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는 검찰에 의한 ‘독재’를 추구하다가 ‘주술’에 의한 정치로 종지부를 찍었다. 검찰독재와 주술정치의 부적절한 만남은 ‘12.3 비상계엄’이란 사생아를 출산하였다. 윤석열은 어떻게 주술정치를 불러들였는가? 주술은 종교와 달리 목표가 합리적이지 않고 수단은 윤리적이지 않다. 주술은 자기 개인과 가족의 이익을 추구하므로, 종교와 달리 사회 공공의 이익에는 관심이 없다. 주술이 개인 차원에서 머문다면 굳이 나무랄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공적인 차원에 나타난다면 사회에 커다란 해악을 끼치게 된다. 불행하게도 윤석열 정부가 그 예가 되었다. 2018년 소가죽을 벗기는 굿판에 윤석열 부부의 이름이 연등에 올려졌을 때 사람들은 의아해하였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가 손바닥에 ‘王(왕)’자를 써서 보여주었을 때 사람들은 크게 실소했다. 2022년 3월 9일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3일만에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발표하였을 때 국민들은 비로소 심상치 않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배후엔 영부인 김건희가 있었다. “나는 영적인 사람이고 도사들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김건희가 말할 때 건진법사와 천공의 이름이 거론되었
최근 50대 초반인 지인의 ‘권고사직’ 소식을 듣게 됐다. 이런 일을 가까이서 목격하는 건 처음이다. 나와는 아주 먼 이야기인 줄 알았던 소식을 가까이서 접하고 보니, 우리나라 경제 위기와 중장년층의 고용 불안이 얼마나 심각한 지 피부로 오롯이 느껴졌다.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촉발된 1500원대 환율 전망과 경제 위기, 역대급 고용 불안 등으로 대한민국호는 그 어느 때보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대기업들은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을 시행하며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새해를 앞두고 ‘조직 슬림화’를 통해 고정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엔씨소프트, SK텔레콤, KT, LG헬로비전, 롯데면세점, G마켓, SSG닷컴 등 기업들은 인원 감축을 실시했고, 이 중 일부 기업은 대대적으로 몸집을 줄이기 위해 역대급 퇴직금과 위로금을 내걸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기업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새해벽두부터 은행권 역시 대대적인 희망퇴직에 돌입했다. 지난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일 희망퇴직을 통해 541명을 떠나보냈고, 최근 희망퇴직 접수를 마무리한 KB국민은행도 지난해(674명)와 비슷하거나 더 큰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3일 오전 8시 쯤 ‘12.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 집행을 시작했다. 이후 국민들은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체포 영장 집행 시도에 눈을 떼지 못한 채 5시간 30분 동안 초조함 속에서 애를 태웠다. 한남동 관저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는 윤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검사를 비롯한 공수처 체포팀이 영장을 들고 진입했지만 경호처 직원들과 수도경비사령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막아서며 대치가 시작됐다. 대치는 5시간 30분 정도 이어졌다. 그리고 오후 1시 30분쯤, 공수처는 수사팀 안전이 우려된다며 체포 영장 집행을 멈췄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것이다. 버티기를 고수해 온 윤대통령의 전략이 또 한 번 시간을 벌었다. 물론 윤대통령 탄핵과 체포, 파면을 염원해 온 국민들의 실망은 클 수밖에 없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직후 한 시민이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됐던 사람이 저렇게 치졸하고 비열하게 버티는지. 빨리 나와서 체포에 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한탄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동의할 것이다. 이번에 체포 영장이 발부된
몇 년 사이에 스포츠 팬들이 자주 사용하게 된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워크에식’이다. 직업에 대해 성실한 정도를 의미하는데 한국어로는 직업 윤리로 번역될 수 있다. 유명한 스포츠 선수 중에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 술, 담배를 비롯한 각종 몸을 해치는 일들을 꾸준히 해오지만 성적이 좋은 선수들이 있다. 팬들이 이런 선수를 비판할 때 워크에식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반대로 늘 몸 관리를 하고, 팀에 헌신하는 자세를 가진 스포츠 스타에게 워크에식이 좋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며 더그아웃의 쓰레기를 줍는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는 직업 윤리가 좋은 대표적인 선수다. 특정 종목에서 슈퍼스타라고 해서 꼭 직업에 대한 자세가 좋으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공무원에 속하는 교사의 워크에식은 어떨까. 교사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도는 이야기가 있다. 업무분장을 할 때 눈물을 잘 흘린다면 일을 맡지 않을 수 있다. 바꿔 말하면 학교는 오는 업무를 잘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최대한 일을 많이 가져가는 구조라는 거다. 공무원이기에 일을 더 한다고 돈을 더 받는 게 아니니 일단 업무를 피하고 보는 게 유리하다. 이러다 보니 똑같은 연차이지만 누구는 업무에서 모르는 게 없
