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가 한국 언론사에 남을 큰 일(?)을 했다. 연합뉴스 덕분에 앞으로 뉴스 소비자들은 언론사가 돈을 받고 써대는 홍보성 기사에 속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21일 언론전문지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연합뉴스는 수익사업 전문조직인 홍보사업팀에서 홍보성 기사를 작성해, 2019년 10월부터 네이버에 2000여 건을 송출했다. 보도자료는 ‘기사’가 아닌 ‘보도자료’란에 송출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광고를 기사로 포장했다는 것이다. 불량식품을 정상식품 코너에 진열해 판매한 꼴이다. 포털의 언론사 제휴 심사를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지난 13일, 연합뉴스에 ‘한 달 노출중단 제재 및 재평가(퇴출평가)에 해당하는 벌점’을 의결했다. 연합뉴스의 소명을 거친 후 최종 확정된다. 기사형 광고는 도입 초기부터 논란이 됐다. 언론의 신뢰를 잠식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광고 유치에 혈안이 된 신문사들이 쉽게 문을 열어버렸다. 2002년 신문윤리위원회가 주최한 전국 일간지 광고국장 세미나 주제가 ‘기사형 광고의 윤리 문제’였다. 기사형 광고는 언론 보도가 진실일 것이라고 믿는 뉴스 소비자를 기만했다. 미디어오늘의 용기 있는…
국수는 오는 것이다. 분틀을 타고 오고, 허공을 몇 바퀴 돌고 수십 개 가락을 만들어 오고, 돌돌 말려 칼에 샥샥 썰려 한 그릇 국수로 오는 것이다. 이렇게 오는 국수를 먹으면 장수한다고 한다. 그래서 결혼식에는 백년해로하라는 의미로 잔치국수를 만들어 손님상에 올린다. 이러한 습속은 남북한이 다르지 않다. 삶은 면을 물에서 건져 올린다는 뜻을 가진 국수(掬水)는 북쪽에 고향을 둔 사람들에겐 일상으로 스며든 음식이다. 국수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메밀이 많이 나는 지역인 북쪽에 국수가 있었다. 일반인들이 먹기에는 귀했던 시기 메밀로 만든 평양냉면은 서울에서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해방 후 전쟁으로 고향을 떠난 피난민들은 고향 맛을 살려 함흥냉면집을 열었다. 현재 평양냉면은 메밀을 주 재료로 만들며 맛은 슴슴하게, 함흥냉면은 농마(녹말)로 만들며 매콤하게 하는 것이라고 자신들의 상표를 붙였다. 원조의 맛이 바래갈 때 탈북민이 이곳으로 왔다. 고구마 전분을 재료로 사용했던 함흥냉면을 원래의 감자전분으로, 슴슴하기 그지없는 평양냉면은 깊은 육수의 감칠맛으로 고향의 맛을 재현했다. 나는 서울에서 함흥냉면을 맛보았지만 함흥에 있는 ‘신흥관’에서 먹었던 농마 국수의 맛을
민주주의의 가치는 소수 의견도 제도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대의민주주의는 협상과 타협을 원칙으로 한다. 협상과 타협을 통해 민주주의는 소수 의견마저도 제도에 반영할 수 있게 돼, 민주주의 본연의 가치에 충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소수 의견을 반영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제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소수의 의견까지 반영해 만들어진 제도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설령 제도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특정 정치 세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 없이, 합심해서 부작용을 극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즉, 민주주의 체제란, 협상과 타협에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체제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가장 효과적인 제도를 만들 수 있는 체제라는 것이다. 여기서 덧붙여 말하고 싶은 점은,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가치가 아닌,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점이다. 가치와 수단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수단이 정당했다고 그 결과가 민주주의 기본 원칙과 가치에 충실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지난 18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여당 단독으로 문광위 안건
경기도민 100%가 재난기본소득 25만원씩을 받게 된다. 원래 중앙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급대상은 88%였고 나머지 12%는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재명 지사는 모든 도민들에게 제3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12%의 도민들에도 주겠다는 말이다.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의 당위성과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한다. 전 도민 지급 결정이전에 고양·광명·안성·구리·파주시 등 5개 시가 ‘재난지원금 100% 지급 제안 공동성명’을 낸 바 있고,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의와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단도 전 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교부세액이 중앙정부 몫 매칭액에 미달하는 수원·용인·성남·화성·시흥·하남시 등이 난색을 표하기도 했으나 도가 부족액을 100% 보전하겠다고 나서 전 도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경기도는 올해 1월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할 때도 경기도민 전원에게 1인당 10만 원을 나눠준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국민이 겪고 있다”면서 “재난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도민
