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유튜브 영상 중에 ‘카푸어’ 관련 내용이 올라오는 채널이 있다. 영상에는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뛰어넘은 차를 산 사람들이 나와서 본인의 차를 자랑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 달 수입의 대부분을 차에 올인한 사람들이 주로 나오는데, 드물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슈퍼카를 구입한 사람들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에 본 영상에는 20대 초반 대학생 A가 독일 슈퍼카를 타고 나왔다. 차량 가격이 카푸어 마인드로도 감당이 되지 않을 만큼 큰 금액이었다. 유튜버가 A에게 부모님 찬스를 쓴 게 아니냐고 물었지만, 본인이 차 리스 비용을 지불한다고 했다. A가 다니고 있는 대학은 서울권 4년제가 아닌 잘 들어보지 못한 학교였다. A는 어떻게 돈을 벌고 있을까. A는 고등학교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램과 모바일 앱을 만들어서 파는 중이라고 했다. 프리랜서 개발자로서 몇 억대의 실 수령액을 받고 있었다. 일반 직장인은 평생 연봉으로 받기 어려운 금액이고, 사회에서 선망하는 전문직들이 오랜 수련 끝에 버는 돈을 어린 나이부터 벌고 있었다. 그는 이미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었다. 문득 A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주위로부터 선망 받는 학생이었을까…
찰거머리처럼 질긴 여름이 가을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들녘에 벼가 고개를 숙이고, 농민들의 추수에 보답하거나 기다리고 있다. 남한 농민들에게는 연례행사로 벼수매 문제가 관심사항으로 떠오름과 동시에 북한의 작황에 대해서도 궁금해 한다. 2017년부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2020년에 440만 톤을 기록하고, ’23년 상반기 북한의 대중 쌀 수입(10만 톤 이상)이 2019년 동기간 대비 약 5배 증대한 것을 들어 식량난을 부정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금년 7월까지 아사자 240건 발생을 근거로 최악의 식량위기 발생을 추정(국정원)하는 등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 볼 점은 북한 식량난을 분석하는 접근방법이다. 북한의 ‘기근’원인을 주로 공급(식량 가용량 감소)의 문제 또는 접근성(식량획득력 감소) 문제로 인식함으로서 북한주민이 왜 식량 접근성이 약화되었는지, 영양 부족현상에 대한 ‘과정적-미시적’ 설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 때문에 권위주의 체제가 제제 정당화와 사회 안정화를 위해 식량 공급 전 과정을 통제하는 전략을 의미하는 ‘양정(food politics)’의 관점에서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권위주의 체제들은…
수원은 세계에서 선진 화장실 문화를 이끈 지역으로 명성이 높다. 그런데 경기도의 학교들 가운데 아직도 화변기(쪼그려 앉아서 볼일을 보는 변기)가 남아있는 학교가 무려 4분의 3이나 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일부 아이들은 학교에서 용변을 보지 못해서 억지로 참아야 하는 고통까지 받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하루빨리 전면 개선해야 한다. 아이들의 기억과 자존심에 더 이상 멍이 들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무소속 김남국 의원실 등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지역 전체 학교 2526곳 중 아직도 화변기가 설치된 학교가 75%(1896곳)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화변기 설치 비율이 50%가 넘는 학교는 160곳이며, 80% 이상인 학교도 9곳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성의 한 초등학교는 무려 92.5%, 부천의 한 고등학교는 88.7%에 달한다니 어이가 없는 노릇이다. 화변기가 하나도 없는 학교는 630곳으로 파악됐다. 다만 전체 변기 중 화변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경기도가 전국 평균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학교 화장실의 화변기 비율은 19%인데 비해 경기도는 18.2%였다. 전국의 광역시도 가운데는 학교 화장실 화변기
한 고등학생은 이번 추석 명절에 받게 될 용돈을 기대하는 사연에 대해 털어 놨다. 이유는 ‘사설토토’라 불리는 불법 스포츠 도박에 쓸 돈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시작되면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 경기에 불법 도박업체가 판돈을 걸게 하면서 불법 스포츠 도박시장과 청소년 도박문제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2022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도박을 처음 접한 평균 연령은 11.3세로 집계됐고, 초등학생 10명중 4명은 도박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어리고, 더 많은 청소년들이 불법도박에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사행사업은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으며, 인터넷과 결합돼 접근성이 높아져 중독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쉽게 큰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 잃은 돈을 만회하고 싶은 욕구, 짜릿한 쾌감을 맛보고 싶은 욕구, 우울한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은 욕구 등이 중독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다. 처음에는 재미로 또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작했을 것이다. 돈을 따거나 잃은 과정에서 한번만 더, 한번만 더 라는 생각을 가지며 중독에 빠지게 되고, 특히…
