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신조어로, 주로 젊은 세대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세대의 사람들을 비꼬거나 비판할 때 쓰인다. 어떤 사람들이 ‘꼰대’로 여겨지며, 그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첫째로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갖고 그것을 고집한다. “옛날에는….”로 시작되는 그들의 말에서 자신이 성장한 시대와 그 시절의 문화를 지나치게 추종하고 있으며, 현재 새로운 문화적, 기술적 변화에 대해 부정적임을 짐작할 수 있다. 둘째로, 젊은 세대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그들의 가치관과 행동을 비판한다. “너희 세대는….”, “요즘 애들은….”와 같은 어구로 말문을 뗀 ‘꼰대’의 대화에는 자신과 다른 삶을 살아온 이에 대한 고려는 찾아볼 수 없으며 “…진정성이 없다.”라는 납작한 표현으로 비난하거나 평가하기에 바쁘다. 셋째로, 진정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질려버린 상대가 자기 말에 불만을 표하거나 자리를 뜨려고 하면 “세대 차이가 너무 크다.”라고 방어기제를 발동하며 원천 봉쇄의 오류를 저지른다.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세대 탓을 하는 것이다. 2019년,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채널 중 하나인 BBC Two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꼰대(KKONDA
새 학기가 되어서 반 아이들과 친해지려고 쉬는 시간에 열심히 말을 거는 중이었다. 학교가 끝나고 무얼하는지, 좋아하는 취미가 어떤 건지 슬쩍슬쩍 묻는데 아이들끼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A는 나중에 의사가 되고 싶어서 학원에 갔다가 매일 밤 9시에 집에 들어간다고 했다. 함께 대화하던 B도 의사가 꿈이라고 했다. A가 B에게 의사가 되려면 지금부터 엄청나게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핀잔을 줬다. A가 쓴 자기소개서를 다시 살펴보니 이렇게 쓰여 있었다. 과학고에 입학했다가 의대를 가서 의사가 되는 꿈이 생겨서 열심히 공부 중입니다. 사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의 장래희망이 확실해서 매일 밤까지 공부를 하는 건 기특한 일이다. 대체로 많은 학생이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는 게 요즘 교실의 분위기니까. 약간의 문제라면 의대에 가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는 거다. 10년 전에는 ‘저의 꿈은 의사입니다’라고 말하는 친구가 반에 한, 둘 정도 있었다면, 지금은 그 숫자가 확실히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의대 준비반’ 타이틀이 붙은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일반 학원의 최상위권 반 이름이 의대반으로 바뀌었다는 기사를 봤는데, 아이들이 그 반에 들어가고 싶어
코로나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왔는데도 세계는 전쟁과 폭력으로 암울하기만 하다. 세계를 주도하던 강대국들이 냉전시대의 본색을 또다시 드러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야만과 폭력의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전쟁과 폭력을 말리고 평화를 유지하도록 설득해야 할 강대국들이 오히려 전쟁을 일으키고 부추기며 반인륜적인 야만 행동에 동참하고 있다. 과거 냉전시대의 주역이었던 러시아와 미국이 오늘날 또다시 세계 주도권 싸움으로 지구를 전쟁의 수렁에 밀어 넣고 있다. 나토의 팽창을 반대하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고 벌써 전쟁을 벌인 지 2년이 지났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급기야 나토의 팽창 문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 간에 핵전쟁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폭격에도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약자의 몫이 되었다. 수많은 민간인들이 생명을 잃고 그나마 목숨은 건졌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평생 모았던 재산과 삶의 터전을 잃고 하루하루 굶주림과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는데도 전혀 신경을 쓰지…
