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중 인간만이 자살하는 존재라고 한다. 유럽에선 예부터 이런 자살을 금기로 여겼다. 신성한 목숨을 함부로 버려선 안 된다는 기독교 영향을 받은 탓이다. 보수적인 영국에선 18세기 까지 자살자에 대해 불이익도 줬다. 재산을 국고로 환수 했고 자살자의 주검을 말에 매달아 끌고 다니며 또 다른 자살자가 나오지 않도록 경각심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단기 처방으로 자살을 막을 순 없었던 모양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숫자가 줄지 않고 있어서다. 따라서 생겨난 말도 있다. 자살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못하는 국가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자살은 사회와 나라가 방관하는 일종의 살인’ 이란 지적이 그것이다. 자살하려는 사람의 80%는 어떤 형태로든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그중 50%는 주변에 ‘죽고 싶다’고 분명하게 밝힌 다고 한다. 죽기 전 세상에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게 ‘자살 경고표시 매뉴얼’이다. 내용은 이렇다. ‘자살에 대해 얘기한다, 주변을 정리하는 행동을 한다, 몸을 돌보지 않거나 자해행동을 한다, 행동이 변한다’등등. 물론 충동적인 자살도 많다. 그중 가장 쉽게 결행하는 것이 투신자살이다. 특히 다리에서
꽃의 탄생 /윤의섭 면이란 밤새 벽을 쌓는 일이다 감금, 꺼지지 않는 가로등처럼 뜬 눈으로 견디는 밤과 새벽 사이의 생매장 길 잃은 바람이 어제의 그 바람이 같은 자리를 배회하고 고양이 울음은 있는 힘을 다해 어둠을 찢는다 이 터널은 출구가 없다 어떤 기다림은 질병이다 간절한 소식은 끝내 오지 않거나 이미 왔다 가 버리는 것 그러니 너는 얼마나 아름답단 말인가 머리를 남쪽으로 두고서야 겨우 잠이 든다 어떤 묘혈은 땅 속을 흘러다닌다는데 머리맡에 꽃향기가 묻어 있다 첫 매화가 피었다고 한다 - 윤의섭 시집 ‘묵시록’에서 아침이슬을 털며 꽃은 아름답게 핀다.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아도 절로 손쉽게 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꽃이 절로 피었겠는가. 아무런 고통도 없이, 아무런 제약도 없이, 그저 편안하게 피었겠는가. 꽃은 밤새 불면과 함께 온갖 갈등과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다. 온갖 추위와 어둠 속에서 강하게 버텨야만 했었다. 그리하여 찬란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황홀하게 피어난 것이다. 불면의 밤을 뚫고 땅속을 흘러다니다가 그것도 긴 겨울을 뚫고 첫 매화가 피고 있다. /장종권 시인
매실 익는 냄새에 선잠을 깬다. 베란다 항아리에서 매실이 익어가고 있다. 시큼한 듯 달달하니 그 냄새에 어머니가 보인다. 어머니는 밀주를 담그곤 하셨다. 그때만 해도 쌀이 부족하던 때라 술 담그는 것을 금했기 때문에 가끔 관청에서 순찰을 돌았고 걸리면 벌금을 물기도 했단다. 우리도 형편이 그리 넉넉한 것은 아니었지만 막걸리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는 수시로 술을 담갔다.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뒤란에 깔아놓은 멍석에 편 다음 거기에 누룩을 골고루 섞어 항아리에 담아 윗방 아랫목에 놓고 이불을 덮어놓으면 하루가 다르게 술 익는 냄새가 났고 일주일 지나면 술이 완성되는 듯 했다. 누룩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말간 술이 고이기 시작하면 아버지는 시도 때도 없이 항아리에 사발을 담그곤 하셨다. 막걸리 한 사발에 두부김치를 곁들인 아버지는 잘 먹었다며 입을 손으로 쓰윽 닦고는 부엌문을 나서며 흡족해 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막걸리를 걸러내고 난 지게미는 우리들 몫이었다. 감미료를 타서 먹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알딸딸한 느낌이 들었다. 하루는 학교 같다 와서 가마솥을 열어보니 솥은 텅 비어 있고 부뚜막에 술지게미가 있길래 찬장을 뒤져 감미료를 타서 한 사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우리의 삶 역시 완벽하게 살고는 싶지만 수시로 그 한계에 부딪히며 고뇌한다. 그러나 만약 모든 것이 완벽하다면 세상사는 재미 또한 덜할지도 모른다. 그 불완전한 모습이 우리네 삶의 진정한 모습일 것이다. 무예 또한 그런 불완전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완벽함은 있을 수 없다. 가장 기본적인 체력이나 신장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물리적인 한계는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수련이라는 지속적이면서도 무지막지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몸에 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의 키는 변할 수 없는 것이다. 아직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청소년이면 수많은 보조도구나 약물 등을 이용해서 조금이라도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겠지만, 이미 뼈가 굳어버린 성인이 된 후에는 오히려 줄어들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살아야 할 판이다. 만약 작은 키가 단점이라면 그것을 한계로 둘 것이 아니라 그것에 맞는 무예수련을 통해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키가 작으면 당연히 손과 발의 길이가 짧기에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공방을 펼쳐야만 승산이 있다. 그래서 좀 더 접근전에 집중하고 보다 빠른 발놀림을 통해 순간의 이동거리를 단축시키면 되는 것이다. 안되
