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前職)과 현직(現職)이란 차이는 하늘과 땅 만큼 크다. 나도 현직에 있을 때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했었지만 ‘그래도?’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이 별로 틀리지 않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공감한다. 물론 현직으로서 예우(?)를 받던 그러한 형식적인 겉치레를 이야기 하는 것이 결단코 아니다. 아무리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란 말이 있지만 선출직이란 떨어진 순간부터 시정에 참여할 방법과 기회가 철저하게 봉쇄된다. 물론 낙선자 본인 스스로도 관여할 생각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지만 책임을 느끼며 들어주고 실행해보려는 공직자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새로 선출된 단체장이나 의원들도 전(前) 의원이나 단체장의 의견을 들어보려 하지 않는다. 혹시 있다 하더라도 의례적이고 형식적이다. 현직을 다년간 역임했고, 지역 현안을 제일 잘 알고 있는 경험자의 조언을 듣기위한 진정성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소리를 들어 본적이 없다. 이런 현상은 소속한 당이 바뀌어서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다. 같은 당이라도 똑같았고, 훨씬 그 이전부터 물려 내려온 현명하지 못한 관습이요, 살아남은 자들의 오만이요, 역사 지우기로서 마땅히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새로 선출된 분들이 새로운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경계부분 내부에 위치해 대표적 고위험 지진대 주변국보다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지진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계속해서 지진의 발생빈도가 10년 주기로 2배가량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90년 이후 규모 3이상의 지진이 179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각 분야별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도 지진발생 때 시민행동 요령을 수립해 피해를 방지하고 앞으로 건축물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건물붕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건축물의 약 82% 정도 밖에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있다. 지진발생 때 대규모의 재산 및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전 국민이 지진발생 때 시민행동 요령을 숙지, 대비해야 한다. 집안에 있을 경우 튼튼한 테이블 등의 밑에 들어가 몸을 피하고 화기사용 중지와 야외에서는 머리를 보호하고 낙하물이 없는 평지로 이동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에 있을 땐 가장 가까운 층에 내려 신속하게 지상으로 대피해야 하며 지진이 발생하면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가 난 상태가 돼 제대로 운전
경철이는 목발을 짚고 구청을 다니는 행정직 공무원이다. 말하자면 장애를 지닌 사람인 것이다. 얼굴은 항상 밝은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생각 역시 매우 긍정적이었다. 고향이 같은 해남이라 종종 만나서 막걸리 잔을 기울인다. 서로 바쁘고 근무처가 다르니까 자주 만나는 편은 아니나 어쩌다 만나게 되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고향 얘기서부터 아직도 밭에서 일하시는 근력 좋으신 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종 긍정적인 화제로만 가득하다. 목소리도 경쾌하고 얘기를 풀어나가는 솜씨 또한 구수하고 재미가 있다. 얘기 중간 중간에 내비치는 번득이는 예리함이라든가 섬광처럼 비치는 천재성은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이었다. 애초 그는 기획 부서에 배치돼 일을 했다. 그를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적재적소의 배치라고 생각을 했다. 현재는 총무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그가 적격의 기획부서와는 떨어진 총무부서에서 일을 한다. 뭔가 잘못됐다고 나는 한편으로 생각했다. 언젠가 영화에 관한 기획의 건을 토의한 적이 있었다. 영화에 대해 그리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그지만 워낙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이고 보니, 속으로 나는 놀랐다. 영화에 대해서는 전문적은 아니었어도 그것을 기획하
지난 7일 퇴직 후 한 달여의 칩거생활에서 벗어나 ‘경기교육사랑 학부모지원단’ 연수에 특강 강사로 초청돼 참여했다. 연수는 학부모지원단의 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주교육지원청에서 마련한 연수로 초중고교 관리자와 학부모지원단의 합동연수였다. 오랜만에 교원들과 학부모들을 만나게 돼 무척 반갑고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한 아이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는 온 마을 전체가 나서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오케스트라가 다양한 여러가지 악기의 집합체로 구성돼 앙상블을 이루듯이 교육도 다양하고 많은 구성원들로 구성돼 수많은 구성원들의 협동적 노력에 의해서만이 효과적인 교육이 이뤄진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또한 교육의 근본은 가정이다. 가정교육이 제대로 돼야 그 바탕 위에서 학교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우선 부모의 자녀교육관이 일치되고 모범이 돼 행동으로써 자녀를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이같은 이유에서 ‘경기교육사랑 학부모지원단’ 연수는 그 당위성과 필요성을 찾아야 하며 활성화해야 한다. 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첫째, 학생과 학부모에게 경기교육에 대한 믿음을 심어 줘야 한다. 공자도 국가를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는 ‘식량’ ‘무기’ ‘믿음’이 필요한데 이중 믿음이
지난해 화재로 입은 인명피해는 소방방재청 공식 발표에 따르면 무려 1천891명이다. 그중 주거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50.1%(947명)로 절반을 차지하며 집합시설 등 비주거 시설이 36.9%(698), 차량 6.7%(127), 임야 1.5%(29), 위험물·가스제조소 0.85%(16), 철도·선박·항공기 0.5%(9)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일반주택 주거시설 화재 빈도가 높은 것은 주거시설의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 않은 탓에 상대적으로 법정 소방대상물에 비해 화재 때 인명피해 위험성이 높은 것이다. 주택 화재발생 땐 인명피해 저감을 위한 대책이 많지만 간편하며 효과가 좋은 방법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지름이 10㎝ 정도에 불과한 작은 원형 기계지만 인명피해를 최대한 방지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설비다. 이미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일반주택에 90% 이상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설치돼 있고,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효과적으로 감소 시키고 있다. 그 가격은 1만원 정도이며 누구나 드라이버 하나만으로도 쉽게 설치 할 수 있는데다 건전지를 주기적으로 교체만 해주면 영구적이다. 소방당국은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화재 예방 위한 방안을
