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클럽 대회는 학생들의 건강과 체력증진을 위해 시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체육대회다. 코로나 전에는 체육 전담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피구 대회에 나가는 걸 인솔 교사로 따라간 적이 있다. 담임교사에게 대회 출전 여부를 묻는 경우는 없는 편이다. 올해는 담임체육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넷볼과 풋살하는 걸 체육 선생님께서 알고 계셨기에 혹시 풋살 대회에 참가할 생각이 있냐고 물으셨다. 신청할 때 풋살은 여자부만 있었기에 옆반 선생님과 상의 후 흔쾌히 참가하겠다고 답변드렸다. 처음에는 풋살 경기 참가 제한인원이 10명 뿐이라 걱정이었다. 6학년 여자 학생이 모두 합쳐 21명인데 누군가를 뽑아서 대회에 나가기가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나중에 참가 인원이 15명으로 바뀌었고 대회가 주말이라 당일에 일정이 있어서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을 감안하면 모두가 연습에 참여해도 될 듯 했다. 그때부터 풋살 초보 탈출을 위한 훈련에 돌입했다. 아이들에게 대회의 존재 여부를 알리고 운동의 즐거움으로 동기부여를 한 다음, 중간놀이 시간과 점심시간에 함께 풋살을 연습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대회만을 위한 연습은 아니고 수업시간에 풋살 리그전을 하겠다고 말했더니 여자아이들 대부분
최근 수도권의 전 기초자치단체장 2명이 법정구속 되었다. 민선 7기 성남시장 은수미 씨(민주당)와 민선 6기 용인시장 정찬민 씨(국민의힘)가 주인공인데 범죄혐의 공통분모는 뇌물수수다. 이들의 혐의를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장의 고질적인 병폐를 단적으로 압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수미 씨는 보도된 대로 지난달 16일 1심 재판(수원지법)에서 징역 2년 및 벌금 1000만원, 추징 467만원 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은 씨가 받고 있는 범죄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뇌물공여 및 수수, 청탁금지법 위반 등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은 씨는 자신의 정치자급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담당 경찰관 김 아무개 씨(구속)로부터 수사자료 일체를 넘겨받는 대가로 김 씨의 지인 업체에게 4억5000만원 규모의 공원 터널 교체공사를 허가해 주었다. 이 과정에서 은 씨는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박 아무개 씨(구속)에게 돈과 고가의 와인 등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심지어 은 씨는 경찰관 김 씨의 내연녀인 보건소 직원의 보직 부여라는 인사 청탁을 들어주기까지 했다. 은 씨의 뇌물 공여와 수수는 기초자치단체장의 인허가권, 인사 청탁은 인사권에
동물로서의 인간은 죽음에 저항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죽음을 모르고 따라서 죽음에 저항할 수도 죽음을 원할 수도 없다. 죽음에 대한 관념이 당연히 우리에게 주어야 할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 까닭은, 우리는 행동적인 존재로서의 본성으로 인해, 실은 결코 죽음을 생각해서는 안 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삶에는 죽음과 상통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우리의 이성을 흐리게 하고, 죽음의 불가피성에 의심을 품게 하려는 막연한 희망이 끝까지 우리의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생명은 악착같이 열심히 살고자 한다. 그것은 우화 속의 앵무새처럼 목이 졸려 마지막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도 “뭘, 괜찮아, 이까짓 것!” 하고 되풀이 한다. (아미엘) 죽음의 순간, 영적 본원은 육체를 떠나지만, 육체를 떠남과 동시에 시공을 초월한 모든 본원과 합치하는지, 아니면 다른 유한한 존재 속으로 옮아가는지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아는 것은 오직, 죽은 뒤에 육체는 자기를 길러왔던 것에게 버림받고 단순한 대상이 된다는 것뿐이다. 죽음은 의식하는 대상의 변화 또는 소멸이다. 연극의 막이 바뀌었다고 해서 손님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의식
