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11월 2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Violence against Women)이다. 1960년 11월 25일, 도미니카공화국의 미라발(Mirabal) 세 자매(파트리아, 미네르바, 마리아 테레사)가 독재 정권에 대항하다 정권의 폭력으로부터 살해를 당했다. 이에 라틴 아메리카는 1981년 이 세자매가 살해당한 11월 25일을 추모의 날로 지정한 것이 유래가 되었다. 이후 1991년 미국 뉴저지주 ‘여성의 국제 리더십을 위한 센터’에 모인 세계 각국의 여성 23명이 ‘성폭력과 인권’에 대해 토론했으며,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인 11월 25일부터 세계인권의 날인 12월 10일까지를 ‘세계여성폭력추방 주간’으로 정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90년대 한국사회는 성폭력특별법의 논의가 활기차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네트워크에 참여했던 한국여성의전화는 199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폭력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하였다. 그 후 전국에서 ‘세계여성폭력추방 주간’ 행사를 동시에 진행
11월7일은 입동(立冬)이었다. 이때를 즈음하여 가정에서는 겨울나기 준비를 위해 김장을 하고, 동물들은 겨울잠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정치에도 이와 비슷한 준비 과정이 있다. 바로 정치후원금의 모금이다. 국민의 뜻에 따른 정책을 만들려고 해도 다수의 국민이 아닌 소수의 특정 집단으로부터만 이를 조달할 수 있다면, 정당·정치인은 그 집단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을 것이고 이는 곧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소수의 특정 집단이 아닌 많은 국민의 참여를 통한 정치후원금 기부가 꼭 필요한 이유이다. 기부는 특정한 정당·정치인을 후원하고자 하는 개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원회에 기부하는 방법과 국가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각 개인으로부터 이를 받아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정당에 지급하는 방법이 있다. 두 방법 모두 해당 과세연도의 소득금액에서 10만원까지는 그 기부금액의 110분의 100을, 1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해당 금액의 100분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종합소득산출세액에서 공제하고, ‘지방세특례제한법’
지난 10월 29일은 세계뇌졸중의 날이었다. 인간 수명이 늘어나면서 뇌졸중의 발병률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뇌졸중의 날을 임의로 지정해 대중적인 관심을 유도할 만큼 현재 우리에게 뇌졸중은 흔한 질환이 됐다. 흔히 ‘중풍’이라고 불리는 뇌졸중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많은 질환이다. 특히 노인연령이 젊은연령에 비해 10배 이상 많이 발생하고, 65세 이상 인구 중 5% 정도가 뇌혈관 질환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뇌졸중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환자나 보호자는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많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별 증상이 아닌 줄 알고 시간을 지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뇌졸중은 국내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흔한 질환으로써 6명 중 1명은 뇌졸중을 경험한다고 한다. 증상으로는 편마비(주로 감각이상 보다는 힘이 빠지는 듯한 증상), 심한 두통 및 구토, 어지럼증, 언어장애, 안면마비, 시야흐림, 의식소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일단 뇌에 혈류 공급이 중단되면 뇌세포가 죽기 시작하고, 발병하면 대부분 한쪽 마비와 같은 후유증이 남는데다가, 뇌 손상부위가 클 경우에는 이후 혈관성 치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
지난 15일 오후 8시20분쯤 우리나라의 시계는 1주일 뒤로 미뤄졌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다음날 치러질 예정이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로 1주일 미뤄졌기 때문이다. 방송을 통해 알려진 이같은 사실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지진이 일어난 시각은 15일 오후 2시29분. 30분 뒤인 3시에 교육부는 수능시험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6시 이후에는 각 교육청에 보내진 시험지가 학교 별로 분류작업에 들어가고 있었다. 일선 학교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내일 치러질 수능준비에 만전을 기하고만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청 역시 교육부로부터 수능연기에 관한 정식공문을 받은 것은 브리핑이 끝난 8시 46분경. 퇴근 시간 이후인 오후 6시 이후에 하달된 공문은 그날 바로 확인할 수 없는 시스템이어서 9시30분 이후 부랴부랴 각 학교에 전화와 문자로 이 사실을 통보했고, 학교에 공문을 발송한 것은 밤 11시가 넘어서였다. 한쪽에서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는 탄식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교육부에서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시점에서 이 사실만이라도 교육청에 귀띔해 대책마련할 시간을 줬다면
동동구리무 /박정규 그 시절 겨울은 길고 아팠다. 올망졸망 다리들이 부챗살로 뻗은 아랫목은 배가 불렀지만, 아랫목은 아랫목이 아니었다. 밤이면, 봉창 문풍지 마대자루가 둥둥 북을 쳤다. 아버지는 윗목에서 떨었고, 어머니는 문지방에서 시렸다. 낮이면, 철없던 나는 스케이트 놀이로, 논두렁 쥐불놀이로 하루해를 서산에게 주고 거북등짝 같이 언 손과 바꿔 왔다. 아버지 몰래 부엌에서 따슨 물로 만져주던 어머니 손이 더 파랬다. 동동구리무 발라 호호 불어주던 손 아프지 않았다. 손금처럼 지워지지 않는 그리운 그 결. 지갑 속에서 반세기로 함께해온 꿈같은 흑백사진 한 장, 파마머리 동동구리무 바른 봉선화 닮은 젊은 적 고운 어머니, 언제나 웃고 계신다. - 계간 ‘리토피아’ 가을호에서 예전엔 크림을 손수레에 싣고 다니며 팔았다. 북을 둥둥 치면서 돌아다녔기 때문에 동동구리무라 했다. 왜색이 짙은 단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렵게 살던 어머니 세대 여성들의 추억이 짙게 배어있는 단어이다. ‘파마머리에 동동구리무 바른 봉선화 닮은’ 옛 우리들의 어머니는 어쩌면 그 초상이 비슷한지도 모른다. 시인은 오래 된 ‘지갑 속에서