중대재해처벌법이 2022년 2월부터 시행되면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형사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1월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적용됐다. 중대재해에 관한 언론 보도가 많아질 것이 예상된다. 법 제정을 전후로 사회 전체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중대재해 자체가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문제이기에 광범위한 호소력이 있어 보도의 소재로 삼기도 좋다. 취재 대상이 될 경영자들로서는 언론보도 중에서도 적대적인 보도에 대처해 자신과 회사의 평판을 보호하거나 회복할 방법을 고민할 일이 늘어날 것이다. 그 방법으로 법적 조치를 검토한다면 민사소송이나 형사고발보다는 먼저 언론중재위원회의 구제를 받는 것이 신속하다. 언론중재법은 언론피해자가 언론중재위원회에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반론보도, 추후보도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조정이 무산되면 그 후 법원에서의 소송으로 이어진다. 정정보도는 정정보도문의 게재를 목적으로 하고, 언론보도의 내용이 허위일 것을 요건으로 한다. 그러나 보도의 허위성의 입증이 쉽지 않다. 세부적인 사실관계의 차이가 있는 정도로는 허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언론사들도 오보 사실을 인
우리나라 출산감소가 예사롭지 않다. 202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OECD국가의 평균(2021년) 1.58명에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고,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합계출산율(2.1명)의 1/3 정도이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백약이 무효’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포기하기에 너무 이르다. 저출산 문제는 종합적이고 근본적으로 풀어야 하며 토지문제 해결이 그 출발점이다. 돌이켜 보면 1960-70년대의 근대화를 이룩하게 된 것은 우수인력과 산업화에 기인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제1공화국에서 1950년 실시한 농지개혁이다. 농지분배로 인해 전체 농가의 70%에 이르는 소작농이 자작농이 돼 농업생산력을 높이고 소득이 향상되었다. 농업소득의 증가는 공업투자와 소비를 유발하고, 농민들은 자녀를 공부시켜 산업화에 필요한 우수인력을 충원했다. 이처럼 농지개혁을 통한 농촌의 안정화는 우리나라가 급속한 경제개발을 이루는데 밑받침이 되었다. 빠른 경제발전은 토지가격의 폭등을 초래하고 토지 소유는 편중돼 경제의 흐름을 악화시켰다.
지역방송사 전무를 역임한 사람의 이야기다. 그의 동생이 문인협회 회장으로 선출되었을 때다. 그는 문인들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대접하면서 자기 동생이 문인협회 회장으로 뽑힌 것이 도지사가 된 것보다 더 기쁘다고 인사말을 했다. 얼마 후 한 시인이 그에게 물었다.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시냐?’고. 그는 ‘하는 일 없이 나이만 먹었다’고 했다. 그때 나는 그랬다. ‘나이를 먹지 말고 들고 계시지 그랬느냐?’고. 그렇게 해서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 유머는 시간과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서 순발력 있게 구사해야 효과적이다. 유머는 봄바람 같은 역할을 한다. 봄바람은 차가운 아들 손을 호호 불어주는 어머니의 입김과 같은 바람이다 자연의 훈풍으로써 언 땅을 녹이고 온기 머금은 바람은 대지 속으로 스미어 씨앗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흙을 부드럽게 한다. 어젯밤에는 동창 모임이 있었다. 20여 명이었던 회원은 절반도 안 되었다. 참석한 친구들은 주류(술마시는 자)와 비주류로 갈라서 앉게 되었다. 참석 못한 사람들의 이유는 비슷했다. 몸이 안 좋아 외식을 못하거나 요양병원에 있거나 어느 대학병원에 검진받으러 갔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그래도 할 말이 있다고 즐기는데
기어코 영화 '건국전쟁'이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건국이라니. 우리가 언제 나라가 세웠지? 여하튼 여당 인사들과 공영방송인 KBS에서도 홍보하고 특정 종교 단체는 신도들의 관람을 유도하더니 급기야 청년들은 관람 인증하면 영화비를 돌려준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영화 홍보 방법도 있다니…. 여하튼 제작 측의 의도대로 흥행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영화의 주인공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를 이렇게 왜곡하여 미화한다고 해서 그의 평가가 달라질까?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주역이었다, 제주도 4.3과 여순항쟁에도, 6.25 발발 시 서울시민 안전 메시지 방송도, 한강 인도교 폭파에도 책임이 없었고, 전쟁을 이용한 민간인 학살에는 묵묵부답이요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저해 행위도 없었으며 심지어 3.15 부정선거에도 개입하지 않았단다. 정말로 이런 왜곡된 인식을 가진 사람과 이를 홍보하는 세력들은 이승만 논쟁에서 자신 있다는 것인가. 이승만은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으로 추대되었지만 얼마 뒤 탄핵당했고 미국에 체류하면서 주야장천 독립청원만을 해댄 그의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이승만 논쟁은 할 이야기가 많다. 정부 수립 이전인 해방정국에서는 가장 먼저 분단을 기정사실로 한 정
