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총장 당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입에 달고 다녔던 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살아있는 권력이라는 법무부 장관 가족을 수사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의 아이콘으로 떠올라 제1 야당 대선 후보까지 되었다. 하지만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는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라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기소했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입에 달고 다녔던 “법과 원칙에 따라”는 도대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그런데 최근 윤 후보는 그 의심에 기름을 붓는 발언을 했다. “이런 확정적 중범죄, 다른 변명의 여지가 없는 후보”가 그것이다. 지난 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칭해 한 말이다. “법원 원칙에 따라”를 입에 달고 다녔던 검찰총장 출신 제1야당의 대선 후보 입에서 나온 발언인지 믿기 어려울 정도다. 만약 윤 후보가 검찰 재직 시절, 특히 검찰총장 재직 시절에도 사건에 대해 “다른 변명의 여지가 없는” “확정적 중범죄”라는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가 맡았거나 지휘한 모든 수사는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시콜콜하게 “무죄추정의 원칙”을…
모든 사람이 형제자매이며 평등하다는 의식은 인류에게 점점 확산되어 가고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예수께서 이 말을 하는 목적은, 모든 사람을 통합하여 국경을 초월한 형제자매로 만드는 것, 그들을 신과 합일하게 하는 것,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영원한 생명인 사랑의 계율 아래 그들을 하나 되게 하는 것이다. (라므네) 사회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서로 존중하는 새로운 관계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상대를 거의 동물로 보는 한 그들은 사람들을 동물처럼 다루는 것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고, 폭력 또는 계책을 이용해 인간을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두 자신들이 하느님의 딸과 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생명의 가치를 깨닫지 않는 한 새로운 관계는 형성되지 않을 것이다. (채닝) 네가 두려워하는 사람도 너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사랑할 수는 있다. (키케로) 도덕을 얘기하면서 너희의 의무를 너희 가족과 조국의 범위 안에 한정하는 사람들은, 그 범위의 크기와 상관없이 너희에게도 타인에게도 해로운 자기애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가족과 조국은…
진정한 자선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칭찬과 내세에서의 보상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한다. “너희는 일부러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어버이로부터 아무런 상도 받지 못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그 자선을 숨겨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늘 어버이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예수) 가난한 과부가 희사한 한 푼은 부자의 만금과 맞먹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진정한 자비이다. 오직 가난한 자, 스스로 수고하여 일하는 자만이 자선의 기쁨을 누릴 수 있고, 부유한 자와 게으른 자에게는 그 기쁨이 없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자선행위를 하는 것은, 좋게 말해 예의지 결코 자선이 아니다. 누군가가 너에게 길을 물으면, 너는 예의 바르게 걸음을 멈추고 가르쳐주어야 한다. 또 만약 누군가가 너에게 만원이나 5만 원을 빌려달라고 할 때, 네 수중에 그만한 여유가 있다면 빌려주어야 하지만, 만약 빌려주었다 해도 그것은 자선과는 거리가 멀다. 물질적으로 돕는 것은 희생이 동반되어야 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 비로소 물질적 도움을 받은 사람은 정신적 도움을 받은 것이다. 오늘 세
세상에서 최악의 통증 세 가지를 꼽아보라면, 대개는 자신이나 가족이 겪은 병치레를 근거로 답할 것이다. 나는 통풍(痛風), 산통(産痛), 참척(慘慽)의 고통을 꼽는다. 참척은 부모 앞에서 자식이 먼저 죽는 비극을 말한다. 악상(惡喪)이라고도 한다. 이 셋 가운데 가장 아픈 병은 무엇일까.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통풍이라고 답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통풍을 앓고 있거나 심하게 앓았던 사람들은 이 문답을 어리석다고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서른 살 때 처음 어느 날 밤, 원인을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통증을 겪었다. 6.25처럼 그날 잊을 수 없다. 병원에 가서 통풍이라는 관절염인 걸 알게 되었다. 이후 20년 동안 나의 투병사는 과장 없이 핏빛이다. 처절하고 혹독했다. 어린 딸 앞에 두고 울었다. 초반에는 1년에 두세 차례, 나이 들면서는 분기에 한 번, 이후에는 한 달에 두세 번 강력한 공격을 받았다. 그때 나는 통풍 환자들이 모인 세상이 바로 지옥이라고 주장했다. 마취하지 않고, 엄지발가락 첫 마디에 송곳을 찔러 박은 채 사나흘 동안 흔들면서 좌우로 돌린다고 가정해보라. 단 1초도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바로 그 통증이다. 해병전우회처럼 그래서 통풍환자들
