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석 예정으로 만든 작은 음악회 입장권이 일주일도 안돼 동나버렸다. 100석도 안 채워지면 어쩌나 해서 다각도로 마련했던 한 달 홍보 총력전이 기분 좋게 무색해졌다. 일반적인 공연장이 아니라, 관객석을 급히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었다. 크고 작은 음악회를 100회 가까이 기획해오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 6월 18일 열렸던 ‘2022 아마니 페스타(Amany Festa)’이야기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 문화계가 신음하고 있는 판에 경기도, 그것도 최북단, 그것도 시골 산속의, 이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한 조각가의 작업장의 페스타(축제)에서 일어난 일이다. (아마니 페스타는 작업장이 아마니 삼거리 인근인 데다 아마니가 아프리카 스와힐리 어어로 평화라는 뜻이라 조각가의 작품 주제 ‘사랑과 평화’와 상통돼 정한 이름이다) 지난해 늦여름, 예술가의 인터뷰 일로 찾았던 경기도 전곡, 조각가 김창곤의 작업장.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문, 국내 최초, 유일한 ‘거석 조각가’라는 소개로 찾았는데 기대와 상상 이상이었다. 멧돼지, 고라니 뛰어다니는 산속, 4천 평의 흙바닥 작업장에 전국에서 모은 100여 점의 거석들이 희귀한 장관을 연출했다. 사람 키 일곱, 여덟 배
주위의 친인척 지인들은, ‘저렇게 지속적으로 미사일실험하고 핵실험을 준비하는 북한과 교류한다는 것이 상식에 맞는 얘깁니까’ 라고 내게 따지듯이 질문을 한다. 늘 기·승·전·남북교류협력을 강조하는 필자의 견해에 대한 반문일 것이다. 아마도 다수의 우리 국민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즈음 한반도 주변 상황을 보면 남북간 교류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 왜 남북교류가 만병통치약이 되는지 한번 보자. 첫째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분단체제에 적응된 우리국민들은 지금의 어려운 안보상황을 대단치 않게 여기지만 사실 위기상황임을 알아야 한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보유 핵무기를 방어 개념이 아닌 공격개념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표현을 했고,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를 시험하기 위한 7차 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상황임이 분명한데 우리는 너무 태평한 것 같다. 과거 북한인사와의 대화 시, 북측인사가 한 말이 생각난다. “남조선과 미국 사람들이 한 2-30만명 정도가 우리 공화국에 상주한다면 말야, 우리가 와 핵이 필요하겠나?” 교류협력이 필요한 이유를 아주 분명하게 설명해 주는 대목이다. 둘째 경제적 문제 해결이다
최근 대법원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의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위반으로 무효라고 판단하여 노동계와 경영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대법원 판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주식회사 KT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유효하다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1심 판결이 선고되어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임금피크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임금피크제는 무엇이며 두 사안에서 법원이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다르게 판단한 연유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임금피크제란 고용을 연장(정년연장 또는 재고용)하면서 연령 등을 기준으로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말한다. 임금피크제는 급속한 노령화에 따른 장년인구 활용 및 정년연장과 연계한 장기적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우리 법령상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에서 임금피크제를 규정하고 있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에 따르면 임금피크제는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첫째,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경우. 둘째, 정년을 55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주가 정년에…
