 몰리는 일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간과치 말아야 할 것이다. 주52시간 근무제는 2018년 7월 1일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종업원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됐다. ‘저녁이 있는 삶’을 찾아 주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제도다. 규정을 위반한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규정도 마련돼 있다. 정부는 근로시간이 주당 평균 6.9시간 이상 감소하면 생산성과 삶의 질이 향상되고, 약 14만~18만 개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논리를 펴왔다. 시행 2년 5개월이 경과한 현재의 반응은 어떨까. 일부 노동자들이 다소 안정된 생활을 누리게 된 것은 사실이다. 반면에 저임금·기술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초과근무 축소에 따른 수입 감소로
서정대학교가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수시 2차 모집에서 입학정원 1370명 중 정원 내 전형 427명(31%)을 선발할 예정이다. 특히, 정원 외 전형으로는 농어촌 전형 10명, 기회균형 전형 22명, 전문계 고졸 재직자 전형 33명, 전문대학 및 대학 졸업자 전형 8명 등 총 73명을 이번 수시 2차 모집을 통해 선발한다. 모집학과는 ▲자연과학계열의 호텔조리과, 애완동물과, 뷰티아트과, 식품영양과 ▲보건계열의 응급구조과(3년제), 간호학과(4년제) ▲인문사회계열의 경영과, 사회복지행정과, 항공관광과, 유아교육과(3년제), 호텔경영과, 상담아동청소년과, 사회복지상담과, 글로벌융합복지과(신설) ▲공학계열의 인터넷정보과, 자동차과, 소방안전관리과, 스마트자동차과이다. 수시 합격자에 입학장학금 30만원 지급 및 재학생 코로나19 장학금 20만원 지급 서정대학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21학년도 수시모집 최초 합격자에게 입학장학금 3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수시모집 최초 합격자가 예치금을 납부하고 추후 본 등록기간에 등록을 할 경우 30만 원의 ‘선(先) 감면’ 입학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서정대학교는 2020학년도에도 최대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가 깎기는커녕 오히려 늘려서 통과시키는 야릇한 일이 벌어졌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정부안보다 2조 2천억 원이 순증한 총 558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합의안대로 국채 2조 2천억 원을 발행한다면 내년 적자 국채 규모는 역대 최대인 90조 원을 돌파하고 총 국가 부채는 954조 원에 이른다. 국회가 정부안보다 증액해 예산안을 만든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문제는 여야 정치권이 정부 예산안을 철저히 심사하고 조정하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저버리고 ‘현금 살포’를 위해 적자 국채를 늘렸다는 사실이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을 겨냥해 여야가 합심해서 나랏돈을 함부로 나누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예산 심의는 국회가 가진 대단히 중요한 기능에 속한다. 국민의 혈세를 허투루 쓰지 않도록 세밀하게 따져서 불요불급한 항목을 찾아내어 잘 잘라내라고 달아준 배지들 아닌가.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 처리 시한 내에 처리한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여야 정치꾼들이 앞장서서 나랏돈 퍼주기 경쟁을 벌인 일은 재평가돼야 할 것이다. 특히 경제성이 부실한 지역
경기도의 무상교복 지원사업은 2019년 중학교 신입생을 시작으로, 2020학년도부터 고등학교 신입생까지 대상을 확대하여 현물로 교복을 지원하고 있다. 2021학년도는 중·고등학교 신입생 25만8370명에게 무상교복 지원을 위해 총 예산 775억원으로 경기도교육청 50%, 경기도25%, 시.군 25%로 각각 소요재원을 분담한다. 무상교복 지원은 학교주관 구매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2015년부터 학교실정에 맞게 1인 수의, 2인 이상 견적제출 공고, 2단계입찰 등 계약방법을 정하는 ‘교복 학교주관구매 제도’를 도입해 운영한다. 주관 구매를 실시한 최근 6년간 교복 낙찰업체 현황을 들여다보니, 무상교복지원 사업을 시작한 2019년부터 교복 4대 업체의 낙찰 비율이 70%이상으로 증가한 것이 공교롭다. 이러한 대규모 업체로의 교복구매가 몰리는 이유는 디자인과 브랜드명성에 원인이 크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경기도학교교복지원조례’의 사회적 거리 아닌 내용적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마음 편할리 없다. 이에 경기도 교육청이 2021학년도부터 교복업체 선정평가 시 ‘블라인드 심사’를 의무화한
중국의 역사 왜곡 조작 사업인 동북공정(東北工程)은 주변국, 특히 우리의 역사를 말살하는 작업이다. 역사가 말살된 나라에 미래는 없다. 그런 차원에서 중국이 우리의 ‘김치 종주국’ 위상을 무너뜨리려는 행태는 심각한 사태다. 일과성 해프닝으로 치고 넘어가기에는 중차대한 문제다. 경각심을 갖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중국의 역사침략, 문화침략을 수수방관하면 대한민국의 존재감은 머지않아 사라질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현지 매체를 인용해 쓰촨(四川)의 ‘파오차이(泡菜)’가 김치의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해 6월부터 파오차이의 국제표준화에 본격적으로 나섰고, 최근 ‘ISO 24220 김치 규범과 시험방법 국제표준’으로 인가를 받았다. 김치는 흔히 ‘침채(沈菜)’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의 유래로는 파오차이나 김치나 액체에 채소를 담근다는 점에서 엇비슷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파오차이는 김치와 엄연히 다르다. 김치 종주국 논란은 오래전 일본 ‘기무치’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사실상 종식됐다. 김치는 지난 2001년 유엔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