겨울철은 운전자들에게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창밖으로 내리는 눈은 겨울철의 운치를 더하지만, 도로 위에서는 운전자의 시야를 흐리게 하고, 바퀴가 도는 등의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블랙아이스는 겨울철의 주요 사고 원인 중 하나이다. 경기도 최근 5년간(2019~2023년) 교통사고 분석 결과,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가 적설 교통사고에 비해 3배나 많이 발생했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표면에 얇게 형성된 투명한 얼음층을 말한다.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도로 위의 조용한 폭탄'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겨울철 기온이 영상 2°C를 넘어설 때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의 발생률은 3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운전자들의 경계심이 낮아지는 반면, 도로 위 얼음은 여전히 녹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겨울철 교통사고 발생 원인의 약 17%가 블랙아이스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벽 시간대나 해가 지는 저녁 시간에는 도로 표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블랙아이스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다리 위, 터널 입구, 응달진 곡선도로 등은 블랙아이스가 형성되기 쉬운 대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시도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됐다. 그동안 수사기관과 법원은 ‘12.3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 14명을 신속하게 구속했다. 그러나 이번 내란 사건을 계획하고, 발표하고, 현장 지휘까지 한 것으로 확인된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은 아직 조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조사거부 뿐 아니라 수사기관, 법원, 헌법재판소의 정당한 법 집행을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새 해 첫 날,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 대신, 관저 앞에 모여 있는 극렬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편지를 전달했다. 그는 법원에서 발부된 체포영장의 집행을 막고 있는 군중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새해 첫날부터 추운 날씨에도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이 나와 수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저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끝까지 싸울 것”을 천명하며 등 매우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선동했다. 윤 대통령의 편지가 전달되자 불법적인 시위현장에 있던 군중들은 환호했고, TV를 통해 생중계 된 그들의 광기어린 눈빛은 더 강렬해졌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20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 미국의 상당 수 국민들도 향후 4년이 참 길 것이라는 자괴감을 가질 것이다. 우리도 2년 반 전쯤, 5년은 너무 길다라는 생각을 가졌었고 그 우려가 지금 현실로 다가서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의 재등장을 걱정하는 미국 내 지식인의 목소리는 다양한 대중문화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더글러스 케네디의 소설 『원더풀 랜드』와 영화 ‘시빌 워 : 분열의 시대’가 그것이다. 지난 해 연말에 개봉됐던 알리 아바시 감독의 ‘어프렌티스’란 영화도 트럼프 시대의 재개가 새삼 두렵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중 앞의 두 작품, 『원더풀 랜드』와 ‘시빌 워 : 분열의 시대’는 둘 다 트럼프 같은 대통령이 만들어 놓은 깊은 증오의 정치가 미국이라는 큰 나라를 두 쪽으로 쩍 갈라 놓게 한 것을 소재로 삼고 있다. 소설 원더풀 랜드에서는 미국이 ‘연방 공화국’과 ‘공화국 연맹’으로 갈라지는데 그 영토의 분포도가 딱, 대선 때의 민주당 지지 주와 공화당 우세 지역이다. 거기에 독일 베를린 처럼 중립지대가 하나 있다. 그건 미니애폴리스이지만 왜 작가가 미니애폴리스로 잡았는지는 불분명하다. 아마도 스윙 보트 지역이 아닐까 싶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 헌법 제84조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은 법전에만 존재하는 규정이라 생각했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재직 기간에 형사소추, 즉 기소되는 것은 상상 속에서도 생각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하지만 법원은 직무정지 상태라고는 해도 현직 대통령인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을 청구한 공수처는 영장 기간인 2025. 1. 6.까지 집행해야 한다. 아마도 이 칼럼이 게시될 때면 윤석열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을 것이다. 범인을 체포하면 수사기관은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만약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그렇기에 공수처의 체포영장 청구는 구속영장을 전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48시간 후 석방하기 위해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소추특의 예외 사항은 내란, 외환의 죄다. 윤석열의 체포 사유가 내란이라는 뜻이다. 현직 대통령의 내란 행위, 그 초현실적인 사건이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 그리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출석에 불응하고, 더 나아가 체포영장의 집행까지 불응하겠다는 대통령이 여전히 대통령 직위에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