언론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바닥 수준이라는 한탄은 새롭지 않게 들린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매년 발행하는 ‘디지털 뉴스리포트’ 뉴스 신뢰도 평가에서 최하위 혹은 꼴찌 수준이라는 평가를 종종 듣기 때문이다. 한국은 46개 국가 중에 2021년 38위, 2022년 올해는 40위라는 결과를 받았다.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은 전 세계적인 경향이다. 2021년 평균 44%였던 신뢰도 수준은 일 년 사이 42%로 낮아졌다. 뉴스리포트는 코로나 영향을 지목했다. 다른 정보원에 비해 공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사 뉴스에 대한 신뢰가 상승했었다가,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니까 팬데믹 이전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가 30%로, 글로벌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5년 전인 2017년 23%였던 것에 비하면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17년 조사는 “최근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뉴스 기피 문항을 추가했다. 뉴스 기피 경험은 뉴스 신뢰도가 낮을수록 많게 나타났다. 뉴스 기피 경험자들은 “뉴스를 보면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이라거나
며칠 전 얼굴에 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어떤 환자가 큰 소리로 의사를 타박하고 있었다.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었으나 치료결과에 대해 따지는 게 분명했다. 의사는 난감해하며 무언가 설명하려고 했고, 환자는 말을 자르며 책임을 추궁했다. 의사의 명령에 환자가 순한 양이 되어 복종하는 일반적인 풍경과는 정반대여서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알고 지내는 의사들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설명하면서 특수한 사례인지 물어보았다. 그들은 대수롭지 않게 일반적인 일이라고 대답을 했다. 의사가 갑이었던 시절은 끝났고, 갑을관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었다. 왜 그런 현상이 빚어졌는지 묻지 않았다. 변화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의사와 환자의 뒤바뀐 관계는 분당 글쓰기 교실에서 강의했을 때 있었던 일을 떠오르게 한다. 대령 출신의 중년 남성이 수강을 했는데 그는 병사들에 대해서 전혀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이즈음 병사들은 지휘관들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단다. 그러나 지휘관들이 모범을 보이거나 합리적으로 설명을 하면 병사들이 예전 못지않게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병사들을 나약하다고 본 우리들의 편견을 깨기에 충분한 증언일 것이다. 학교
1959년 시카고대학의 찰스 라이트 밀즈(C. W. Mills. 1916∼1962)가 쓴 『파워엘리트(Power Elite)』는 출간과 동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관료집단과 군수업자 그리고 군부 등 세 집단이 삼위일체가 되어 미국의 주요한 정책결정을 내리니 이들을 ‘파워엘리트’라고 하였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집단은 이해관계를 같이하며 공동목적을 향해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나머지 미국인들을 이에 추종케 한다고 주장했다. 밀즈는 이같은 미국 사회는 결코 다양한 여러 집단 간의 유화(宥和)가 이루어지는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맹비난을 하였다. 밀즈에 의하면 미국 사회는 결코 기회의 나라도 아니고, 다양성의 나라도 아닌 것이다. 권력은 항상 그들 파워엘리트들에 주어져 있고 그들은 전가의 보도처럼 그것을 행사해 미국을 점차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외쳤다. 사람들은 그를 분노의 사회학자라고 했다. 그런데 그가 이런 별명을 얻기에는 파워엘리트의 전횡만을 고발해서가 아니었다. 어쩌면 밀즈를 가장 분노케 한 것은 권력이 대물림되고 있는 미국 사회였을 것이다.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워엘리트의 권력
양심은 자신의 영적 본원에 대한 의식이다. 양심이 그런 의식일 때, 비로소 사람들의 삶을 올바로 이끌 수 있다. 신은 너에게 전통적인 가르침, 즉 전 인류의 의식과 너 자신의 개인적 의식, 즉 너의 양심이라는 두 개의 날개를 주었다. 그것을 통해 너는 비로소 신에게 접근하고 신의 곁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너는 이 날개의 하나를 잘라내고 싶어하는가? 왜 이 세상에서 숨어버리거나 이 세상에 빠져 버리려고 하는가? 그 둘은 다 신성한 것이다. 그 둘을 통해 너에게 말하고 있다. 그 둘이 일치할 때, 너의 의식 또는 양심의 목소리가 전 인류의 의식에 의해 뒷받침될 때, 너는 언제나 신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것이며, 자신이 진리를 발견한 것을, 또한 최소한 신의 섭리의 일부를 알아냈다는 것을 확신해도 된다. 