라면 중 제일 맛없는 게 꼰대라면이라 한다. 매장에서 실제 주문하는 것을 살펴보면 젊은이들은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많다. 까페라떼는 나이 든 세대의 주문량이 훨씬 많다. 꼰대는 여자보다 남자가 많다. 아이들과 엄마, 아빠의 관계를 살펴보면 안다. 남자들이 더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사회적 위치에 익숙해 고압적 말투를 사용하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가르치려는 태도가 많아서 일거다. 배움의 깊고 얕음의 문제가 아니다. 무식한 꼰대, 유식한 꼰대다. 유식한 꼰대는 가르치려 들기 때문에 더 피곤하다. 드라마 시청률은 여자가 남자보다 무조건 높다. 시청률은 30-50 대 여자가 견인한다. 젊은 여성 시청자는 드라마 속의 판타지를 꿈꾸고 중년층 이상은 현실의 자기 관여도 높은 리얼리티가 극중 어떻게 설정되고 전개되는지를 관심 있게 본다. 뉴스와 시사프로는 정보전달에 따른 확증편향의 문제가 발생한다. 생각에 따라 가치판단의 문제가 개입하기 때문이다. 드라마와 예능은 재미있냐 없냐의 문제일 뿐이다. 재미없으면 안보고 만다. 드라마와 예능에 대해 확증편향적 자세와 진영논리를 펴는 사람과는 같이 놀면 안된다.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현실의 극화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혹
이재명 후보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정치인이다. 한국 대중은 입지전적인 인간보다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자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코스는 대개 이렇다. 지역 이름을 딴 고등학교를 나오고, 서울 법대나 그에 준하는 대학을 졸업해서 사시나 행시를 본다. 일단 행정부 국장급 이상, 차장검사나 부장판사급 이상으로 산다. 아니면 대학 때 민주화 투쟁에 참여하다 구속돼서 징역을 산다. 그러다 지역에 다시 내려와 정당 공천을 받고 당연한 듯 당선된다. 대개 당선된 해는 나 같은 놈이 어떻게 여기에 왔나 하면서 살고, 나머지 삼 년은 저런 놈이 어떻게 여기를 왔나 하면서 산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몇몇을 빼면 누가 되든 비슷하다. 지역 유지들 모임의 최종판이 국회다. 이재명은 이 라인에서 완벽한 열외다. 이재명을 싫어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그가 엘리트 코스를 걸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느끼는 대중들의 보수성이다. 두 번째는 노무현 콤플렉스다. 그의 죽음은 노무현과 진보진영을 지지한 지지자들에게 이명박 일당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그것은 이른바 대깨문이란 지지자들을 만들었는데,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은…
찬 샘물 한웅큼 쥐어 마른 가슴 축이는 일 꽃피듯 새로 돋는 한 생각을 붙잡으며 지독한 짝사랑으로 절망이 낭자한 일 매일 밤 자맥질로 제 상처를 후비며 물결 위 윤슬 한 자락을 건져내어 쥐는 일 거미줄에 아침 이슬을 한낮에도 꿰고 앉아 가는 시간 한 도막을 덜어내어 새기는 일 ▶약력 ▶ 2021 계간 '한국시학' 봄호 등단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졸업 ▶수원공업고등학교 교사 역임
태초의 근원적인 힘이 우주를 탄생시켰다. 모든 에너지가 단 한 번의 폭발로 분출되어 단 하나의 선물을 남겼다. 그것은 바로 존재였다. 긴 시간이 흐른 다음 별들이 생겨나 반짝거리고 그 별빛 아래 도마뱀이 눈을 깜빡거리게 된다면, 그 또한 시간이 시작되었던 태초, 바로 그 순간 불타올랐던 그 신비한 에너지 때문일 것이다. 태초의 우주는 스스로 섬세하게 자기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만일 공간의 생성 속도나 중력이 어느 한쪽으로 쏠렸다면 우주의 모험은 중단되었을 것이다.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 아래 돌고래가 파도처럼 높이 굽이치면서 헤엄쳐 나아가는 것과 같은 바로 그 생명력은 우주 태초의 절묘한 역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우리는 돌고래와 태초의 찬란한 불꽃을 완전히 분리된 사건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죽음과 파괴에 대한 공포를 없애기 위해 우주를 지배하겠다는 인간 종(種)의 결정은 결국 인종주의, 군국주의, 성차별주의, 인간중심주의를 생기게 했고, 이것은 인류가 수용하기 벅찬 우주의 차원을 관리하려는 노력에서 생긴 잘못된 책략이었다. 각각의 시공간이 가진 창조성은 다른 모든 시공간의 창조성과 다르다. 우주는 모든 존재로 매 순간 우리에게 다가와 다음과…
코로나19로 인하여 어려운 와중에도 경기농업기술교육센터에서는 경기농업대학(10개월 과정), 경기마이스터대학(2년 과정), 농업기계 활용교육, 신규농업인(귀농귀촌) 및 품목별 교육 등 농업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온라인) 교육을 적절히 활용하여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위하여 추진하고 있는 농업교육 사업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사업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 농업교육은 농업기계 활용 및 각종 농업현장 체험, 실습이 많고 농업인 대부분이 인터넷 등 온라인 기기와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거의 대부분 대면(집합)으로 교육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비대면(온라인) 교육을 도입하여 추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비대면 실습체험 프로그램 개발부터 농업인에게 교육에 필요한 각종 온라인 비대면 플랫폼 활용 교육까지 하면서 교육생과 교육기관에서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코로나 시대를 이렇게 헤쳐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코로나19에 따른 변화의 초기단계일 수 있다. 앞으로는 더욱 큰 변화의 바람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