그를 마주한 것은 몇 년 전 이맘때였다. 호전없는 여러 치료에 지친 그를 부인이 간곡하게 치료받자고 설득해 겨우 데리고 왔다고 했다. 그는 3년 전부터 발생한 그때까지 받았던 여러 주사치료와 양약의 어떤 치료에도 거의 반응하지 않는 허리와 다리의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섬유근육통이었다. 그는 10년 넘게 한 달에 한번 이상은 극심한 두통으로 며칠은 아무것도 못했다.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속쓰림과 더부룩함도 일상이다. 통증이 시작되고는 모든 치료에도 불구하고 새벽 4, 5시경에야 겨우 잠든다. "예전의 밝고 활기찬 나는 이제 존재하지 않아요. 이전과 완전 다른 사람이 되었어요”라고 그는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신경통약과 항우울제 항불안제에 더해서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코돈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복용 후 조금 완화되는 통증은 다음날 아침에 잠에서 깨면 한치도 나아지지 않고 어김없이 끔찍하게 반복되었다. 옥시코돈은 강력한 진통효과를 가지지만 또한 부작용도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독성이 있다. 극심한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약을 먹어도 통증이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화병과 함께 불안장애와 우울증도 보
근래 미 항모에 일본의 함대까지 참여하는 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바른 진단과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바보짓을 하지 말라는, 우리는 한 동포가 아니냐는 절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로서야 정당한 군사훈련이지만 북한의 눈엔 그렇게 보이지 않음이 문제의 본질인 것이다. 온전한 건물 한 채 제대로 남지 않고 초토화되었던 6·25전쟁의 기억, 맥아더 사령관의 핵무기 사용 계획 등 북한은 원초적으로 미국에 대한 공포감을 갖게 되었다. 1980년대 말 시작된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몰락에서 갖게 된 안보 불안의 정도는 91년 말 남북기본합의서가 체결되었을 시, 북한의 회담대표단에게 헬기를 내 보내 개성에서 평양으로 모시게 했고, 대표단을 얼싸안으며 기뻐했던 김일성 주석의 행태에서도 엿볼 수 있다. 또한 6·15 남북정상회담 시기, 고 정주영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의 독대 시 김정일 위원장이 보여 준 행태에서도 북한이 안보 불안감을 볼 수 있다. 남북합작공단의 후보지로 북한이 신의주를 제시하자 정 회장은 전력공급 및 물류 이동을 고려하여 해주를 역 제안했는데, 김정일 위원장은 오히려 남에서 가장
‘철인정치(哲人政治)’는 절제를 아는 사람이 경제를, 용감한 사람이 국방을, 지혜로운 사람이 정치를 맡아야 한다는 개념이죠. 플라톤의 이 주장은 선동에 휘둘린 어리석은 다수결에 의해 스승 소크라테스가 아무 잘못도 없이 죽음을 맞은 충격과 슬픔의 결과물로 해석되곤 해요. 실제로 그리스의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자유’와 ‘평등’을 무절제한 삶을 용인하는 개념으로 여기는 치명적 허점을 드러낸 게 사실이었어요. 역사 속에서 무지한 다수결이 빚어낸 중우정치(衆愚政治)의 비극은 그 사례가 귀하지 않아요. ‘공산주의’가 지구촌에 불러온 해악은 그럴듯한 어떤 이념이 궤변의 옷을 입고 민중을 현혹할 때 중우정치가 어떻게 만개하는지를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에요. 히틀러가 탁월한 선동술로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도 공식 집계로만 5646만 명의 인류를 죽음으로 몰고 간 중우정치의 참혹한 산물이었죠. 고대 삼국시대에 고구려의 제가(諸加)회의, 백제의 정사암(政事巖)회의, 신라의 화백(和白)회의 등의 국가 대사를 결정짓던 회의제도가 있었어요. 이 중 화백회의만 유일하게 만장일치제(滿場一致制)를 채택했지요. 화백회의의 결정으로 25대 진지왕(眞智王)이 퇴위했다는 기록도 있으니 가장 막강한
자신의 생명이 자신의 영적 ‘자아’에 있음을 인식하는 사람에게는, 삶에 있어서나 죽음에 있어서나 악이 있을 수 없다. 물질은 영혼의 굴레이다. 진정한 생명은 이 굴레를 끊임없이 타파하여, 마침내 완전히 파괴에, 그것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 즉 죽음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생관이야말로 삶에 있어서나 죽음에 있어서나 완전한 평화를 가져다준다. 설사 운명이 너를 어디로 내던지더라도, 네가 스스로 생존의 법칙에 충실한 한, 너의 본질, 너의 영혼, 너의 생명, 너의 자유와 힘의 중심은 언제 어디서나 너와 함께 따라다닐 것이다. 세상에는 자신과 자신의 영혼의 합일을 파괴하거나, 영혼과의 교류를 단절하고, 자기 자신과의 내면적 불화에 의해 영혼의 평화를 깨면서까지 추구해야 하는 외면적 행복이나 외면적 위대함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런 값비싼 희생을 치러서라도 손에 넣어야 할 무엇이 있다면 부디 나에게도 가르쳐주기 바란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신은 기도를 드리고 아첨을 떨어야 하는 우상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실현해야 하는 이상(理想)이다. (류시 말로리) (理想은 ‘생각을 분별하고 다스린다’) 육에서 나온 것은 육이며 영에서 나온 것은 영이다.…