2021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코로나19로 인한 피로감과 무기력함은 지난해와 똑같이 우리를 힘들게 했다. 전 지구적인 환란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피폐할 정도로 망가트렸다. 누구나 겪었던 이 불행한 시간은 보상받을 길이 없어 더 안타깝다. 그러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개인적인 은혜와 원한은 사회적 참사와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모두가 경험하는 감사함은 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함께 경험하는 아픔은 서로 의지가 된다. 하지만 개인이 경험하는 사랑과 고통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기 때문에 홀로 감내해야 한다. 그래서 더 감사하고 또 힘들다. 얼마 전, 신경정신과 의사와 대화를 나눴다. 그분의 말에 따르면, 심리적인 상처를 서로 주고받은 경우에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의 대부분은 피해자라는 것이다. 가해자가 병원을 찾아 자기가 한 일에 대해 힘들어하면서 상담을 하기 위해 내원한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타인으로부터 위해를 당한 피해자만 마음속에 상처를 감추고 위장하다가 곪아 터질 때쯤 되어서야 살기 위해 구조를 요청하는 것이리라. 결국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성경 구절에나 나오는 선언적 수사에 불과하며 감정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에 원수를 사랑하는 일은 가당치 않다는
사전, 지도, 시계, mp3, 카메라, 종이신문, 녹음기, 달력...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즉답은 어려울거다. 하지만 듣고 나면 다소 허탈해진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사라져가는 제품이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을 통하여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지만 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이것을 별도로 사서 썼다. 인류학자들은 지구상의 인류는(Homo) 대략 25종이 살았다고 말한다. 이중 호모사피엔스가 살아남아 현생인류의 조상이 되었다. 사피엔스란 말처럼 생각하는 기능이 다른 육체적 조건의 우위를 이겨낸 것이다. 인터넷의 보급 이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류의 삶은 혁신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Economist)란 잡지에서는 우리의 삶을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ce)라 지칭하였다. 우리나라에 이 개념을 디지털 사회의 삶의 특징과 모습으로 소개한 성대의 최재붕 교수는 스마트폰을 인간의 필수 불가결한 장기에 빗대어 오장칠부라 설명한다. 금융이나 유통, 미디어, 교육 등 소위 디지털 변화(Digital Transformation)은 급격히 진행되어 이에 적응하기 어려운 노년세대는 디지털문명으로부터 소외되는 또 다른 사회적 소외현상이 나타나고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21 KB 자영업 보고서: 수도권 소상공인의 코로나19 영향 조사’에 의하면 소상공인 상당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계속될 경우 휴·폐업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연매출 50억 원 이하 또는 직원 10인 이하 소상공인 700명(서울 460명, 경기 194명, 인천 4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앞으로 3년간 코로나19가 지속된다면’이란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매출 하락으로 휴·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응답자들은 ‘낮은 수익과 큰 손실’(42%)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경기회복이 더딜 것’(30%) ‘경영관리 어려움’(17%) 등을 호소했다. 실제로 소상공인들은 방문손님 감소(40%),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제한(32%) 등으로 전체 매출이 2020년엔 2019년 대비 평균 23%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응답자 82%는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도 매출과 고용이 증가한 업종도 있긴 했다. 벤처기업의 경우 2020년 1년간 7000여 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했다. 특히 온라인플랫폼에 속한 도소매업의 평균고용은 35.9% 상승했다. 벤처기업 당 영업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끔찍한 산업재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어렵사리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는 준비가 제대로 되었다는 증거가 아직 없고, 정부에서도 예측되는 혼란과 모순을 신속히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산업재해 근절이라는 대의를 존중하여 차제에 경영철학을 바꾸는 계기로 삼는 게 맞다. 정부나 정치권 역시 경영계의 합리적인 우려와 보완 요청을 허투루 들을 일이 아니다.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현장에서 노동자가 숨지거나 다칠 경우 사고 예방책임을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직접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5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이 법은 사망 1명 이상,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해당 사업장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강력한 제재규정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산업현장은 여전히 제대로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50인 이상 중소제조기업 322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중소제조업 중대재해처벌법 준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