199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사무실에서 방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식당에서 담배를 필수 없다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없는 것이었고 대다수의 흡연가들은 다른 사람들 눈치보지 않고 어디서든 담배를 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사무실이나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지난 4월1일부터 그동안 대형 음식점에만 해당이 되었던 금연 단속이 피씨방 커피숍 등을 포함한 모든 음식점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는 동네의 소규모 식당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보건복지부에서는 2015년 1월부터 3개월간의 계도 및 홍보기간을 거쳤고 이제는 금연단속을 엄격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연에 대한 바람이 불고 있는 요즈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책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따르는 분위기 이지만 곳곳에서 마찰도 역시 빚어지고 있다. 소규모 식당을 운영하는 가게 주인들은 손님이 줄었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고 한잔술에 담배를 즐기는 애연가들은 단속이 너무 과하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흡연자들은 자신들도 당당하게 흡연을 즐길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금연구역이 확대되는 만큼 담배피는 사
공소시효(公訴時效), 형사시효의 하나로 어떤 범죄사건이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형벌권이 소멸하여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며, 만약 공소제기 후에 이러한 사실이 발견되면 면소판결을 하게 되는 제도이다.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를 골자로 하는 일명 ‘태완이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7월31일자로 공포·시행이 되었다. 태완이 사건은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그런 국민의 정서와 감정을 반영하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의 마음이 통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개정으로 인해 공소시효가 지난 태완이 사건에는 적용이 될 수 없는 바, 소위 말하는 소급효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로 미완의 수사를 위한 인력을 보강하는 팀이 따로 꾸려진다고 한다. 예산·인력 등 제도상의 제약을 극복하고, 수사를 해야 하는 현실은 눈에 보이듯 뻔하다. 또한 새로운 살인사건이 발생할 경우 초기의 신속수사가 필요할 때 또 경찰인력이 분산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경찰인력에 대한 더나은 확충, 재수사에 대한 법적·제도적 뒷받침, 장기수사를 위한 내·
태범석 한경대 총장 등 경인지역 대학총장협의회 소속 총장 등 교수 14명이 ‘지방대 육성법’이 위헌이라며 지난달 27일 헌법소원을 냈다. 청구인들은 헌법재판소에 낸 헌법소원심판청구에서 “지방대 육성법에 ‘지방대학’을 정의하면서 서울이 아닌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에 소재한 대학을 ‘지방대학’에서 제외시켜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인지역 대학들은 그동안 각종 수도권 규제정책으로 인해 교육부의 각종 지원에서 소외되고, 취업에서도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등 형평에 어긋난 대우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더욱이 학교설립과 입학정원에 있어 규제를 받아왔다. 청구인들은 이같은 불합리한 지방대육성법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엄밀하게 말해 서울 이외는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소재 대학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전임교수 비율, 교수연구비 등에 있어 서울 소재 대학들과 큰 차이가 나는데다 심지어 지방대학들에 비해 교육 및 연구여건마저 열악한 실정임에도 경인지역을 수도권으로 분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청구인들의 대리인을 맡은 이석연 변호사도 “지방대 육성법을 보면 인천과 경기도 지역이 비수도권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판