일본인들은 마쓰시다 고노스케를 경영의 신(神)이라 부른다. 그는 초등학생이던 9살에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학교를 중퇴하고 남의 집 머슴살이로 들어갔다. 그가 자신의 회고록에 머슴살이로 떠날 때에 눈물로 그를 배웅하던 어머니의 이야기를 쓴 부분을 읽을 때면 눈물을 훔치지 않을 수 없다. 머슴살이 하면서 새벽에 일어나 청소하고 잡일을 하면서, 동갑내기들이 학교 가는 모습을 보고 남몰래 눈물짓는 대목에서도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의 글에는 자신의 자랑이나 내세움이 없다. 그냥 담담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살아온 삶을 이야기한다. 그런 자세가 더 큰 감동을 준다. 20대에 병약한 몸으로 전기회사를 창업해 세계적 기업으로 일군 그는 자신의 삶을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신(神)이 부여하신 3가지 은혜 덕에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첫째 내가 허약한 몸으로 태어나게 하셨기에 이를 이기기 위하여 항상 운동하게 되었다. 덕분에 나는 지금 90세 나이에도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나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게 하셨기에 어린 시절부터 구두닦이, 신문팔이 등 온갖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보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꼭 20년 전인 1997년 11월 21일 밤 10시. 임창렬 당시 부총리의 상기된 얼굴과 목소리가 기억에 생생하다. 그렇게 잘 나가던 대한민국이 IMF에 수백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국민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지도 몰랐다. IMF가 과감하고 강도 높은 개혁 조치를 주문했고 정부가 이러한 개혁조치들을 시행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는 담화문은 결국 우리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긴축 재정 정책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성장률 하락으로 실업이 늘어나게 됐다. 국민들의 난데없는 고통과 부담은 날로 늘어났다. 가뜩이나 연초부터 한보와 진로, 해태가 나가떨어지고 기아마저 붕괴되는 연쇄 부도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음이라도 추스리던 서민들의 현실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금리는 20%를 훨씬 웃돌아 기업이 줄도산했다. 직장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쫓겨났다. 그나마 남아있는 사람들은 월급이 깎이고 무급 휴직이 돌아가며 시행됐다. 이를 극복해 보겠다고 사람들은 장롱속에 넣어두었던 애들 돌반지에 결혼 반지, 시어머니가 남겨주신 패물까지 들고 나와 금모으기에 나섰다. 100년 전 국채보상운동 때 처럼.…
‘김영란 법’으로 알려진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넘었다. 이 법 시행 이후 사회의 투명성과 청렴성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20일 한국사회학회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주최한 ‘청탁금지법 1년과 한국사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부정청탁금지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89.4%가 청탁금지법이 효과가 있었다고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응답자 중 70% 이상은 규제 범위와 강도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고 답함으로써 국민이 청렴한 사회를 적극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법의 부분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법 시행 이후에 맞은 지난 설·추석 명절의 경우 과수·축산·수산·화훼 등 특정지역과 특정직업, 특정산업분야에서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축수산인과 해당 업계는 물론 정부의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수부 장관이 이른바 ‘3·5·10(식사 접대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 제한)’규정 개정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그리고 정부가 청탁금지법 ‘3·5·10’ 규정을 개정하기 위한 의견 수렴작업을 진행하고 있
화성의 축성(築城) 추진은 1792년 겨울 정조(正祖)가 31살의 젊은 정약용에게 성제(城制, 성의 규범)의 작성을 지시하면서 시작된다. 정약용은 중국의 윤경(尹耕)이 지은 보약(堡約)과 유성룡이 지은 성설(城設)을 참고해 성제를 만든다. 또 합리적인 공사를 위해 고금도서집성(古今圖書集成)과 기기도설(奇器圖說)을 주어 운반기기 개발도 지시한다. 그러나 축성 사업은 바로 시작되지 않고 정약용에게 기본 설계를 지시한 지 일 년이 지난 1793년 12월이 되어서야 본격화된다. 축성의 공식적인 첫 회의에서 영의정 채제공과 어영대장 조심태는 성곽의 형태를 이전성곽과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조는 이미 정약용과 같이 성제에 대해 연구가 끝난 상태로 이들에게 새로운 성곽을 주문한다. ‘새로 만들 수원성곽은 여장과 옹성이 있어야 하며, 상대방의 기를 먼저 꺾는 것이 중요하기에 크게 지어야 한다. 즉 웅장하고 화려하지 않으면 위엄을 보일 수 없다’라고 하며 성곽개념을 설정해준다. 위 이야기를 분석해 보면 정조의 최측근인 영의정과 어영대장은 정약용이 이를 준비한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정약용이 수원성에 관여한 기록은 실록 등 국가기록에는 보이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