공무원·교원 단체는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던 공무원·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상당한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주장해 오고 있다. 이 사안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 ILO·UN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권고와 제18대 국회 이후 제21대 국회에 연이어 관련 법 개정안의 발의가 있었다. 주요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은 공무원의 정당 가입을 금지하지 않는다. 4·19 의거 후 제2공화국 헌법은 이승만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주의의 실현 의지를 새롭게 규정하였다. 그 중에는 ‘정당의 국가 보호’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법률 보장’이 있었다. 정당은 민주적 기본질서의 주요 구성체이며 대의제 민주주의의 요체이다. 그러나 1961년 포고령, 1972년 특별선언 및 비상조치, 1980년 헌법 부칙으로 국회 해산, 정당·정치활동 금지, 정당 해산 등의 시련을 겪었다.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기 언론인의 정당 가입이 금지되었다. 정당이 공공기관 설치법 등에서 배척당하고 있다. 제헌 헌법부터 “공무원은 주권을 가진 국민의 수임자이며(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는 규정이 있어 왔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법률 보장은 국가(지방)공
3월의 신호탄은 뭐니뭐니해도 개학이다. 새 교복을 입고 새 책가방을 든 신입생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학교 교실. 이보다 더 정겨운 봄 내음이 있을까. 하지만 이 풍경은 추억의 앨범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어느 날, 65번 버스를 타고 귀가 중이었다. 버스는 잠시 신호등에 멈춰 섰다. 눈길을 사로잡는 간판들이 보였다. “행복사진관, 행복스튜디오, 옥스퍼드학생복, 이태리학생복, 요리제빵 학원.” 여기가 어디지? 너무도 정 겨워 그만 버스에서 내렸다. 수원 팔달문 근처, 그 거리를 따라 걸었다. 교복을 입고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던 학창시절의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팔남매의 다섯째인 내게 교복은 전천후 옷이었다. 친구를 만날 때도 친척 결혼식에 갈 때도 심지어 소풍을 갈 때도 교복을 입었다. 이런 교복은 가난을 철저히 포장해 줬다. 내 인생에서 교복을 입고 찍은 사진 만큼 찬란한 적은 없다. 그래서일까. 교복이 사라지는 게 싫다. 하지만 교복을 반대하는 사람도 많다. 교복은 일제의 잔재라는 둥 학생들을 정형화 시킨다는 둥 의견이 분분하다.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 세상이니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필자는 찬성론자 입장에서 교복의 필요성
얼마 전 지인과 통화를 했는데, 그는 꽤 길게 자신의 근황을 이야기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친구들도 만나기 어렵다는 그는 오랜만에 대화상대를 만난 듯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아, 그렇군요.’, ‘맞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등의 맞장구를 치며, 그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었다.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그에게 위로와 힘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아마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카톨릭주교이면서 종교상담센터의 전문 카운슬러로 활동하고 있는 제임스 셜리반은 자신의 책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경청’에서 ‘경청은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며, 자존감을 되찾아주는 것이다. 경청자는 인간 영혼을 치유하는 위대한 치료자가 된다’라고 하였다. 경청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잘 이해할 수 있고, 서로에게 위안과 격려가 되는 가장 좋은 소통방법이다. 우리는 경청(傾聽)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청은 마치 산수의 구구단처럼 소통방법의 기본처럼 생각되지만 곱씹어보면 가장 어려운 소통방법이기도 하다.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대의 말을 자르고 불쑥 나의 말을 시작하기도 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못 이해해서 소통의 오류가 나기도 한다. 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