경기도내 수원시, 고양시, 성남시, 용인시와 경남 창원시 등은 기초자치단체지만 인구가 100만을 넘는 대도시다. 특히 수원시는 120만명을 넘어섰다. 광역자치단체인 울산시 117만여명(2015년 7월31일 현재)보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역자치단체인 울산시와 기초자치단체인 수원시의 공무원 수는 울산시 5천700여명이고 수원시는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 합쳐 2천700여명이다. 수원시는 인구 120만 명이 넘는 광역시급 도시지만 지방자치법상 기초지자체로 묶여 있어서 도시에 걸맞은 행정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날이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시민들의 행정서비스 욕구를 충족시키기가 힘들고 수원시민들은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경기도내의 고양시, 성남시, 용인시와 경남의 창원시도 마찬가지다. 이에 안상수 시장은 창원시를 광역시로 승격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 홍준표 경남지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 사실 이들 해당 지자체의 입장은 절박하다. 박근혜 정부는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특례를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며 2013년 10월에 출범한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서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의 20개 자치발전
의아해하셨죠? “중학생이 왜?”. 자유학기제가 ‘괴물’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드리려고요. “그걸 왜 나에게?” 하실까요? 장관님도 그러셨겠죠. “차관님! 자유학기제가 계획대로 실천되도록 지켜보세요!” 제가 장관이라도 그랬을 걸요? ‘강도 높은 교육개혁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정책 브리핑 자료에서 차관님 말씀도 읽었어요. “우리 교육이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발전에 큰 동력이 된 것은 사실이나 입시 중심 교육, 사회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대학교육,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인식이 교육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 간단하게 말씀드릴게요. 자유학기제는 우리가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하면서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창의성, 인성, 자기주도 학습능력 같은 중요한 역량을 기르도록 해주려는 것이잖아요. 반대할 사람이 있을 수 없는 것 아니에요? 우리는 오히려 한 학기만 그렇게 한다는 게 안타까워요. 오전에는 협동학습, 토론수업, 교과융합수업, 프로젝트 수업 같은 참여·활동 중심으로 교실에서 공부하고(정말 그렇게 해줄
인천은 토박이가 적고 여러 지역 출신이 두루 모여 살고 있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터줏대감이 적은 것이다. 인천의 인구 구성은 이북·충청·호남·영남·강원 등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이제는 외국인도 많이 늘었다. 여러 지역에서 모이다보니 지역적 카르텔로 인천의 정체성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 했던가. 이제는 인천가치의 재창조에 나서야 한다. 정명 600년을 넘어선 지금이 적기라 할 수 있다. 인천지역은 ‘미추홀’로 시작된 인천이 여러 지역에서 모여든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다 보니 주도권 장악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팽팽한 힘의 균형이 유지되다 보니 정체성 또한 갖춰가기가 쉽지 않다. 인천은 예전부터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개항과 항만의 도시라는 개방성을 지니고 있고 하늘 길을 열어 입지가 더욱 확고해졌다. 그러면서 인천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면서 인구와 면적이 크게 늘어났다. 전국 3대 도시로 자리 잡은 것이다 대구광역시를 앞질러 300만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의 인구유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