▲ 구자옥 한국농업사학회 이사장·회장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을 살며 전공을 농학(農學)에 두면서 수원 땅과 인연을 맺고 있다. 이제 내 고향이 된 수원 땅은 우리나라 농학, 즉 농업 과학과 기술의 총본산, 메카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산업사회로 발돋움해 수도 서울의 근교도시로 그 역할을 하게 되고 굴지의 대기업이 들어서 위세를 자랑하고 정조대왕의 꿈터가 유네스코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어느 결엔가 우리나라의 근대농학을 태동시켜서 녹색혁명의 치적을 쌓았던 서둔벌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진듯한 하다. 더구나 서울대학교 농생명대학(옛 고등농림학교)이 서울로 이전되고, 머잖아 농촌진흥청(옛 권업모범장)의 각 기관들이 흩어져 이전될 운명에 처하면서 이런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생각해 보자. 지난 200여 년 간 수원이 역사적으로 많은 역할을 하면서 진취적인 기능과 기상을 발휘해 왔다. 기실 이 나라 역사와 민족을 위해 구국의 얼과 절대절명의 공헌을 한 것이 있다면 농학의 산실로서 전국의 농촌과 농민, 그리고 농업생산을 진두지휘해 녹색혁명을 성취함으로써 국민 식량의 자급자족을 가능케 했던 공헌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으리라. 근대적 농학의 산…
글로벌 시대의 자유경쟁체제 하에서 필연적으로 빈부갈등은 표출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화되면 사회불안과 범죄와 같은 사회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완화노력이 주요 정책대상으로 다뤄진다. 최근 이슈인 복지논쟁이 그렇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됐고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무한경쟁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계화 시대에서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감소해 저소득층으로 추락하는 계층은 확산 추세다. 사회복지정책은 이렇게 경쟁에서 뒤처진 계층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이다. 그 중 건강보험제도는 질병과 빈곤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 준다는 점에서 사회안전망의 근간이다. 사회안전망은 약자보호가 기본이념이기 때문에 소외된 계층이 더 이상 추락하지 않고 사회적·경제적으로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는 갈등완화의 효과적인 정책이다. 따라서 건강보험제도 없이는 뒤처지는 국민에게 회복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없고, 실의에 빠진 그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도 없다. 사회구성원들의 건강은 화폐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생산성과 직결된다. 건강한 인적자본은 육체적·정신적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높은 생산성을 갖게 되고 교육·훈련에 대한
요즘 실내에서 업무를 하다보면,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만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나들이나 활동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소방관으로 일하는 필자는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데 보낼 시간이 없다. 이유인 즉 전국적으로 건조주의보가 지속됨에 따라 화재출동이 많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화재출동에는 주택화재, 자동차화재, 고층건축물 화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필자는 산불화재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지속적인 건조한 날씨 탓인지 뉴스를 볼 때 마다 크고 작은 산불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정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건물에 화재가 발생을 하면 다시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2~3년 내로 복구가 되지만, 산불 발생시 다시 복구되는데 수십 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한, 출동상황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진화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혹자는 소방헬기로 화재진압을 하면 되지 않느냐?”며 반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소방헬기는 유류보급이 필요해 장시간 진화에 한계가 따르며, 또한 소방헬기 보유도 그리 넉넉하지 못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작업은 출동한 대원이 산중턱 혹은…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화재발생 오인신고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소방력이 낭비되고 있다. 연기가 나는 것만 보곤 화재로 오인해 119로 신고하는 것이다. 또 무단으로 쓰레기를 소각하는 사람 대부분이 노인들이라 과태료 부과 등의 강력한 규제도 어렵기 때문이다. 논·밭두렁 소각은 그동안 농사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관행적으로 계속돼 왔으나, 농촌진흥청에서 효과를 분석한 결과 병충해 방제에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잡초에 발생하는 도열병균은 벼에 전염성이 없으며, 벼물바구미는 땅속에서 흰잎마름병균은 수로 등에 서식하는 줄풀뿌리에서 월동하기 때문에 논두렁 등을 태워서는 방제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논·밭두렁을 태울 땐 오히려 거미 등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이 대부분 죽는 반면 해충이 죽는 확률은 불과 11% 정도로 해충의 천적이 더 많이 죽어 결과적으로 역효과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의 지역에서 불을 피울 경우에는 산림보호법에 의거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도시생활에 못지않게 농촌에서도 과자봉지·비닐·스티로폼 등 재활용할 수 있는 많은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이 쓰레기의 상당량은 수거되지 못하고 논밭에 그냥…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가 됐고,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다가가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는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한국의 고령화는 급속하게 진행,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지난 20년 동안 8.4년이 늘어났으며 수명연장 속도는 세계선진국 수준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의하면 유엔이 세계 인구전망을 위해 최근 각국의 평균수명을 추계한 결과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세계 5위, 수명연장 속도는 8위의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고 한다. 또 아시아 26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평균수명이 긴 나라는 일본(82.8세), 홍콩(82.2세), 이스라엘(80.6세), 싱가포르(79.4세) 등 4개국 뿐이라고 한다. 일본의 평균 수명은 20년 전에는 78.3세로 한국보다 8.5세가 길었지만 현재 그 격차가 4.6세로서 많이 줄어들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늘어난 평균수명과 감소된 인구증가율 때문에 자녀를 돌보는 것보다 노인부모를 모시는 기간이 훨씬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늙었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우선적으로 병이 없다는 점이다. 인류가 노화에 관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