사회생활을 오래 한 부장님, 팀장님은 종종 회사에 갓 입사한 수습사원을 보며 “가장 좋은 때다”라고 말한다. 일의 양도 적고 책임도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좋기만 할 때일까? 무수히 많은 상담을 했을 때 수습 기간은 고용 안정성이 매우 낮은 시기다. 분명 채용 면접이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수습 기간은 명목에 불과한 것이다’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점점 “이런 식으로 일하면 곤란하다,”, “이런 식이라면 본 채용되기 힘들다”라는 압박을 받는다. 그러다가 최악의 경우 우리 회사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이유를 들으며 실제로 본 채용을 거부당하기도 한다. 이런 본채용 거부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우선 ‘시용’과 ‘수습’의 개념부터 살펴보겠다. ‘시용’이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일정 기간을 두고 근로자의 직업적성과 업무능력 등을 판단한 후 근로관계의 계속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반면, ‘수습 기간’은 정식 채용 후 근로자의 직업 능력의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기간이다. 이렇게 시용과 수습은 개념적으로 구분되지만, 실무에서는 양자를 혼용하여 사용한다. 따라서 회사에서 ‘수습’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더라도 정식 채용 전에 직업적성과 업무능력에 따라
매년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정책 감사는 온데간데없고 정쟁만 있다는 말들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그런데 이번 국정감사는 진짜 유난하다. 여야 간의 투쟁이 전례 없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여야가 이렇듯 극한의 투쟁을 벌이는 이유는, 일단 대선 시기와 관련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에는, 대선이 12월에 있었고, 정권 출범 시기는 2월이었는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후에는 3월에 대선이 있고, 임기는 5월부터 시작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권 1년 차 국정감사는 현 정권에 대한 감사가 되기는 힘들다. 집권한 지 5개월밖에 안 된 정권의 문제를 들춰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권 1년 차 국정감사는,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라는 의미도 찾기 어렵다. 본래 국정감사는 야당에게 국정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제 집권 1년 차 국정감사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여당이 직전 정권의 정책에 대한 감사를 벌여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지금처럼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는, 여당은 정국 주도권 회복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할 것이다. 국민의힘도 이번 국정감사에 참여하면서 이런 생각을…
2006년, 독일 월드컵 대회에서 프랑스 국가대표선수이자 주장인 지네딘 지단(Zinedine Zidane)이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지 않았다고 프랑스인들의 눈총을 받은 일이 있었다. 지단의 아버지는 알제리의 베르베르(BerBer)족 출신.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과거사를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지단은 프랑스 군대가 고국을 침탈하며 불렀을 라 마르세예즈를 입에 올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실상, 프랑스가 알제리 식민통치시 가한 숱한 만행을 알게 되면 예술과 문화의 나라, 유럽 최초의 인권 선언국으로 띄워진 프랑스의 치장이 벗겨진다. 프랑스 역사 초기는 로마의 침탈로 얼룩져있다. 기원전 8세기, 로마인들은 켈트족이 살고 있던 이 땅에 쳐들어와 그들 말로 갈리아라 부르며 500년 가까이 속국으로 삼았다. 476년, 서로마 제국 멸망 후 세워진 프랑크 왕국은 메로빙거 왕조, 카롤링거 왕조 등을 거치는 동안 주변국을 흡수, 덩치를 키운다. 이 대제국은 자식들의 다툼으로 서프랑크, 동프랑크, 중프랑크로 삼분되는데 서프랑크는 훗날 프랑스가 된다. 이후 잉글랜드, 신성로마제국 등 주변국과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면서도 유럽의 중심, 강국을 고수했던 프랑스는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