여야의 대결정치에 대해 국민의 실망과 걱정이 크다. 언제 끝날지 예측조차 불가능해 보인다. 1년 5개월이 지나는 동안에도 진정성 있는 대화 시도조차 한번도 없었다는 것에 국민들은 걱정을 넘어 절망을 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극한의 대결정치는 아마도 문민정부 이후 최장기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하며 조정하는 것에 있다.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한 나라의 정치는 경쟁과 타협이라는 두바퀴가 원활히 굴러가야 한다. 윤석렬 정부 출범 이후 한국정치는 정치의 본령이 실종됐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여론이다. 민생의 최종 책임자인 정부와 집권여당은 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공격에만 집중하고 있고, 일체의 대화를 단절해 놓고 있다. 야당 또한 자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에만 몰두하고 있고, 당내에서 조차 대화와 타협이 보이지 않는다. 여야의 극단적 대결 정치는 어디에도 국민과 민생에 대한 고려가 없다. 이들의 정치행태는 마치 데칼코마니 같은 형국이다. 모처럼 긴 추석연휴가 끝났다. 정치권은 원래 명절연휴 기간의 민심에 예민하다. 특히 이번 추석민심은 내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야 모두 무시할 수
짐작은 했지만, 우리 사회의 우울증 확산이 예상보다 심각하네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5년간(2018∼2022년) 우울증 진료 인원 현황’ 통계에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는 모두 100만744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군요. 2018년에는 75만2천976명이었으니 불과 5년 사이에 32.9%나 증가했다는 얘기에요. 최근 확산하고 있는 온갖 사회병리적 현상은 이런 변화와 과연 무관할까요? 사실 우리가 만끽하고 있는 문화의 악영향 중에 가장 고약한 것은 바로 조울증(躁鬱症) 조장이죠. 창작이라는 명분으로 양산되는 온갖 자극적인 유흥들, 특히 전자기술과 연계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수많은 오락이 거의 그렇잖아요. 인간의 희노애락을 극단적으로 충동하는 창작물일수록 흥행이 보장되는 시대에 1년 열두 달 하루 24시간 사뭇 인간의 오감을 뒤흔드는 문화가 범람하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기분장애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인 조울증은 기분이 들뜨는 조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기분이 가라앉는 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의미에서 ‘양극성 장애’라고도 해요. 이 증상은 대략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고양되면서 생기는 다양한 증상의 조증 삽화(Manic Epis
잠깐 시계를 2018년으로 돌려 보자. 4월,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함께 걷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6월 싱가포르에서의 트럼프-김정은의 역사적 만남, 9월에는 문-김의 평양시내 카퍼레이드와 능라도 5.1경기장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 모습, 다음 날 백두산 정상에서 두 정상이 함께 손을 쳐드는 감격, 우리는 잠깐이나마 남북통일이 꿈이 아닌 현실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후 이상하게 꼬여 가는 북미관계를 보면서 불안감을 느끼다, 이듬 해 2월 하노이로 향하는 열차 속의 김정은 위원장을 보며 다시 희망을 가졌었다. 그러나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그래도 그 해 6월 판문점에서의 남ㆍ북ㆍ미 세 정상의 깜짝 회동에 다시 희망을 불 태웠다.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의 실천을 위한 후속 북미실무접촉을 갖는다는 트럼프의 약속에서 다시 한반도의 봄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다음 해 6월, 한미연합훈련의 지속과 싱가포르 약속 실행이 난망해 지면서 북한이 느닷없이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는 장면을 보면서 1년여의 일장춘몽에서 깨어나야 하는, 가짜평화에 속았다는 좌절감과 배신감, 그 허망함은 지금까지도 우리 국민들의 의
화성시가 수도권GTX(광역급행철도) C노선(양주 덕정역∼수원역)을 병점역까지 연장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했다. C노선은 2028년까지 양주 덕정역에서 수원역까지 총연장 86.46㎞에 14개 정거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앞서 화성시는 국토교통부 정식 건의를 위해 정명근 시장과 관계공무원,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지역위원장과 도의원, 시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당정협의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당정은 2028년 병점역 개통을 목표로 한 원인자 부담방식의 사업 추진을 국토부에 정식 요청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처럼 당정이 적극적으로 수도권GTX-C노선 병점역 연장에 나서고 있는 것은 화성시가 실시한 ‘병점역 연장 사전 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쁘지 않게 나왔기 때문이다. 화성시는 2021년 9월부터 최근까지 약 2년 간 아주대 산학협력단 등에 의뢰해 사전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보통 B/C가 1.0 이상일 때 사업성이 있다는 근거로 활용되는데 C노선을 병점역까지 연장할 경우 비용 대비 편익(B/C)은 무려 다섯배나 되는 5.0 이상이었다. C노선이 병점역까지 연장될 경우 이용객은 운행이 시작되는 2028년 1만1000여명에서 2030년 1만4000여