왜냐하면 한 목소리가 또 하나의 목소리가 지닌 진실성을 보증하기 때문이다. (주세페 마치니) 양심! 너, 신성하고 영원한 하늘의 목소리여! 너, 무지하고 유한한 자, 그러나 이성을 갖추고 자유가 주어진 존재의 유일한 바른 지도자여! 너, 선에 대한 실수 없는 심판자여! 너만이 인간을 신과 닮은 존재로 만들 수 있다. 인간 본성의 탁월함과 그 행위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발달장애인과 가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5일 수원역 지하 1층에 마련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경기도 분향소에서 발달장애인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혼자가 아니고 경기도에서부터 같이 한다는 것을 꼭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더 꼼꼼하게 발달장애인 대책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발달장애인은 25만5207명으로 전체 등록 장애인의 9.6%였다. 그 가운데 경기도 내 발달장애인 수는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의 21.9%에 달했다. 가족 중에 발달장애인이 있으면 그들의 삶은 무너진다.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한계에 처해 있지만 제도 밖의 문제여서 절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절망을 견디다 못해 급기야는 소중한 목숨까지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본보(18일자 인터넷판)에 따르면 17일 송죽동에 사는 한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는 11살 아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를 시도했으며 3일엔 안산에선 20대 발달장애인 형제를 돌보던 6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달엔 서울 성동구에서 40대 여성과 6세 발달장애인 아들이…
친기업 정책 기조를 펼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개정을 위해 발을 맞추고 있다. 경영계와 노동계로부터 ‘졸속입법’이라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 만큼, 법의 완성도를 좀 더 높일 필요성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 덧없이 스러져 가는 노동자들의 희생을 막는다는 당초의 입법 취지까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시행 5개월밖에 되지 않은 법을 보완 입법이라는 이름으로 솜방망이로 만드는 개악만은 삼가야 한다. 중대재해법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은 사고통계로도 나타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산재사고 사망자는 모두 15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고작 8명이 감소한 수치다. 건설업 사고사망자 수는 7명 줄었지만, 제조업은 오히려 7명이 늘었다. 여전히 현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생명을 잃는 노동자들이 매월 50여 명에 달한다는 얘기다. 현행 중대재해법에 대한 경영계의 불만과 지적도 만만치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인 이상 기업 930개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이 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는 뚜렷하다. 전국 순회설명회에 참석한 기업 10곳 중 7곳가량은 중대재해법 대응에 여전히 어려
겉절이는 비교적 간단한 반찬이다. 신선한 배추와 갖은양념을 잘 버무리면 된다.. 알쓸신잡은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이라는 고급스런 재료를 나영석 특유의 판깔기와 편집으로 잘 버무린 겉절이다. 혹자는 이들 출연자를 보고 방송에 등장해 인문학 르네상스를 펼치는 어벤저스 군단이라 한다 알쓸신잡, 알아도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의 줄임말이다. 파격적 브랜드 네이밍이다. 이런 황당한 줄임말이 귀에 쏙 들어오고 눈이 떨어지질 않았다. 시즌1-2가 시청률 6-7%, 시즌3가 4-5% 정도면 비지상파 채널에서 그것도 비예능인 중년 남자 출연자들만으로 이룬 대성공이다. 나에게 알쓸신잡은 알아두면 (잘난 체하는데) 쓸모 있는 신나는 잡학사전이다. 내 잘난 체에 짜증 내거나 관심 없는 것은 듣는 사람 사정이고 난 잘난 체하면서 신나면 그만이다. 돈 때문에 떨어지는 자존감 그렇게라도 살려봐야지. 나영석 프로그램이 대부분 그러하듯 프로그램의 포맷은 단순하다. 가고 싶은 곳 돌아보고 함께 맛있는 밥 한 끼 먹고 그냥 떠드는 수다이다. 굳이 멋진 표현으로 하자면 여행 예능+함께하는 먹방+인문학적 수다 정도라 할까. 여행과 함께하는 밥상은 1박 2일부터 일관된 나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